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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대, 교육부 감사 앞두고 '총장 비판' 현수막 기습철거 논란

송고시간2019-03-23 08:01

'횡령 유죄' 박철 전 총장 명예교수 임명취소 거부 비판 목소리

한국외대 총학생회 비대위가 SNS에 올린 현수막 철거 전후 사진
한국외대 총학생회 비대위가 SNS에 올린 현수막 철거 전후 사진

[한국외대 총학생회 비대위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한국외대가 교육부 회계감사를 앞두고 학생들이 캠퍼스에 건 총장 비판 현수막과 대자보를 일방적으로 철거해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한국외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국외대는 20일 새벽 6시께 캠퍼스 내에 이 대학 학생들이 게시한 현수막을 모두 없앴다.

한국외대 총학생회는 박철(68) 전 한국외대 총장을 이 대학 명예교수직에서 해임할 것을 요구해 왔다. 학교 측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김인철(62) 총장을 비판하는 내용의 현수막 10여개를 12일 캠퍼스 내에 내걸었다.

박 전 총장은 2006년부터 2014년 2월까지 총장으로 재임할 당시 해고무효소송, 인권위처분취소소송 등 학교가 당사자인 소송의 변호사비용 12여억원을 교비에서 지출한 혐의로 기소돼 2017년 5월 대법원에서 벌금 1천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2016년 6월 한국외대는 박 전 총장을 명예교수로 임명했고, 총학생회와 일부 학생들은 이에 반발하며 김 총장에게 명예교수 임용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교육부 회계감사를 이틀 앞둔 18일 대학 측은 총학생회에 "곧 교육부의 감사가 진행되니 캠퍼스 내 현수막을 모두 철거해 달라"고 통보했다.

총학생회가 이를 거부하자 한국외대는 교육부 회계감사 시작일인 20일 새벽 6시께 총장실 비판 현수막을 포함해 학생들이 게시한 모든 현수막을 일괄 철거했다.

이선범(21) 한국외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은 "학생들이 현수막 철거에 반대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새벽에 몰래 현수막을 철거한 것은 명백한 학생자치 탄압이자, 감사를 앞두고 치부를 감추려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또 학생들이 만든 자치언론 '외대알리'와 '외대교지'가 공동 작성해 18일 총장실 옆에 부착한 명예교수 임명취소 관련 대자보도 20일 철거된 것으로 파악됐다.

장희지(24) 외대알리 발행인은 "학교 측이 다른 곳에 붙인 대자보는 그대로 두고, 총장실처럼 눈에 띄는 곳에 붙은 대자보만 없앴다"며 "학생들에게 언질조차 하지 않고 대자보를 뗀 것은 마땅히 보장돼야 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처사"라고 밝혔다.

21일 본관 앞에서 피켓 시위 중인 한국외대 총학생회
21일 본관 앞에서 피켓 시위 중인 한국외대 총학생회

[한국외대 총학생회 비대위 제공]

총학생회 비대위는 학교 측 조치에 항의하고자 21일 총장실을 방문했으나 현수막 철거에 대한 사과는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오는 29일까지 주중에 본관 앞에서 피켓을 들고 박 전 총장의 명예교수직 해임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 같은 학생 단체들의 움직임에 대해 한국외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어떤 공식 입장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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