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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투적 난민 이미지 버리고 로힝야인 '생활' 담으려 했죠"

송고시간2019-04-08 17:35

소수민족 10년간 찍은 권학봉, 갤러리 경북서 방글라데시 난민촌 작업 전시

갤러리 경북에 걸린 권학봉 사진
갤러리 경북에 걸린 권학봉 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난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겁에 질린 눈동자, 무기력한 몸짓, 고통으로 일그러진 얼굴…….

지난 7일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경북에서 폐막한 권학봉 사진전 '로힝야 난민캠프, 1년 후'는 그러한 인식을 뒤흔들었다.

처자식을 거느린 아버지는 비닐 천막집에 별도의 부엌을 만들어보겠다며 대나무를 쪼개는 데 열심이다. 시장은 흙바닥에 깔린 오이며 호박 등을 흥정하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튀김 같은 간단한 먹거리와 음료를 파는 일종의 '난민 식당' 풍경은 더 흥미롭다. 자동차 배터리로 작동하는 TV 앞에 모여든 사람들은 방글라데시 드라마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 풍경은 권학봉이 지난해 9월 2주간 쿠투팔롱을 비롯해 방글라데시에 산재한 로힝야 난민촌을 돌며 촬영한 결과물이다. 이곳에는 100만 명에 육박하는 로힝야인이 있다. 이들 중 다수는 2017년 8월 시작된 미얀마 '대학살'을 피해 국경을 넘었다.

7일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이들도 난민촌에서 생활이라는 걸 한다는 사실을, 그 안에서 나름대로 살아내려 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라면서 "수동적인 모습 같은 클리셰를 버리려 했다"라고 설명했다.

학살에 다시 노출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가까운 이들을 잃은 슬픔, 갑자기 뿌리뽑힌 삶의 고단함으로 하루하루 힘들게 지내면서도 삶을 유지하려 애쓰는 로힝야인 모습이 100점의 사진과 영상에 함께 담겼다.

작가는 10년 전부터 중국과 동남아 일대 소수민족을 촬영해 왔다.

그는 "소수민족이란 것은 지역과 시대, 문화권에 따라 소수·다수가 달라지는 상대적 개념이기도 하다"라면서 "로힝야 사태는 현재의 다수가 국가권력을 쥐고 소수를 탄압하는 경우라 그 현실을 조명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권학봉 작업은 색감이 곱고 생기가 넘치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조명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다큐멘터리 사진에 조명을 사용하는 것에 의아해할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작가는 "사진에서 조명은 적극적으로 작가 의도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며 시각적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도 매우 중요한 도구"라고 설명했다.

"아무리 현장감 있고 사실적으로 보이는 다큐멘터리 사진일지라도 촬영 당시 피사체가 사진작가를 강하게 의식한다는 점만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중략) 결국 우리가 '사실'이라고 느끼는 것 역시 그렇게 보이는 것뿐이지 진실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므로 나는 사실처럼 보이지 않는 것을 더 적극적으로 사진 속으로 불러와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도록 '로힝야 난민캠프, 1년 후')

사진작가 권학봉
사진작가 권학봉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사진작가 권학봉이 7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경북에서 '로힝야 난민캠프, 1년 후' 작업을 설명하고 있다. 2018.4.8. airan@yna.co.kr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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