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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남마을 학살은 감정적 양민학살" 계엄군의 고백(종합)

송고시간2019-04-12 18:53

5·18 가해자·피해자 한 자리에서 아픔 나누며 '치유'

5·18유골발견
5·18유골발견

광주시 월남동 주남마을 뒷산 기슭 바위틈에서 발견한 유골 1구. 1989.1.13 (광주=연합뉴스)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5·18민주화운동 과정에서 계엄군에 의해 자행된 '주남마을 학살사건'은 계엄군의 감정적인 양민학살이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5·18기념재단 등은 12일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 대동홀에서 '제주와 광주, 베트남을 기억하다'를 주제로 '2019 광주 평화기행 워크숍'을 열었다.

비공개로 열린 워크숍에서는 주남마을 학살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인 홍금숙씨와 당시 주남마을에 주둔했던 계엄군 A씨가 참석했다.

두 사람은 이날 워크숍이 열리기 전부터 서울과 광주 등에서 교류해왔지만 공식 석상에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워크숍 참석자들에 따르면 A씨는 이 자리에서 주남마을 학살 사건을 자행했던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계엄군은 광주 시민들이 동료 군인들을 사살한 것으로 오해하면서 감정적인 양민학살을 한 것"이라며 "이러한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또 주남마을 사건을 포함한 5·18 행방불명자의 흔적이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고 있는 점에 대해 무거운 마음을 표현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특히 "학살과 암매장 사실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당시 계엄군일 것"이라며 "신원을 드러내지 않더라도 가족들이 유해라도 찾을 수 있도록 용기를 내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증언 과정에서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모습을 보이자 홍씨는 손을 잡아주며 위로했다.

홍씨는 또 당시 자신이 겪은 학살의 경험을 참가자들과 공유했다.

주남마을 학살사건은 1980년 5월 23일 공수부대가 화순으로 가기 위해 광주 주남마을을 지나던 미니버스를 총격한 사건이다.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 10여명이 숨졌고, 부상자 2명은 야산으로 끌려가 사살된 뒤 암매장됐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A씨는 가해자이기도 하지만 어찌 보면 피해자이기도 하다"며 "서로 아픔과 고통을 나누는 기회를 통해 두 사람이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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