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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론 덮친 아프리카 남동부 이재민 생존 위한 사투

송고시간2019-03-22 11:04

구호품 두고 다툼…"경찰, 쌀창고 진입시도 이재민에 실탄 사용"

홍수로 구호 더뎌 고통 가중…"가로 125㎞, 세로 25㎞ 호수 이뤄"

20일(현지시간) 모잠비크 베이라에서 사람들이 구호품을 훔치고 있다 [AFP=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모잠비크 베이라에서 사람들이 구호품을 훔치고 있다 [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아프리카 남동부를 휩쓴 사이클론 '이다이'로 인한 인명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구조·구호 활동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사람들이 또 한 번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4일 모잠비크를 시작으로 말라위, 짐바브웨를 잇달아 덮친 이다이로 인한 이재민은 모잠비크에서 최대 60만명, 짐바브웨에서 2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사이클론이 강타한 지 일주일가량 지난 현재까지도 지붕이나 나무 위에 고립된 사람들이 수천 명에 이른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또 구호가 필요한 이들 중 다수는 생명이 위험한 상황에 있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로이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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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세계식량계획(WFP) 관계자는 가디언에 아직 몇 명이나 고립돼 있는지 알지 못한다면서 구조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홍수 지역에서 막 빠져나온 그레이엄 타일러는 "남아 있는 지붕과 오래된 유칼립투스 농장, 캐슈 나무 등 물에 잠기지 않은 모든 곳에 4∼7명의 사람이 매달려 지낸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는 "사람들은 진흙탕을 헤치며 걸어 다닌다. 마을에 있는 전체 가옥의 95%가량이 완전히 파괴된 것 같다"고 참상을 전했다.

국제 구호대가 생존자 구조와 식량, 의약품 제공 등 긴급 구호를 위해 현지에 급파돼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지만, 홍수로 주요 도로가 물에 잠기거나 아스팔트가 통째로 뜯겨나가면서 상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특히 피해가 가장 큰 모잠비크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 베이라 인근에는 강 범람 등으로 길이 125km, 폭 25km의 거대한 '호수'가 형성된 것이 이날 유럽우주국(ESA)이 공개한 인공위성 사진에 포착됐다.

유럽우주국(ESA)이 20일(현지시간) 공개한 인공위성 사진. 19일 모잠비크 항구도시 베이라 주변에 발생한 홍수가 붉은색으로 표시돼 있다. [AFP PHOTO / EUROPEAN SPACE AGENCY/ COPERNICUS SENTINEL=연합뉴스]

유럽우주국(ESA)이 20일(현지시간) 공개한 인공위성 사진. 19일 모잠비크 항구도시 베이라 주변에 발생한 홍수가 붉은색으로 표시돼 있다. [AFP PHOTO / EUROPEAN SPACE AGENCY/ COPERNICUS SENTINEL=연합뉴스]

국제적십자사·적신월사연맹(IFRC)에 따르면 베이라의 최대 90%가 피해를 보거나 파괴됐다. 가디언은 베이라는 이제 사실상 '섬'과 같다고 전했다.

구호대는 헬기와 보트 등을 동원해 구조, 구호를 벌이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문제는 주택과 도로가 물에 잠긴 침수 지역에서는 통신, 전기는 물론 깨끗한 물 공급에 심각한 지장이 생기거나 아예 차단됐다는 점이다.

생존자들은 음식, 옷, 대피소 등 지금 그들이 가장 필요한 것은 아직 지원되지 않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한 생존자는 "우리는 아무것도 없다"면서 "우리는 쌀도 밀가루도 옷도 없다. 우리는 대피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헬기로 투하된 소량의 구호 식량을 두고 이재민들 간에 다툼이 벌어지면서 이재민들이 다시 물속에 빠지는 상황이 연출된다는 보고도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또 일부 지역에서는 쌀 창고에 무단으로 침입하려는 이재민들을 해산하기 위해 경찰이 최루탄에 이어 실탄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탄을 피하는 과정에서 12살난 딸과 헤어졌다는 마르타 마레다는 도로를 봉쇄한 경찰관들에게 돌아가 맨발로 울며 딸을 찾게 해달라고 애원했다. 그는 딸이 인파에 깔려 죽은 것 같다고 울부짖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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