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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초강수' 공 넘겨받은 美, '대화지속-약속이행 촉구' 메시지

송고시간2019-03-16 00:28

北 '벼랑끝 전술'에 판 깨지 않으면서도 '일괄타결 빅딜' 견지 관측

트럼프, 정치적 부담…핵·미사일 실험 재개 현실화시 강경선회 가능성

北 트럼프와 틈벌리기 시도에 폼페이오·볼턴 반박하면서도 충돌 자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Win McNamee/Getty Images/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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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15일(현지시간)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 재개 여지까지 열어두며 미국과의 협상중단 고려 카드를 꺼내든 데 대해 "협상을 지속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답신'을 발신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 약속도 거듭 환기하면서다.

이러한 미측 반응은 북미 협상 총괄 책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입'을 통해 나왔다. 미국 시간으로 전날 밤 외신을 통해 전해진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한 심야 논의를 거친 결과로 보인다.

미국이 요구한 일괄탈결식 빅딜론의 수용 불가 입장에 쐐기를 박으며 공을 넘긴 북측에 자극적 언사 대신 '협상 지속 기대'와 '약속이행 촉구'라는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판이 깨지는 극단적 상황은 막고 협상 테이블로 북한을 견인하려는 차원으로 보인다.

동창리 미사일 복구 움직임 등과 맞물려 북미 간 긴장이 고조돼온 '포스트 하노이' 국면에서 북한이 급기야 협상중단 가능성까지 언급, 대미 압박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면서 미국의 대응수위에 따라 북미 관계도 갈림길에 서게 된 상황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최 부상의 기자회견과 관련, "북한과 협상을 지속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하노이 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핵·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의 요구에 어떤 형태로든 양보할 의사가 없다'고 배수의 진을 친 북한에 대해 일단 대화 재개에 대한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도 핵·미사일 실험 중단에 대해 김 위원장의 '육성 약속'을 다시 한번 공개적으로 끄집어내며 강조한 셈이다.

최 부상의 이날 기자회견이 판을 깨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상응 조치 등 미국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한 '충격요법'일 수 있다는 분석도 미 조야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에 대한 분리대응으로 틈 벌리기를 시도하며 앞으로도 '톱다운 해법'을 계속 추구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한 점이나 김 위원장의 입장 발표를 예고, 그 사이에 미국의 진전된 입장을 유도하려고 한 점 등도 이러한 맥락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미국 측은 일단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 중단 흐름을 깨고 '도발'하지 않도록 하는 등 비핵화 대화의 궤도에서 완전히 탈선하지 않도록 상황관리를 하면서 '다음 수'를 고민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부상으로부터 협상 결렬 책임자로 지목된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이 이날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하면서도 북한에 대한 자극적 반응을 피하며 수위 조절에 나선 것도 그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강도 같은 태도'라는 북측 비판에 대해서도 "처음이 아니다"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고, '슈퍼 매파'인 볼턴 보좌관도 "우리가 반응하기 전에 미정부 내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즉각적인 대응을 자제했다.

앞서 미국 측은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볼턴 보좌관을 내세워 연일 빅딜론을 강조하며 제재유지 입장을 견지, 압박 메시지를 발신하는 한편으로 협상을 위한 문을 열어두는 차원에서 유화적 제스처도 동시에 보내는 등 강온 병행 전략을 구사해 왔다.

당장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이 기회만 되면 자랑했던 대표적 대북 외교성과인 핵·미사일 실험 중단 상태를 멈추고 실험 재개에 나간다면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내상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북한이 '핵·미사일 시험 유예(모라토리엄)'라는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도 이러한 틈새를 파고든 측면이 없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미국측이 북한의 요구를 수용, '일괄타결론'을 다시 거둬들이거나 제재완화 등 북한이 원하는 상응조치를 내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도 이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 '미사일과 무기 시스템, 전체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을 그 대상으로 다시 한번 적시하며 이를 견인하기 위한 제재유지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더욱이 트럼프 행정부가 "전임 행정부들의 잘못된 협상 전철을 밟지 않겠다"고 공언해온 만큼, 북한의 페이스에 말리지 않겠다는 기조를 유지하며 당분간 '밀당'을 이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는 북한을 옥죄고 있는 제재라는 무기를 유지하고 있는 한 '시간은 미국 편'이라는 인식도 깔려 있어 보인다. 볼턴 보좌관도 지난 10일 방송 인터뷰에서 "지렛대는 우리 쪽에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미국이 북한 비핵화를 위해 협상하는 동안에도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은 미 본토는 물론 동맹국에 계속 위협이 되고 있다"는 패트릭 섀너핸 국방부 장관 대행의 14일 청문회 발언대로 미국 측은 북핵이 중대한 위협이라는 인식도 분명히 갖고 있다.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도 이날 "한반도의 평화적 비핵화에 대해 여전히 희망을 갖고 있지만, 두 차례 정상회담 이후 우리가 다양한 비상사태(컨틴전시)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더욱이 북한의 벼랑 끝 압박으로 인해 미국 내 회의론이 고조되거나 실제 북한의 도발 등이 현실화 경우 트럼프 행정부도 강경 노선으로 선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북한이 실제 핵·미사일 실험을 재개하는 상황이 연출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관여 드라이브는 큰 시험대에 놓일 수 있다. 민주당의 견제가 갈수록 거세지는 상황에서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운신의 폭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평양서 회견하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
평양서 회견하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

(평양 AP=연합뉴스) 15일 북한 평양에서 최선희(가운데) 북한 외무성 부상이 외신 기자, 외국 외교관들을 대상으로 회견을 하고 있다.
그의 왼쪽에 외무성 직원이 서 있고 오른쪽은 통역. 최 부상은 이날 미국과의 비핵화 대화와 핵·미사일 시험 유예(모라토리엄)를 계속 유지할지에 대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만간 결정을 내린다고 말했다. bulls@yna.co.kr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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