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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방해에…영세상인들 "담배판매권 꿈도 못 꿔"

송고시간2019-03-10 07:07

판매권 신청하려던 소상공인…"CU 측 방해로 서류 접수 못 해"

편의점 매출 중 담배가 절반 '경쟁과열'…미숙한 행정도 한몫

담배
담배

연합뉴스TV 캡처. 작성 김선영(미디어랩)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아파트 신축상가에 아이스크림 판매점과 함께 담배 소매업을 준비하던 A씨는 황당하고도 억울한 일을 겪었다.

담배소매인 지정신청서 접수를 위해 신청 마지막 날인 지난달 15일 강서구청을 찾은 A씨는 또 다른 신청자인 CU 점주와 본사 직원을 사무실 앞에서 마주쳤다.

CU 측은 접수 기간 첫날인 지난달 7일 신청을 완료한 상태였다.

A씨가 신청서를 제출한 뒤 담당 공무원에게 개업 준비 상황에 관해 설명하는 사이 갑자기 CU 측에서 A씨 점포에 있던 또 다른 CU 직원과 영상통화를 걸었다.

CU 측은 영상통화로 A씨 점포를 비추며 "매장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신청서를 받아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담당 공무원은 CU측 말을 바탕으로 개점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신청서를 받아주지 않았다.

A씨는 "CU 측도 서류 접수할 때만 임시로 매장을 꾸며놓고 완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것은 마찬가지였다"며 "신청서를 접수한 뒤 공무원이 현장 확인을 해야 하는 게 정상인데 CU 측 말만 듣고 서류 접수 자체를 거부한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CU 측이 단독 신청자가 됐다.

A씨는 며칠 뒤 항의 차 구청을 다시 방문했지만, 이때도 CU 측에서 나와 신청 기간이 지났는데 접수를 하면 안 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A씨는 정식으로 민원을 접수했고 이를 검토한 구청은 열흘가량이 지난 뒤 결국 신청서를 다시 받기로 번복했다.

강서구 관계자는 "개점 준비가 안 되었다는 담당 공무원 판단으로 신청서를 받아주지 않았는데 법률 조언을 받아보니 신청서를 받은 뒤 개점 상태를 판단하는 게 합당하다고 판단해 다시 신청서를 받았다"고 말했다.

결국, A씨 점포와 CU 측이 공개추첨을 통해 담배판매권을 가리기로 했다.

하지만 부동산 계약 기간 등이 만료됨에 따라 금전적 피해가 우려됐던 A씨는 담배판매권 신청을 포기하고 아이스크림 점포 개업 또한 포기해야 했다.

접수 전후 편의점 준비 상태.
접수 전후 편의점 준비 상태.

접수 전 개점 준비가 된 것처럼 임시로 꾸민 뒤(왼쪽) 접수 후 인테리어를 위해 매장을 치운 모습(오른쪽)

현행 담배사업법은 담배소매인 간 거리를 '50m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편의점 등 점포들이 담배권을 신청하면 지자체가 공개추첨을 통해 소매인을 지정한다.

일반적으로 업계에서는 편의점 내 담배 매출 비중을 40∼50% 정도로 보고 있어 대형편의점들은 담배판매권 확보에 열을 올린다.

편의점들은 담배판매권 없이는 통상적으로 문을 열지 않는다.

대형편의점 간에도 경쟁이 치열한데 이에 비교해 정보력과 자본력이 떨어지는 소형 점포들이 담배판매권을 얻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또 일부 편의점은 담배소매인 우선 지정 대상자인 장애인의 명의를 빌리는 등의 편법까지도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례에도 CU 측은 최초에 일반 사업자로 담배판매권 신청을 했다가 뒤늦게 장애인 명의를 추가해 공동사업자 등록을 했다.

A씨는 "구청이 장애인 등록증을 가진 우리가 신청서를 받아주자 판매권이 넘어갈 것을 우려한 CU 측이 뒤늦게 장애인 명의로 공동사업자 등록을 한 것이 아닌지 진상규명을 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CU 관계자는 "다른 일로 구청을 갔다가 우연히 A씨를 만난 것이지 접수 방해 목적은 아니었다"며 "장애인 명의로 신청서를 바꿔서 접수한 것은 맞으나 최초 접수 기간에 재접수했고 구체적인 것은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handbroth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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