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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박물관 통큰 결단…조선 문인석 36년만에 귀환

송고시간2019-02-21 08:13

함부르크 로텐바움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에 내달 2점 양도

독일에서 돌아오는 문인석
독일에서 돌아오는 문인석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36년 전 불법 반출된 뒤 독일 박물관에 들어간 조선 시대 문인석 한 쌍이 고국으로 돌아온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독일 함부르크 로텐바움세계문화박물관(옛 민족학박물관)이 보관 중인 조선 중기 문인석 2점을 내달 말 한국에 반환한다고 21일 밝혔다.

문인석 귀환은 외국 박물관이 우리 유물의 소장 경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불법성을 파악한 뒤 자진해서 돌려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문화재 환수의 모범적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라고 재단은 덧붙였다.

반세기 만에 고국 땅을 밟는 문인석 두 점은 제작 시기가 16세기 말에서 17세기 초로 추정되며, 손에 홀을 쥔 모습이나 의복 형태는 유사하다.

그러나 두 석상은 크기와 표정엔 다소 차이가 있다. 한 점은 높이 131㎝·가로 40㎝·세로 32㎝이며, 다른 한 점은 높이 123㎝·가로 37㎝·세로 37㎝다. 이목구비도 뚜렷하게 다르다.

문인석 두 점은 1983년 독일인 헬무트 페퍼가 인사동 골동품상에게 사들이면서 독일로 건너갔고, 로텐바움박물관이 1987년 구매했다고 알려졌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이 박물관에 있는 한국 문화재를 조사했고, 그 과정에서 박물관이 먼저 "문인석의 유물 성격과 출처 측면에서 불법성이 의심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해외 문화재 조사와 환수를 추진하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이 사안을 인계해 박물관 관계자 면담과 국내 전문가 검토를 거쳐 지난해 3월 박물관에 유물 반환 요청서를 보냈다.

이에 박물관은 별도 조사를 통해 문인석이 독일로 갈 때 이사용 컨테이너에 숨겨졌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함부르크주정부와 독일 연방정부에서 반환 절차를 진행했다. 이어 작년 11월 주 정부가 반환 결정을 알려왔다고 재단은 설명했다.

함부르크 로텐바움박물관
함부르크 로텐바움박물관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

문인석은 다음 달 19일 로텐바움박물관에서 열리는 반환식 이후 국내에 돌아와 4월께 양수 기관인 국립민속박물관에서 공개된다.

바바라 플랑켄슈타이너 박물관장은 "이번 반환은 문화재 불법 유출이 오랫동안 사소한 범죄로 여겨졌고, 박물관 자신도 이를 자세히 살피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대한민국에 귀중한 유물을 돌려주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재단 관계자는 "독일 박물관이 1970년 문화재 불법 반·출입과 양도를 금지하기 위해 만든 유네스코 협약의 정신을 살려 반환을 결정했다"며 "이번 환수 사례가 우리 문화재를 소장한 외국의 많은 기관에 전파되고, 유물의 출처 확인 의무를 철저히 살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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