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맛있는 시·40세 미혼출산
송고시간2019-04-10 06:01
아이 러브 딕·해상화열전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 맛있는 시 = EBS 라디오 '시 콘서트'를 집필 중인 정진아 작가가 엮은 에세이.
작가는 음식으로 인생을 이야기하는 시를 모아 각각의 시에 대한 단상을 실었다.
매일 청취자에게 들려줄 좋은 시를 찾는 과정에서 작가는 유독 음식에 관한 시에 인생의 의미가 깊게 배어 있음을 알게 됐다.
달고, 짜고, 맵고, 시큼하고, 씁쓸하고, 뜨겁고, 또 차가운 음식은 우리 인생과 많이 닮아 있다.
이 책에 차려진 67편의 시들은 다양한 맛으로, 온도로, 촉감으로 다가와 지나간 순간에 대한 기억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깊고 심오한 성찰을 주기도 하며, 엄마처럼 따뜻하게 마음을 안아주기도 한다.
'위로맛 시', '사랑맛 시', '인생맛 시', '엄마의 맛 시' 등 총 4장으로 구성됐다.
임상희 그림. 나무생각. 192쪽. 1만2천800원.
▲ 40세, 미혼출산 = 일본 사회와 문화의 고질적인 문제점, 모순점을 찾아내 풍자해온 가키야 미우의 소설.
이번 소설은 그의 소설 중 가장 재미있고 생생하고 개연성 있다고 평가받는다.
40세를 코앞에 두고 계획에 없던 임신으로 흔들리는 여행사 과장 대리 유코.
하룻밤을 보냈을 뿐인 미남 부하직원 미즈노나 편견을 가진 시골의 친정엄마, 갑질 상사에게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결국 유코의 임신을 알게 된 미즈노와 그의 여자친구, 갑질 상사에게 괴롭힘을 다하게 된다.
낳을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하는 유코. 그러자 시골 동창들이나 불륜관계에 있던 상사, 브라질인 새언니, 워킹맘인 동료 등 조금씩 편을 들어주는 사람이 나타나면서 그녀의 마음은 점점 굳어간다.
한국보다 더 보수적인 일본 사회의 일면을 고발하고, 일본 사회에서 다문화 가정이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도 알려준다.
권경하 옮김. 늘봄. 392쪽. 1만5천원.
▲ 아이 러브 딕 = 크리스 크라우스의 장편 소설.
1997년 출간돼 '가디언'이 지난 100년간 쓰인 남자와 여자들에 관한 가장 중요한 작품이라 극찬한 페미니즘 문학의 고전.
대담하게 시도되고 확고하게 체험된 크라우스의 여자로서의 삶이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임을, 아울러 그 모험이 그를 죽이지 않았음을 강렬하게 보여준다.
예술, 문학, 지성계의 실제 인물이 대거 등장하고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묵시적 규칙들이 폭로된다.
오래된 커플 크리스와 실베르는 섹스 없는 삶이 더 나은 삶이라고 합리화하며 살고 있다.
그런 그들에게 한 남자, 딕이 나타난다.
박아람 옮김. 책읽는수요일. 440쪽. 1만4천500원.
▲ 해상화열전 1, 2 = 만청(晩淸) 시기 대표 작가인 한방경이 남긴 중국 최초의 창작 연재소설.
1892년 상하이에서 발행된 중국 최초 문예잡지 '해상기서'에 연재돼 이후 문체와 전개 방식, 내용적 측면에서 현대성을 선취한 독보적인 작품으로 중국 문학사에서 중요하게 언급됐다.
이번 소설은 상하이 조계지 화류계를 배경으로 다양한 계층을 형성했던 기녀들의 일상을 미시적으로 펼쳐낸다.
작품에 등장하는 30여명의 기녀가 모두 주인공이 돼 각자의 일상을 사건으로 만드는 파편적 이야기의 다발로 구성된다.
작가는 마치 카메라의 시선이 된 듯 기녀들이 다양한 신분의 표객, 기생 어미, 하인과 관계를 맺고 일상을 꾸려가는 모습을 담담하게 펼쳐낸다.
이번 번역본에는 1894년 간행될 당시 삽입됐던 삽화 및 작품의 재미와 이해를 더 해줄 한방경의 서문과 후기 또한 수록됐다.
김영옥 옮김. 산지니. 519쪽·550쪽. 각 2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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