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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스토리] "마트서 비닐봉지 사용 금지됐는데" 새벽 배송은 사각지대

봉투 1.5장에 담기는 식품, 새벽 배송시키니 박스 8개 배달
온라인 식품거래액 지난해 13조190억 원…전년비 28.2% ↑

(서울=연합뉴스) "이거 정말 제가 주문한 제품 맞나요?"

지난 1일 오전 7시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연합뉴스 사옥. 전날 저녁 새벽 배송으로 주문한 신선식품이 담긴 박스가 건물 바닥에 하나둘씩 쌓였다. 3개 업체에서 총 24개 식품을 시켰다. 제품은 8개 박스와 1개의 보냉팩에 담겨 배달됐다. 박스를 뜯어보니 식품과 함께 은박보냉팩, 아이스팩, 포장뽁뽁이, 에어캡 등이 튀어나왔다.

같은 날 전국 대형마트, 백화점, 쇼핑몰 등지에서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본격 시행된 것. 현장점검에서 위반 사항이 적발되면 해당 업체가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마트 등 오프라인에서 장을 보면 비닐봉지 하나도 사용하기 어려웠지만, 온라인에서는 이 같은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일회용품이 쓰이는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가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디지털스토리] "마트서 비닐봉지 사용 금지됐는데" 새벽 배송은 사각지대 - 2

◇ 업체마다 여러 개 박스에 제품 나눠 배송

온라인 식품 구매는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 식품거래액은 지난해 13조190억원으로 전년 대비 28.2% 성장했다. 이 중 농축수산물 거래액은 2017년 2조3천161억원에서 지난해 2조8천717억원으로 23% 증가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새벽 배송 시장 규모는 2015년 약 100억원에서 지난해 4천억원대로 최근 3년 새 40배 넘게 급성장했다. 새벽 배송은 식재료나 반찬 등을 자정 전에만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새벽 배송은 마켓컬리가 '신선식품 샛별배송'이란 이름으로 2015년 처음 시작했다. 현재 헬로네이처, 쿠팡 등은 물론 이마트, 롯데슈퍼 등 유통 업체들도 뛰어들었다.

문제는 다량의 일회용품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이사장은 "새벽 배송으로 물건을 10개 시키면 10개가 다 포장이 되고 포장 속에 또 포장된다"며 "특히 포장재 재질이 전부 달라 재활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3개 업체에서 각각 3만원 상당의 식품을 주문해봤다. 업체마다 하나의 박스가 아닌 여러 개 박스에 제품을 나눠 배달한 점이 눈에 띄었다. 박스 하나에 홍합 한 팩이 들어있는 경우도 있었다. 계란은 파손 방지를 위해 에어캡으로 두겹씩 포장됐다.

새벽 배송으로 발생한 일회용품은 총 23개였다. 직접 마트에서 장 보는 것처럼 종량제 봉투(20ℓ)에 식품을 담아봤다. 제품은 종량제 봉투 한장 반 정도가 필요한 양이었다.

일부 업체는 재활용 가능 박스를 사용하고 재주문 시 지정된 장소에 놓으면 스티로폼 박스와 아이스팩을 회수해 재활용 전문 업체에 전달한다. 다만 다음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고객의 경우 회수하지 않고, 일회용품도 배달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새벽 배송 업계 관계자는 "냉장, 냉동 등 제품 특성 등으로 여러 박스에 나눠 배송하는 경우가 있다"며 "과대포장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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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제 사각지대 일회용품 실태 조사

환경부는 지난해 4월 재활용 쓰레기 대란 이후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을 세웠다.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50% 감축하고, 70%는 재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월에는 유통포장재에 대한 감량 지침을 마련했다. 주요 업계와 함께 재사용이 가능한 박스를 쓰는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존 비닐 재질의 완충재(뽁뽁이)를 종이 완충재로 바꿀 방침이다. 다만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승희 환경부 공업사무관은 "작년부터 새벽 배송으로 발생하는 일회용품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일회용품에 대해 상반기까지 규제 로드맵 초안을 마련하기 위해 현재 새벽 배송 등 실태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선식품 배송은 이미 사람들의 삶으로 파고들었다. 김용진 인하대 아태물류학부 교수는 "편리하고 가격 비교가 쉽기 때문에 온라인에서 신선식품을 구매하려는 사람은 증가하고 있다"며 "미국 아마존과 중국 알리바바 역시 신선식품을 주문하면 일부 지역에서 당일 배송, 30분 배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만 19세~59세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새벽 배송을 경험한 이용자의 74.9%가 만족감을 드러냈다. 만족 이유로 "신속한 배송이 이뤄지고, 신선한 상품을 받을 수 있어서"라고 꼽았다. 전체 응답자의 65.3%는 새벽 배송을 다시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3월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발표한 설문조사 내용이다.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이사장은 "새벽 배송과 배달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일회용품 사용이 무분별하게 늘어나고 있다"며 "일회용 컵, 비닐봉지 하나 줄이기 위해 많은 사람이 들이는 노력에 역행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새벽 배송은 신선식품 특성상 소비자가 바로 먹기 때문에 관련 업계가 포장을 벗기고 간편하게 배송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또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새벽 배송과 배달 문화를 규제하는 정책들이 강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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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구성: 박성은 기자, 촬영·편집: 노은지 인턴기자·배소담, 인포그래픽: 이한나 인턴기자, 내래이션: 송지영

junepe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4/07 08: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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