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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장기갈등 르노삼성 노사, 세계 車시장 변화를 보라

송고시간2019-04-12 15:00

(서울=연합뉴스)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갈등이 접점을 못 찾으며 파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11일 부산공장 현장에 내려가 노사 대표를 만나 서로의 입장을 조금씩 헤아려 원만하게 협상을 타결하도록 당부했으나 노사는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지난달에는 닛산이 르노삼성에 생산을 맡긴 스포츠실용차 '로그' 물량 10만대 가운데 2만4천대를 일본 규슈공장으로 돌렸다. 노사 강경 대치가 장기화하면서 이 회사 생산량은 올해 1분기 작년 동기대비 40%로 줄었다. 노사갈등이 길어지고 생산성이 떨어지면 내년부터 부산공장에서 생산할 신차 'MX3' 수출물량 확보도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노조는 10일에 이어 12일에도 부분파업을 했고, 앞으로 파업 강도를 높여나가기로 했다.

세계 자동차 시장의 변화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냉혹하다. 인공지능(AI)이 적용된 자율주행차가 상용화 단계고, 전기차나 수소차가 100년 이상 이어져 온 내연기관차의 자리를 서서히 대체해가고 있다. 자동차 공유시장이 확산하면 글로벌 자동차 수요는 어쩔 수 없이 줄어들게 된다. 유수의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주목하면서 선제 대응에 나서는 이유다. 글로벌 시장 변화에 조금이라도 소홀히 대처했다가는 지금 아무리 잘나가는 업체라도 결국 도태되거나 살아남은 업체의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엄혹한 상황이다. GM, 폴크스바겐, 재규어·랜드로버 등이 이미 대규모 감원 구조조정을 발표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2005년부터 11년간 국내생산 기준 세계 5위 자동차 강국이던 한국이 2016년엔 인도에 밀려 6위로, 지난해에는 멕시코에도 뒤지면서 7위로 떨어졌다. 자동차 강국의 지위를 잃어가는 이유는 복합적이겠지만 핵심은 고비용·저효율 구조와 경직된 노사관계다. 사리에 맞고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대안을 갖고 서로 주고받는 노사관계는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단기적 이해에 눈이 멀어 당장 눈앞의 이익만 추구한다면 결국 경쟁력을 잃고 공멸하게 된다.

르노삼성 노사갈등의 최대 쟁점은 전환배치의 조건이라고 한다. 노 쪽은 합의를, 사 쪽은 협의를 조건으로 내세웠다. 고용안정과 노동조건 개선을 핵심 가치로 생각하는 노조의 입장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지만 글로벌 시장 변화를 똑바로 봐야 한다. 글로벌 시장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려면 전환배치는 필요하다. 전환배치를 하되 어느 한쪽이 악용할 수 없도록 꼭 필요한 장치들을 절충하면 된다. 현재 한국자동차 산업의 최대 과제는 새로운 글로벌 시장 재편 과정에서 살아남느냐다. 살아나지 못하면 일터도 고용도 함께 무너진다. 전후방 연관 효과가 큰 완성차의 일터가 없어지면 협력업체들도 살아남을 수 없다. 노사의 강 대 강 노사 대립이 오래가서는 안 된다. 노사갈등의 후유증이 더는 커지지 않도록 노사가 조금씩 양보해서 되도록 빨리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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