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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하락에 '진땀' 伊집권당 대표 "당 개편할 것"

송고시간2019-02-28 01:43

오성운동, 최근 지방선거에서 잇딴 참패…내부 반발 고조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기성 정치 체계에 반기를 든 '반체제 운동'에서 출발해 창당 9년 만에 이탈리아 집권 세력이 된 '오성운동'이 작년 총선 승리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위기에 처했다.

루이지 디 마이오 오성운동 대표 겸 이탈리아 부총리 [EPA=연합뉴스]

루이지 디 마이오 오성운동 대표 겸 이탈리아 부총리 [EPA=연합뉴스]

루이지 디 마이오(32) 부총리 겸 노동산업장관이 이끄는 오성운동은 작년 3월 실시된 총선에서 약 33%의 표를 얻어 이탈리아 최대 정당이 된 뒤 마테오 살비니(45)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대표인 극우 성향의 정당 '동맹'과 손잡고 서유럽 최초의 포퓰리즘 연정을 구성해 정부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 출범 이후 강경 난민 정책을 앞세워 무섭게 지지세를 불린 동맹에 밀려 최근 지지도가 급락하면서 디 마이오 대표에 대한 당내 비판이 거세다.

특히 지난 10일 치러진 중부 아브루초에 이어 지난 24일 남부 사르데냐에서 실시된 주정부 선거에서 각각 약 20%, 10%의 득표율이라는 참담한 성적을 거둔 것은 디 마이오 대표에 대한 당내 불만을 부채질했다.

오성운동은 작년 3월 총선에서는 아브루초와 사르데냐에서 40%가 넘는 표를 얻으면서 압승했으나,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싸늘히 식은 민심을 확인해야 했다.

두 지역의 선거에서는 동맹의 지원을 등에 업은 중도우파 진영의 단일 후보가 과반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득표로 주지사에 당선됐다.

작년 총선에서 오성운동의 약 절반에 불과한 17.4%의 표를 얻었던 동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이 30% 중반으로 치솟아, 오성운동을 약 10%포인트 차로 따돌리며 쾌속 질주하고 있는 중이다.

27일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 현지 언론은 디 마이오 오성운동 대표가 사르데냐 선거 참패 후 그의 독선적인 당 운영 방식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면서, 즉각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당원들의 목소리에 떠밀려 당의 개편안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오성운동의 상당수 당원들은 오성운동이 집권 후 동맹의 요구에 끌려다니면서 기존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것이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오성운동의 창당 멤버 가운데 하나인 엘레나 파토리 상원의원은 "우리는 기로에 서 있다"며 "살비니와 손을 잡음으로써 오성운동은 좌파 진영의 지지를 잃어버린 반면, 우파로부터는 어떤 지지도 확보하지 못했다"고 한탄했다.

신랄한 풍자로 유명한 코미디언 출신 베페 그릴로가 컴퓨터 공학자 고(故) 잔로베르토 카살레조와 의기투합해 2009년 창당한 오성운동은 저소득층을 위한 기본소득 도입을 공약하고, 환경을 중시하는 등 좌파 색채와 이탈리아 우선주의를 주장하는 등 우파적 특성도 함께 지니고 있어 기존의 전통적인 이념의 범주로 재단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극우적 색채가 강한 동맹과 연정을 구성함으로써 좌파 성향의 지지층을 대거 잃어버렸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또한, 총선 전 제시한 아드리아해횡단가스관(TAP) 사업 중단, 일바 제철소 폐쇄 등의 공약을 집권 후 뒤집는 행보는 환경보호론자 등 집토끼를 이탈하게 만든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파토리 의원은 "권력이 소수 계파의 손에 집중되고 있고, 이는 합의의 부재로 이어지고 있다"며 "당내에 대화와 토론이 실종됐다. 단지, 디 마이오 대표로부터 하달되는 명령만 있을 뿐"이라고 한탄했다.

당론과 어긋나는 행보를 보이는 사람을 가차없이 제명 조치하는 오성운동의 규율을 두려워한 탓에 익명을 요구한 다른 오성운동 정치인들도 디 마이오 대표의 무능과 독선을 질타하면서 그의 지도력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처럼 자신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자 위기감을 느낀 디 마이오 대표는 당의 개편안을 제시했다.

그는 "오성운동 당 대표 자격은 4년 후에나 논의될 것"이라면서 사퇴 요구를 일축하면서도 "당의 조직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그러면서 선거에서 다른 정당과 연대하는 것을 금지하고, 선출직에 2차례 이상 출마하지 못하게 하는 현행 오성운동의 대표적인 당규를 바꾸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성운동이 당규를 바꿀 경우 2013년에 이어 작년 총선에서 2차례 연속 의원으로 당선된 디 마이오 대표는 이번 임기가 끝나더라도 계속 정치 무대 전면에 남아 있을 수 있게 된다.

디 마이오 대표는 또한 사르데냐 선거가 동맹과의 연정이나 오성운동 내부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여 충격을 애써 축소하려는 모습을 내비쳤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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