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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학교 자치 조례 추진…지역 교육계 의견 분분

"각 학교 자율에 맡겨야" vs "자율에 맡기면 폐단 심화"
인천시교육청 전경
인천시교육청 전경[인천시교육청 제공=연합뉴스]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교내 자치기구를 설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인천 학교 자치 조례 추진을 놓고 지역 교육계에서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8일 인천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민경서 인천시의원은 지난달 29일 '인천광역시 학교 자치 조례'를 발의하기 위해 시교육청에 위법성 여부를 검토해달라는 의견을 보냈다.

아직 가안인 이 조례는 학교 구성원인 교사·학생·학부모의 자치기구를 설치하고 그 의견을 학교 운영에 반영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 의원은 "학교에 학생회나 학부모회가 이미 있지만 교육 당사자들의 의견 수렴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점을 고려해 조례를 추진하고 있다"며 "시교육청과 각급 학교로부터 의견을 수렴해 최종 조례안을 만들어 발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역 교육계 단체들은 그러나 조례 발의 추진을 놓고 잇따라 성명을 내며 엇갈린 입장을 내놓고 있다.

학교 자치는 각 학교에 자율적으로 맡겨야 한다고 찬성하는 쪽이 있는가 하면, 학교 자치를 자율에 맡기면 관리자들의 독단적인 운영이 우려된다며 반대하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인천시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교사회나 직원회 등 학교 자치기구 설치를 조례로 강제하기에는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며 "또 각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시행 중인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실효성에도 의문이 든다"고 조례 제정에 반대했다.

인천교총은 또 "조례가 상위법에 위배되는지를 고려하지 않고 제정될 경우 문제가 크다"며 "각급 학교가 교내 실정에 맞게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민주화와 자율성 보장에 오히려 더 적합하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는 제대로 된 공론화 없이 학교 자치 조례가 추진되는 데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조례 자체는 반드시 제정돼야 한다며 강경하게 맞섰다.

전교조 인천지부는 "학교 자치를 각 학교 자율에 맡기는 것은 수십 년간 학교 관리자들이 독단적 운영을 해 온 폐단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이라며 "민주적인 학교는 학교 구성원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연수나 교육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교 자치 조례 제정을 위해 시교육청이 직접 조례 추진단을 구성해 로드맵을 내놓을 것을 촉구했다.

학교 자치 조례를 둘러싼 논쟁은 다른 시·도에서도 이미 되풀이된 바 있다.

전북도의회는 2013년 10월 교사의 징계전력을 이유로 차별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것을 금지하는 등의 교권 강화 내용을 담은 학교 자치 조례를 의결했다. 광주시의회도 같은 해 1월 비슷한 내용의 학교 자치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당시 교육부는 이들 학교 자치 조례에 대해 "상위법에 규정되지 않은 자치기구를 의무 설치하고 학교장이 그 기구의 논의 결과에 따르도록 하는 것은 오히려 학교 자율성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에 조례안 무효 확인 소송과 함께 집행 정지 신청을 냈다.

대법원은 이후 2017년 1월 전북도와 광주시 조례에 대해 교사의 지위와 관련된 사항은 지자체가 아닌 국가 사무라며 무효라고 판결했다.

chams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9/04/08 16:2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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