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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지수 맞나?" 제주해군기지에 입항하는 호화 유람선

송고시간2019-02-28 10:26

내달 2일 14만t급 퀸 메리 2호 민군복합항 기항예정

도·국토부·국방부 공동협약…비상사태 아니면 입·출항 가능

크루즈 타고 제주 온 관광객
크루즈 타고 제주 온 관광객

[연합뉴스 자료 사진]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14만t급 호화 유람선이 군사기지에 입항한다고?

내달 2일 미국인과 유럽인 등 2천400여명을 태운 14만t급 크루즈선 '퀸 메리 2호'가 제주 서귀포시 민군복합형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에 입항할 예정이다.

이번 크루즈선의 입항으로 호화 유람선이 군사기지를 어떻게 오갈 수 있는지, 배를 타고 온 관광객들의 시설 이용은 어디까지 가능한지 여러모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 찬반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던 2012년 말 국회는 2013년도 제주해군기지 건설 예산(2천9억원)을 통과하면서 기지를 군과 민간이 같이 운영하는 민군복합항으로 건설하도록 했다.

제주해군기지로 부르던 시설 공식 명칭도 민군복합형관광미항(이하 민군복합항)으로 바꿨다.

2013년 3월 제주도와 국방부, 당시 국토해양부는 민군복합항의 항만 관제권과 항만시설 유지 및 보수 비용 등에 대한 공동 협정을 체결했다.

공동 협정에 따라 국가비상사태가 아닐 때는 서방파제(420m)와 남방파제(690m) 접안시설은 크루즈선이 우선 이용토록 했다.

크루즈선이 접안하는 서방파제와 남방파제의 항만시설과 이에 따른 부대시설은 제주도지사가 전담·운영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해군 함정의 이동과 상관없이 크루즈선이 항을 드나들 수 있게 됐다.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연합뉴스 자료 사진]

◇ 항구 접근에서 기항까지

민군복합항은 크루즈선의 입·출항 절차 등 운영이 일반 관광 항구와 확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크루즈선인 퀸 메리 2호가 2일 아침 민군복합항에 예정대로 들어온다는 가정하에 살펴보자.

퀸 메리 2호가 민군복합항 부근 해역에 모습을 드러내면 해경 해상교통관제(VTS)센터는 원격 관제를 통해 퀸 메리 2호를 민군복합항으로 안내한다.

해상교통관제센터는 제주시에 있는 제주외항에 자리 잡고 있다.

이 때문에 관광미항에 가지 않고 해상 모니터를 통해 퀸 메리 2호와 주변 해역을 원격 관제한다.

해상관제센터는 주변에 지나가는 어선이 있으면 사고 예방을 위해 각종 상황을 어선에 전파한다.

크루즈선이 드나드는 시간대에 해군의 소형 함정은 기지 내에 계류해 있고 대형 함정은 이동하지 않아 해상교통관제센터가 해군 함정의 이동을 관제할 필요는 없다.

도와 국방부, 국토부의 공동 협정에는 크루즈 선박에 대한 해상교통관제를 국토부·해수부가 수행하고 국방부 장관은 크루즈선 입출항 당시 군함의 위치 정보를 제공하도록 규정했다.

즉, 평소 해군 측에서 군함의 이동에 대해 관제를 수행하지만 크루즈선이 입·출항할 때는 해경이 해상관제를 하게 된다.

퀸 메리 2호가 해경의 해상관제를 받으며 안전하게 민군복합항 입구를 들어서면 해군과 민간에서 제공한 도선 2척이 항 내 수역의 길을 안내해 주며 퀸 메리 2호가 안전하게 남방파제에 접안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14만t급에 길이가 345m에 이르는 퀸 메리 2호가 방파제에 접안하려면 항 내 수역에서 90도 이상으로 선회를 할 수도 있다.

이때 군함이 접안하는 수역으로 퀸 메리 2호의 일부가 들어가지만 크게 상관은 없다.

해군이 군함이 드나드는 관광미항의 절반 수역을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하려고 했으나 도의 반대로 군사보호구역 지정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또 서방파제 50여m 동쪽에 위치한 돌출형의 부두(길이 200m, 너비 30m)도 가변식으로 만들어 민간선박 입출항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했다.

해군은 평소에 해군의 소형 군함 여러 척이 접안할 때 돌출형 부두를 쓰다가 크루즈가 들어오게 되면 돌출형 부두를 한 방향으로 접어 기지 시설 안쪽으로 들여놓는다.

해군은 이번 퀸 메리 2호의 입항에 앞서 돌출형 부두를 이미 접어놓아 크루즈선이 안전하게 입·출항 할 수 있도록 했다.

도에 따르면 퀸 메리 2호의 관광객 2천400명 중 절반에 해당하는 1천200여명이 배에서 내려 관광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 찾은 골든프린세스호
제주 찾은 골든프린세스호

[연합뉴스 자료 사진]

배에서 내린 관광객들은 1.2㎞ 길이의 무빙워크를 이용해 크루즈터미널에 들어오게 되며 크루즈터미널에서 검역·입국·세관(CIQ)의 절차를 거쳐 제주에 발을 딛게 된다.

배에서 나온 관광객들은 제주도와 강정마을이 진행하는 환영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도와 강정마을회는 퀸 메리 2호 승객 중 첫 번째 관광객에게 꽃목걸이와 기념품을 전달할 계획이다.

해군 군악대가 공연하고 강정마을에서 걸궁과 사물놀이 공연도 준비했다.

이후 크루즈 관광객들은 주차장에 마련된 관광버스로 중문관광단지와 서귀포 매일올레시장 등으로 이동해 관광할 예정이다.

중문관광단지 등 서귀포시내 관광시설은 몰려온 크루즈 관광객들로 반짝 특수를 맞게 되는 셈이다.

퀸 메리 2호는 관광미항 기항 후 입항 당일인 2일 오후 6시 다음 목적지인 홍콩으로 이동한다.

퀸 메리 2호는 전 세계를 도는 월드와이드 크루즈선이다. 월드와이드 크루즈선은 제주항 외항에도 입항하고 있다.

아쉽게도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갈등 이후인 2017년부터 현재까지 중국인 관광객을 태운 크루즈선은 제주에 오지 않고 있다.

도 관계자는 "이번 퀸 메리 2호의 제주 관광미항 방문을 계기로 더 많은 크루즈선이 올 수 있도록 해 강정마을 및 서귀포시지역 소득 증대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17년 9월 28일 로열 캐리비언 크루즈라인 선사 '퀸텀 오브 더 시즈'호가 관광미항을 찾았으나 관광객은 배에서 내리지 않고 화장지·비누 등 선상 용품만 싣는 '테크니컬 콜'(Technical Call) 형태로 잠시 정박했었다.

이에 따라 민군복합형관광미항 방파제 시설이 조성된 2016년 2월 이후 관광객이 내려 항구시설을 이용하는 것은 이번 퀸 메리 2호가 처음이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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