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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처벌 가능할까…'합리적 근거'가 관건

'1급 3명 사직 종용' 김기춘 2심 유죄 "신분보장 없는 자리도 무단면직 안돼"
검찰, '찍어내기 감사' 여부에 수사 초점…청와대 관계자 소환 가능성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정래원 기자 = 청와대가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문건' 관련 내용을 인사수석실이 보고받은 정황이 드러난 것을 두고 '정상적인 업무'라고 주장함에 따라 검찰이 이 같은 주장의 진위를 밝혀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21일 청와대에 따르면 김의겸 대변인은 전날 낸 입장문에서 "공공기관 기관장 등의 임명권자가 대통령이기 때문에 청와대 인사수석실이 장관 임명권 행사가 적절하게 이뤄지는지 일상적으로 감독하는 것은 너무도 정상적 업무 절차"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설명은 최근 검찰의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과정에서 나왔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주진우 부장검사)는 최근 환경부 관계자로부터 산하기관 임원들의 사표 제출 현황 문건과 관련해 인사수석실의 지시를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환경부의 압수물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사표 제출을 거부하는 산하기관 임원들을 감사하고, 감사 기한은 '무기한'이라고 적힌 문건 등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발 블랙리스트 논란 (PG)
환경부발 블랙리스트 논란 (PG)[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박근혜 정권에서 '블랙리스트' 핵심 인물로 지목됐던 김기춘 전 비서실장 사건의 판결에 비춰볼 때, 이번 수사의 핵심은 공공기관 임원들의 사직서를 받아낸 것이 직권남용이 될 수 있을지, '표적 감사' 등 부당한 압력이 실제 있었는지 등으로 압축된다.

김 전 비서실장은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 1급 공무원 3명에게 사직을 강요한 혐의(직권남용, 강요)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에서 직권남용죄가 유죄로 인정돼 현재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항소심은 먼저 1급 공무원을 면직시키려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를 갖춰야 한다고 봤다. 1심은 국가공무원법상 공무원의 신분 보장 대상에서 1급 공무원이 제외돼 있다는 이유로 대통령에게 광범위한 재량권이 부여됐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지만, 항소심은 비록 신분 보장이 명시돼있지 않아도 이유 없이 면직시킬 수는 없다고 본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청와대가 당시 공무원들을 사직시키는 과정에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가 없었다고 봤다.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지시를 집행하는 데 소극적이던 유진룡 전 문화체육부 장관과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공무원들로부터 사직서를 받아내 부당하다는 판단이었다.

청와대는 "환경부 건은 공공기관 이사장, 이사, 감사들로 국민 전체에 봉사하고 국민에게 책임을 지는 것을 본질로 하는 분들로, 짊어질 책임의 넓이와 깊이가 다르다"고 강조하며 이들을 '검증'한 것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김 전 비서실장의 항소심 취지에 비춰볼 때 공공성이 있는 직업이라거나 신분이 보장되는 자리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사직서를 받는 과정에 모든 수단이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견해가 법조계에서 나온다.

이에 따라 검찰은 야당과 일부 환경부 산하기관 관계자 등이 주장하는 것처럼 청와대가 친정부 인사를 앉힐 자리를 확보하려고 합리적 근거 없이 '찍어내기' 감사를 했는지에 수사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수사 진척 상황에 따라선 청와대 인사수석실 관계자 소환 조사도 불가피해 보인다.

이와 관련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검찰이 청와대와 인사수석실 소환 시기 등을 조율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오보다. 그런 적 없다"고 부인했다.

jaeh@yna.co.kr, on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2/21 16:4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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