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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한일관계 정략적 이용 더는 방관해선 안 된다

(서울=연합뉴스) 개선 조짐 없이 악화일로로 치닫는 한일관계가 답답하기만 하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위안부 문제에 일왕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자신의 발언을 문제 삼는 일본 측을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하자 일본 정부는 '매우 유감'이라며 문 의장의 사과와 발언 철회를 거듭 촉구했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측이 대법원의 배상 판결 이후 협의에 불응하는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15일 압류 자산의 매각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히자 일본 자민당 내에서 경제보복까지 거론된다고 하니 우려스럽다.

15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회담도 기대가 컸던 탓인지 회담 결과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양국 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기는 고사하고 문 의장 발언에 대한 일본 측의 항의 여부를 놓고 두 나라 간에 진실게임 양상으로 흐르는 현실을 보면 두 나라 외교수장의 외교력에 회의마저 든다.

문제는 한일관계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듯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금과 같은 전략을 바꿀 기미가 없다는 점이다. 일본에서는 후생노동성의 근로통계를 정해진 기준대로 실시하지 않았다는 통계조작 파문이 여전히 나라를 뒤흔들지만, 아베 정권 지지율은 좀체 하락하지 않고 있다. 일본인들은 아베 정권의 실정은 비판하면서도 강제징용 판결, 위안부, 레이더 문제 등에서 강경 대응으로 일관하는 아베 총리를 긍정 평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안타깝게도 아베 총리가 한일 갈등 부각으로 지지세 결집이라는 반사이익을 누리는 셈이다.

그러나 한일관계의 정략적 이용은 지금 당장엔 득이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구축에는 치명적 독이 된다는 점을 일본은 유념해야 한다. 한일관계가 파탄지경에 이르면 당장 두 나라 모두 경제, 외교, 안보 면에서 큰 손실을 피할 수 없다. 더욱이 북미 비핵화 협상을 앞두고 북·중·러의 관계가 더욱 공고해지는 동북아의 현실을 보면 굳건한 한미, 한일관계를 토대로 하는 한·미·일 3각 공조체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바람직한 한일관계를 위해서는 일본의 솔직한 반성과 사과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불행한 과거는 상처를 준 가해자보다 피해자의 기억에 훨씬 더 오래 남는다는 점에서다. 아베 정권은 3·1절 100주년을 앞두고 지난 6일 성명을 통해 일본의 식민지 지배 반성과 사죄를 촉구한 일본의 진보 지식인 226명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었으면 한다. 한 번만이라도 피해자 입장에서 한일관계를 바라보라는 뜻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는 우리에게도 권하고 싶다. 일제 강점기가 아닌 오늘의 일본에 사는 일본인 시각으로 우리를 바라볼 필요 또한 있다. 위안부 문제 해결 차원에서 일왕의 사과를 원론적으로 언급한 문희상 국회의장의 발언이 우리에게는 사이다처럼 시원하지만, 정략적으로 이용하면 천황을 신성시하는 일본인의 분노를 자아낼 수 있다. 일본인들이 문 의장 발언의 전체 맥락보다 '일왕 사과'에만 집착하며 발끈하지 않도록 하는 게 우리 외교당국의 과제다. 일본 국민이 한일관계의 정략적 이용을 스스로 차단할 수 있도록 우리의 대일 외교력의 질적 도약을 촉구한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2/18 17:4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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