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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육체노동 정년은 65세"…사회경제 영향 세심히 살피길

송고시간2019-02-21 16:58

(서울=연합뉴스) 육체노동자의 노동가동 연한을 기존의 60세에서 65세로 올려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노동가동 연한은 노동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최고 나이를 말한다. 사망하거나 노동력을 잃은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액을 계산할 때 기준이 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1일 물놀이 사고로 사망한 아이의 부모가 수영장 운영업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 상고심에서 이런 판단을 내놨다. 사망한 아이가 60세가 아닌 65세까지 일한다는 전제로 배상액을 계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이미 변화된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봐야 한다. 기초연금 대상도 이미 60세 이상에서 65세 이상으로 바뀌었다. 건설현장을 비롯한 산업현장 곳곳에는 60세 이상 인력이 적지 않다. 우리 주변에는 70세를 넘어서도 정력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통계청의 고용통계를 보면, 60세 이상 경제활동 참가율은 40%에 육박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대법원의 이번 판단은 적절하다. 이번 변경은 1989년 55세에서 60세로 올린 이후 30년 만이라고 하니 오히려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이번 판결은 당연히 자동차보험료 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준다. 노동가동 연한이 늘어나면 손해 배상금이 증가하게 되고, 이렇게 되면 자동차보험료 등의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당국은 소비자들의 부담이 적정수준 이상으로 부당하게 늘어나는 일이 없도록 세심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연금과 노인복지 제도도 이번 판결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데, 불균형과 부작용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번 판결이 더욱 주목을 받는 것은 정부조직과 공기업, 민간기업 등에서 60세로 정해져 있는 정년이 상향조정되는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정년을 현재의 60세에서 그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관련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 정년이 올라간다면 기존의 취업자들은 반기겠지만 가뜩이나 심각한 청년 취업난은 더욱 깊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측면이 있다. 조직 구성원들의 고령화로 인해 기업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내부 역동성은 떨어지는 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다.

정부는 이번 판결이 우리 사회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살펴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한 조처를 해야 할 것이다. 당연히 현실에 맞게 고칠 것은 고쳐야 한다. 그렇지만 변화는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과 속도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세심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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