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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엔 '기권' 국민연금, 조양호 연임은…대한항공 주총 주목(종합)

송고시간2019-03-24 15:31

연임 표 대결에 결정적 영향…조 회장 측 국민연금 입장 선회 기대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배영경 기자 = 국민연금이 현대엘리베이터[017800] 주총에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기권하기로 결정하면서, 재계의 눈길이 다음 주 대한항공[003490] 주총으로 쏠리고 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27일 대한항공 주총에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이 상정된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지분 11.56%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 자체뿐 아니라 기타 위탁운용사와 기관투자자 등 시장 전반에 미칠 파장까지 고려한다면, 국민연금의 결정은 조 회장 사내이사 연임 표 대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런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오는 25일 현대엘리베이터 주총에서 현 회장 사내이사 선임안에 기권표를 행사하기로 결정하면서 그 이유로 '장기적인 주주가치 고려'를 언급한 것은 특히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지난 21일 현대엘리베이터의 현 회장 사내이사 선임안건을 기권하기로 결정한 배경에 대해 "상호출자기업집단 내 부당 지원행위가 있어 기업가치 훼손이 있다고 볼 수 있으나 장기적인 주주가치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현 회장의 경우 지난해 1월 현대상선[011200]이 현 회장 등 전직 임직원 5명을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소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또 앞서 2016년에는 현대그룹 계열사들이 현정은 회장 일가가 보유한 회사에 일감을 부당하게 몰아준 것이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가 현대증권·현대로지스틱스 등 4개 회사에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국민연금은 '장기적인 주주가치'를 판단 기준으로 삼아 현 회장 사내이사 선임안에 반대가 아닌 기권을 결정했다.

조 회장 측으로서는 이런 잣대가 조 회장 사내이사 연임 안에도 적용되기를 기대해볼 만한 상황이 된 셈이다.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조 회장은 현재 총 270억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검찰은 작년 10월 조 회장을 불구속 기소하면서 조 회장이 2013년부터 작년 5월까지 대한항공 납품업체들로부터 항공기 장비·기내면세품을 사들이며 '트리온 무역' 등 업체를 끼워 넣어 196억원 상당의 중개수수료를 챙겨 대한항공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경법상 배임)를 적용했다.

또 이른바 세 자녀의 '꼼수' 주식 매매 의혹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를 적용했다.

조 회장이 2014년 8월 조현아·원태·현민씨가 보유한 정석기업 주식 7만1천880주를 정석기업이 176억원에 사들이도록 해 정석기업에 약 41억원의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검찰은 당시 세 자녀가 보유한 주식이 경영권 프리미엄 할증 대상이 아님에도 이를 반영해 정석기업에 손해를 끼쳤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또 조 회장이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의원 처남 취업청탁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을 당시 자신의 변호사 비용과 2014년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 때 맏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변호사 비용 등 총 17억원을 회삿돈으로 내게 한 혐의(특경법상 횡령)도 적용했다.

검찰은 올해 1월 조 회장에 대한 추가 혐의 적용 방침도 밝혔다.

대한항공에 196억원의 손해를 끼치면서 얻은 추가 이익분에 대한 세금을 신고 납부하지 않았고, 자택 경비 비용을 계열사 회삿돈으로 지급한 혐의(횡령)도 있다고 판단해 혐의를 추가 적용하겠다는 취지다.

한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의 혐의는 사법부에서 유·무죄 여부에 대한 판단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재판이 진행 중인 기업 경영권에 대해 국민연금은 죄형 법정주의와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델타항공과의 조인트 벤처(JV) 조기 정착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의 성공적 개최 등 사내 주요한 과제가 산적했다"며 "회사 가치 제고를 위해선 항공전문가 조양호 회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른 한쪽에서는 조 회장과 일가가 회사를 이용해 부당이익을 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데다 한진가(家) 갑질 논란에 대한 사회적 여론이 워낙 악화한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기권을 행사하기엔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dkkim@yna.co.kr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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