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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독립운동 서울전] ③임정의 깃발 아래 모여들다

영화 '암살' 모델 남자현, '임정 어머니' 곽낙원을 만난다
소설 '상록수' '세 여자' 주인공과 해녀 항일투쟁사도 전시
'암살' 여주인공 안옥윤 역을 맡은 배우 전지현(왼쪽)과 영화의 모티프가 된 독립지사 남자현. [케이퍼필름 국립여성사전시관]
'암살' 여주인공 안옥윤 역을 맡은 배우 전지현(왼쪽)과 영화의 모티프가 된 독립지사 남자현. [케이퍼필름 국립여성사전시관]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2015년 7월 개봉된 영화 '암살'(감독 최동훈)은 1930년대 일본의 조선 주둔군 사령관과 친일파 거두를 처단하려는 독립군의 활약을 흥미롭고 감동적으로 그려내 1천270여만 관객을 불러 모았다. 주연배우 전지현이 연기한 저격수 안옥윤은 여성 독립투사 남자현을 모티프로 삼았다.

3·1운동을 계기로 독립운동에 뛰어든 남자현은 서울에서 만세운동을 펼친 뒤 만주로 건너가 무장투쟁을 펼치고 여성 계몽운동에 앞장섰다. 1925년 사이토 마코토(齋藤實) 조선 총독을 사살하려다 체포된 데 이어 1933년 무토 노부요시(武藤信義) 만주국 일본전권대사 암살 계획을 세웠으나 부하의 밀고로 투옥됐다.

남자현은 총독 처단에 나서고 손가락을 세 개나 잘라 '여자 안중근'으로 불리면서도 서로군정서에 입단해 독립군들을 보살피는가 하면 안창호 등 수많은 애국지사의 옥바라지를 도맡아 '독립군의 어머니'란 별칭도 얻었다.

곽낙원은 김구의 어머니로도 유명하지만 1922년 상해(上海)로 건너가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들을 돕고 독립군 군자금을 마련해 '임정의 어머니'로 꼽힌다.

최초의 여성 비행사 권기옥. [국립여성사전시관 제공]
최초의 여성 비행사 권기옥. [국립여성사전시관 제공]

권기옥은 숭의여학교 재학 중 비밀결사대 송죽회에 가입해 만세운동과 의열투쟁에 나섰다가 중국 상해로 탈출했다. 임시정부의 추천으로 운남(雲南)육군항공학교에 입학해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비행사가 됐다. 그 뒤 중국 공군에서 복무하는 한편 한국애국부인회 재건에 참여해 독립운동을 돕고 여성들에게 독립사상을 고취했다.

애국부인회는 3·1운동 직후부터 광복 때까지 여성독립운동의 젖줄 역할을 한 단체다. 1919년 6월 평양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서 속속 발족했으며 중국 간도, 러시아 연해주, 미국 하와이와 캘리포니아주 등지에서도 부인회가 결성돼 계몽운동의 불길이 타올랐고 독립운동의 열기로 이어졌다.

재건 한국애국부인회 지도부. 왼쪽부터 최선화·김현주·김순애·권기옥·방순희. [국립여성사전시관 제공].
재건 한국애국부인회 지도부. 왼쪽부터 최선화·김현주·김순애·권기옥·방순희. [국립여성사전시관 제공].

임시정부 부주석 김규식의 부인이자 상해임시정부 대한애국부인회장과 중경(重慶)임시정부 재건 한국애국부인회 주석으로 활동한 김순애, 임시정부 국무원비서장 최창식의 부인으로 모스크바극동인민대회의에 한국 대표로 참석한 김원경 대조선독립애국부인회 회장, 하와이에서 대한부인구제회를 조직하고 임정에 독립자금을 보낸 황마리아, 캘리포니아주에서 신한부인회와 대한여자애국단을 창설한 강혜원(김성권 부인), 미국 대한여자애국단에서 활약한 이혜련(안창호 부인),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애국부인회를 조직하고 상해여자청년회를 창립한 이의순(이동휘의 딸) 등이 주역이다.

농촌계몽운동에 앞장선 최용신. [국립여성사전시관 제공]
농촌계몽운동에 앞장선 최용신. [국립여성사전시관 제공]

학생과 청소년 단체도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1920년과 1921년 조선여자교육회와 조선여자청년회가 각각 탄생한 데 이어 1922년 6월 YWCA(조선여자기독교청년회)가 조직됐다. 심훈의 소설 '상록수' 여주인공 채영신의 실제 모델인 최용신은 경기도 수원군 반월면(지금의 안산시) 샘골에 YWCA 농촌지도원으로 파견돼 농촌 계몽운동을 펼쳤다.

1927년 신간회의 자매단체 격으로 발족한 근우회(槿友會)에는 김활란·유영준·유각경·최은희·현신덕 등 민족주의 계열의 여성운동가들과 사회주의 운동가 박원민·정종명·주세죽 등이 참여했다. 광주여고보에 재학 중이던 고순례·김귀선·김금연·박옥련 등은 1928년 비밀결사 소녀회를 만들어 활동하다가 이듬해 광주학생운동의 기폭제가 됐다.

광주여고보 비밀결사 소녀회 회원들의 사진. [국립여성사전시관 제공]
광주여고보 비밀결사 소녀회 회원들의 사진. [국립여성사전시관 제공]

근우회의 멤버 주세죽은 허정숙·고명자와 함께 대표적인 여성 공산주의 항일운동가로 꼽힌다. 이들은 조선공산당의 트로이카인 박헌영·임원근·김단야의 애인이자 동지이기도 하다. 그동안 빛을 보지 못하다가 2017년 조선희의 소설 '세 여자'로 뒤늦게 부각된 이들의 활약상이 전시장에서 재조명된다.

여성 공산주의 항일운동가 고명자·주세죽·허정숙(왼쪽부터). [국립여성사전시관 제공]
여성 공산주의 항일운동가 고명자·주세죽·허정숙(왼쪽부터). [국립여성사전시관 제공]

'하와이 사진 신부' 천연희의 기구한 인생 역정도 엿볼 수 있다. 신랑감의 사진만 보고 하와이에 도착해 한인 사탕수수 노동자와 첫 가정을 이룬 그는 세 번의 결혼을 통해 자식 6명을 키워내면서도 독립운동과 사회운동에 헌신했다. 근우회 춘천지부 회원 명단을 담은 공책과 천연희의 메모 노트도 묵은 먼지를 털고 모처럼 세상에 나온다.

이밖에 1931년 평원고무공장의 파업을 주도해 체포됐다가 단식 투쟁 끝에 30세의 나이로 요절한 강주룡, 일제의 부당한 수탈에 항거해 항일시위를 벌인 제주 해녀 부춘화·김옥련·고순효·김계석의 삶도 사진, 신문기사, 영상 등으로 재현된다.

heeyo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3/24 10: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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