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독립운동가 아내이자 어머니의 삶 '1890년생 유중현'

송고시간2019-04-11 06:46

꿈틀 '기억의책' 시리즈…크라우드 펀딩 출판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독립운동가의 삶은 주목받지만 그를 내조한 아내, 키워낸 어머니의 삶은 아무도 모른 채 역사의 뒤안길에 묻힌다.

백범 김구의 동지이면서 임시정부가 세운 인성학교 교장을 지낸 독립운동가 최중호의 장손인 종식은 할머니의 희생이 아무도 모른 채 잊히는 게 안타까웠다. 종식은 최중호의 둘째 아들 윤경의 장남이며, 윤경 역시 광복군에 투신해 안경 지구 전투에서 공을 세운 독립운동가다.

종식의 조부와 선친 모두 독립운동가라는 얘기는 조모 유중현이 남편과 아들을 모두 나라에 바치고 외로운 고난의 삶을 살아야 했다는 뜻이다.

유중현의 남편은 1977년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됐고 아들은 1960년 대통령 표창을 받았지만, 한 여성으로서 유중현에게 남은 것은 회한이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독립유공자로 나라가 기억해주는데, 더 많은 고생을 한 할머니는 왜 아무도 몰라주는가. 할머니에게서 들은 이야기들이 사라지면 할머니의 삶과 희생은 완전히 잊히고 만다."

이런 이유로 손주 종식은 '1890년생 유중현'을 쓰게 됐다고 한다. 종식이 어린 시절부터 할머니로부터 틈날 때부터 들은 이야기를 기록한 책이다.

황해도 해주 신천에서 부잣집 외동딸로 태어나 부러울 것 없이 성장했지만, 여성이기에 학업 대신 학자 집안 최중호에게 시집가야 했다. 남편이 전 재산을 독립운동에 바치고 '105인 사건'으로 김구와 함께 투옥되면서 길고 험난한 고생길이 시작됐다.

책에는 남편이 독립운동에 전념하는 동안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 이야기, 탈옥 후 상하이 임시정부에 합류한 남편 얼굴이라도 보고 죽겠다는 심정에 어린 자식과 시어머니를 모시고 고향을 떠나 상하이까지 달려간 일화, 버려진 음식 찌꺼기에서 먹을만한 채소를 골라와 죽을 끓여 자식을 먹였던 이야기 등이 담겼다.

이 책의 출판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진행된다.

사회적기업 '꿈틀'은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일인 11일 보도자료에서 '독립운동가의 아내이자 어머니, 1890년생 유중현' 프로젝트(ohmycompany.com/reward/6598)를 오는 22일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 책은 꿈틀이 '모든 삶은 기록할 가치가 있다'를 주제로 제작하는 평범한 사람의 자서전 '기억의책' 시리즈다. 현재까지 200여권 '기억의책'이 나왔다

박범준 꿈틀 편집장은 "숨은 독립운동 영웅들의 삶을 찾아내고 기록하고 귀 기울여야 할 때"라며 "제2, 제3의 유중현 선생님을 찾아 기록할 수 있도록 애쓰겠다"고 말했다.

1890년생 유중현
1890년생 유중현

leslie@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