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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가톨릭 "28년간 성직자 382명이 미성년자 625명 성학대"

송고시간2019-03-15 11:07

가톨릭교회 성학대 규모 첫 공개

언론에 성추문 통계를 발표하는 폴란드의 보치크 폴락 대주교.
언론에 성추문 통계를 발표하는 폴란드의 보치크 폴락 대주교.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동유럽의 가톨릭 국가 폴란드에서 지난 28년간 400명에 가까운 가톨릭 성직자가 미성년자 성 학대에 연루됐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14일(현지시간) 폴란드 가톨릭교회에 따르면 1990년 이후 작년 6월까지 18세 이하 미성년자 성 학대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된 성직자는 모두 382명으로 집계됐다.

공식·비공식 사례를 모두 취합한 결과 성 학대 피해자는 총 625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절반이 훨씬 넘는 345명은 15세 미만이었다. 나머지 184명은 15∼18세의 미성년자로 파악됐다.

전체 피해자의 58%는 남자였다고 가톨릭교회 측은 밝혔다.

교회 재판에 회부된 가해 성직자 가운데 25%는 성직이 박탈됐고, 52%는 직무 제한과 함께 미성년자와의 업무 수행이 금지됐다. 10%는 무죄가 선고됐으며, 13%는 소가 취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통계는 가톨릭 성직자의 미성년자 성 학대 예방 대책을 논의하는 사흘 일정의 폴란드 주교단회의가 마무리된 뒤 공개됐다고 AP는 전했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 세계 교회 지도자들을 바티칸으로 소집해 미성년자 성 학대 대책회의를 한 지 한 달도 채 안 돼 나온 것이라 충격은 더욱 크다.

폴란드의 가톨릭교회 지도자들은 앞서 성직자들의 미성년자 성 학대 사건을 인지하고 있다고 시인했으나 그 수가 얼마나 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번에 폴란드 가톨릭교회 내 구체적인 미성년자 성 학대 규모가 공개된 것과 관련해 보이치에흐 폴락 대주교는 이번 사태에 대해 고통과 수치, 죄의식을 느낀다고 밝혔다.

스타니슬라브 가덱키 주교단회의 의장도 성직자들이 가장 연약한 아이들에게 상처를 줌으로써 대중의 믿음을 배신한 '비극'이라며 반성을 촉구했다.

신학대학의 성직자 양성 및 교육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끌어내려지는 헨리크 얀코프스키 동상.
끌어내려지는 헨리크 얀코프스키 동상.

[AP=연합뉴스]

하지만 성직자에 의한 성 학대 피해자를 지원하는 시민단체 '해브 노 피어'(Have No Fear)는 주교단회의에서 피해자에 대해 단 한마디의 사과나 보상 관련 언급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다른 나라 가톨릭교회에선 해당 피해자에 대해 보상금을 지급했지만 폴란드 가톨릭계는 성직자 개인 범죄로 취급하며 교회 차원의 보상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

폴란드 가톨릭교회의 안일한 대처에 대해 폴란드 국민도 분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에는 야밤에 북부도시 그단스크의 얀코프스키 광장에서 미성년자 성 추문 의혹이 불거진 헨리크 얀코프스키 신부의 동상이 파손되는 일도 있었다.

얀코프스키는 1980년대 폴란드 민주화 운동을 이끈 가톨릭계 선구자로 추앙받아온 인물이다. 그의 동상은 이후 광장에서 공식적으로 철거됐으며, 그를 기념해 명명된 광장 이름도 바뀌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폴란드는 전체 인구의 87%인 3천800만명이 가톨릭 신자인,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가톨릭 국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폴란드는 국민 95%가 가톨릭을 믿는, 동유럽의 대표적 가톨릭 국가다. 가톨릭은 특히 2차 세계대전과 이후 수십 년에 걸친 공산주의 통치 기간 국가의 정체성을 보호하는 역할을 해 국민적 존경을 받아왔다.

가톨릭계 국가인 폴란드 바르샤바의 부활절 미사.
가톨릭계 국가인 폴란드 바르샤바의 부활절 미사.

[EPA=연합뉴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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