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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훈의 골프산책] TV 화면과 딴판인 오거스타…실은 엄청난 경사지

오거스타 GC 1번홀 티잉 그라운드를 내려오는 선수와 캐디.[로이터=연합뉴스]
오거스타 GC 1번홀 티잉 그라운드를 내려오는 선수와 캐디.[로이터=연합뉴스]

(오거스타[미국 조지아주]=연합뉴스) 권훈 기자= 마스터스 골프 대회가 열리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이하 오거스타 GC)은 '금단의 땅'이다.

평소에는 회원이 아니면 골프장에 들어가지 못한다. 100명 안팎이라는 회원이 되는 길도 대단히 어렵다. 돈, 권세, 연줄 등으로도 못 사는 게 오거스타 GC 회원권이라고 한다.

회원 가입 신청 절차도 없다. 오거스타 GC에서 선택한 사람만 회원이 될 수 있다.

정상급 프로 골프 선수라도 오거스타 GC는 마음대로 드나들지 못한다. 그들도 평소엔 회원이 초청해서 동반해야 라운드가 가능하다.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면 어떨까. 역시 마찬가지다. 회원 가입을 제안받아 회원이 된 마스터스 챔피언이 지금까지 2명뿐이라는 사실을 보면 보통 문턱이 높은 게 아니다.

보통 사람들이 오거스타 GC를 방문할 기회는 1년에 딱 한 차례, 마스터스 대회 기간이다. 물론 입장권도 4만장으로 딱 정해졌고 입장권 주인도 다 정해져 있기에 대회 때라도 오거스타 GC에 들어간다면 '보통 사람'은 아니다.

선수도 크게 다르지 않다. 보통 선수는 마스터스에 출전하기 어렵다. 150명이 넘는 다른 메이저대회와 달리 출전 선수는 100명 이하다. 올해는 87명이 출전했다. 평생 출전권이 있는 역대 챔피언을 빼면 자력으로 나갈 수 있는 선수는 70명 안팎이다.

기자도 오거스타 GC가 이것저것 따져서 현장 취재 자격이 있다고 판단되는 매체 소속에만 출입증을 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오거스타 GC를 실제로 가본 사람은 선수, 기자, 골프팬 할 것 없이 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 마스터스 대회 중계 화면으로 오거스타 GC를 접한다.

그러나 실제 오거스타 GC는 TV 화면으로 보는 오거스타 GC와 상당히 다르다.

가장 다른 것은 오거스타 GC가 엄청나게 오르막내리막이 심하다는 사실이다.

처음 오거스타 GC를 방문한 사람에게 첫인상을 물으면 십중팔구 "이렇게나 오르막내리막이 심한 줄 몰랐다"고 말한다.

TV로 보면 평평해 보이는 오거스타 GC는 정말 언덕이 많다.

TV에서 가장 많이 비추는 18번 홀은 특히 TV에서 보는 것과 너무나 다르다. 실제로는 페어웨이에서 보는 그린은 까마득하게 높은 산이다. 그린에서 보는 페어웨이는 초급자용 스키 슬로프쯤 된다.

대회 때마다 잭 니클라우스와 게리 플레이어가 시타를 하는 1번 홀은 티박스에서 급경사를 타고 내려갔다가 그린 쪽으로는 꽤 오르막이다.

클럽하우스에서 아멘코너 12번 홀에 설치된 커다란 관람석에 이르는 경로는 썰매를 탄다면 곧장 내려갈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진다. 그만큼 경사가 가파르다.

골프닷컴의 분석으로는 오거스타 GC 18개 홀 가운데 그나마 오르막내리막이 거의 없는 곳은 12, 13, 16번 홀 뿐이다. 12, 16번 홀은 파3홀이다.

1, 8, 18번 홀은 거의 45도 경사를 타고 오르거나 내려가야 한다.

2번홀 그린은 티박스에서 27m 아래에 있다. 8번 홀 그린은 티박스보다 21m 높다.

골프 다이제스트가 마스터스 출전 선수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는데 '처음 오면 제일 놀라운 게 뭐냐'는 설문에 40%가 코스가 심하게 경사지라는 사실을 꼽았다.

이렇게 경사가 심하다 보니 좋아하는 선수를 따라 다니며 관람하는 게 쉽지 않다. 더구나 땡볕이 내리쬐거나 비가 오면 더 힘들다.

경기 내내 백을 메고 오르막을 오르다가 내리막을 타야 하는 캐디는 더 죽을 맛이다.

TV에서 보면 페어웨이에서 멋진 샷으로 그린에 볼을 올린 선수가 여유 있게 그린으로 걸어오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그러나 실제로는 선수도, 캐디도 엄청난 오르막을 올라오느라 죽을 힘을 쓴다는 실상을 시청자는 알 길이 없다.

이 때문에 마스터스에 출전하는 선수 캐디는 살을 뺀다거나 체력 단련을 미리 한다는 소문도 있다.

TV에서 비춘 오거스타 GC의 그린은 물론 페어웨이도 잡티 하나 없이 매끈하다.

실제 오거스타 GC 페어웨이는 TV에서 보는 것만큼 매끈하지는 않다. 디벗도 있고 울퉁불퉁한 표면도 적지 않다. 이른바 '화면발'이 잘 받도록 여러 가지 조처를 한 결과다. 천연 색소 페인트는 기본이다.

맨땅에도 녹색 색소를 입힌다.

페어웨이가 웬만한 다른 골프장 그린처럼 보이는 것도 역시 어느 정도는 착시라고 보면 된다.

페어웨이 잔디는 생각보다 길다.

TV로 볼 때는 페어웨이 잔디가 아주 짧게 깎아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처음 출전한 선수들은 다른 경기 코스와 별반 다르지 않아서 깜짝 놀란다고 한다.

오거스타 GC는 금지 사항이 매우 많다. 휴대전화, 카메라, 녹음기 등등 '배터리가 들어가는 물건이라면 무조건 금지'라고 보면 맞다.

뛰지도 말라고 하고, 심지어는 특정 선수를 과도하게 응원하면 안 된다는 관람 수칙도 있다.

숨이 막힐 것 같지만 정작 오거스타 GC 분위기는 의외로 록 페스티벌 비슷하다.

특히 어디서나 담배 냄새는 피하기 어렵다. 담배를 피우면서 경기를 보는 관람객이 너무 많아서다. 냄새가 유별난 시가를 피우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러다 보니 웬만큼 사람이 모이는 곳 쓰레기통은 담배 꽁초가 수북하다.

맥주도 넘쳐난다.

마스터스 로고가 새겨진 플라스틱 맥주잔을 모으려는 심산인 듯 한손에 마시고 난 맥주잔을 잔뜩 들고선 다른 손에 맥주가 가득 찬 잔을 들고 다니는 사람은 쉽지 않게 본다.

경기가 끝날 때쯤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인파 속에서 걷다 보면 술 냄새가 코를 찌른다. 웬만한 남성은 다들 뱃속에 맥주 1ℓ씩은 담고 다니는 듯 하다.

TV 화면은 이런 실제 모습은 담지 않는다.

오거스타 GC는 특별한 곳이긴 하지만 TV에서 보는 것과는 아주 다르다.

khoo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4/16 05:0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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