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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국제병원 없는 제주헬스케어…숙박시설만 남나

송고시간2019-02-18 15:45

의료관광단지 운영 안 되면 개발사업목적 위배로 '후폭풍' 예상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고부가 의료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제주헬스케어타운의 핵심인 외국의료기관 설립이 불투명하게 됐다.

제주도는 제주헬스케어타운 내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이 2주 내 개원을 하지 않는다면 의료사업 허가 취소 청문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개원시한으로 남아 있는 2주 이내에 녹지 측이 병원 문을 열지는 불투명하다.

녹지병원은 의사를 채용한 후 의사면허증을 제출해야 하나 개설 시한이 2주 남은 현재도 의사를 고용하지 않는 등 개원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

의료법에 따르면 의료기관은 개설허가 3개월(90일) 이내에 병원 개설 조건을 충족해 문을 열어야 한다.

녹지병원의 경우 지난해 12월 5일 외국인만 진료하도록 조건부 개설허가를 받았으며 개설 시한은 오는 3월 4일이다.

녹지병원 사업자인 녹지그룹 산하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는 도가 외국인 의료관광객을 대상으로만 한정해 개설허가를 낸 것은 위법하다며 지난 14일 허가조건을 취소해달라는 청구 소송을 제주지법에 냈다.

녹지 측이 이번에 제기한 조건부 허가 취소 소송에서 패소하면 녹지 측은 병원 개원을 포기하고 투자금 800억원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 제기 절차를 밟을 가능이 크다.

제주헬스케어타운 2단계 공사 현장
제주헬스케어타운 2단계 공사 현장

[연합뉴스 자료 사진]

◇ 숙박 타운 된 의료관광 개발프로젝트

녹지병원 등 의료관광시설을 핵심으로 한 제주헬스케어타운은 2008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개발 사업 프로젝트로 시작했다.

JDC는 서귀포시 동홍동과 토평동 일원 153만9천339㎡ 부지에 의료시설과 숙박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구상했다.

2012년 첫 삽을 떠 애초 지난해 말 모든 공사를 완료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자본의 해외 유출을 규제하면서 2017년 6월부터 공사가 잠정 중단됐다.

현재 헬스케어타운은 콘도미니엄(400세대)과 힐링타운(228실) 등 숙박시설이 조성돼 운영 중이다.

도는 본격적인 의료관광단지 조성을 위해 녹지국제병원 운영과 그에 따른 메디컬 파크(의료복합단지) 조성을 추진해왔다.

녹지그룹은 778억원을 들여 지난해 7월 헬스케어타운 내에 녹지국제병원 건물을 건립했다.

그러나 핵심격인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운영이 불투명해져 의료관광단지 조성도 좌초 위기에 빠졌다.

JDC는 용지 확보 당시 행정 절차에서 따라 협의매수가 안 된 토지주 55명, 48필지(24만5천㎡)의 토지를 수용했다.

사업 목적인 의료관광단지 조성이 좌초되면 이들 토지주의 토지반환 소송도 우려되고 있다.

또 서귀포시 동홍동, 토평동 주민들은 제주헬스케어타운의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바라고 있어 영리병원 개원이 불투명해지면 그에 따른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JDC-녹지그룹 투자 MOU
2014년 JDC-녹지그룹 투자 MOU

[연합뉴스 자료 사진]

◇ 영리병원 추진 과정

제주는 2005년 특별자치도 출범을 1년 앞두고 의료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영리병원 설립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2006년 2월 제정된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이하 제주특별법)은 외국인이 설립한 법인인 경우 도지사의 허가를 받아 제주에 외국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법인의 종류와 요건, 외국의료기관의 개설에 필요한 사항은 도 조례로 정하도록 규정함에 따라 '제주특별자치도 보건의료 특례 등에 관한 조례'가 만들어졌다.

제도적으로 영리병원 설립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없어지자 2006년 12월 의료산업 활성화를 위한 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이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 신규 핵심프로젝트로 확정돼 추진됐다.

2008년 들어서 김태환 제주지사가 영리병원 추진 의사를 공론화하며 강하게 밀어붙였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여론조사에서 반대 39.9%, 찬성 38.2%로 무산됐다.

제주도청 현관서 "영리병원 철회" 집회
제주도청 현관서 "영리병원 철회" 집회

[연합뉴스 자료 사진]

이후에도 영리병원 문제는 매번 뜨거운 논란을 불렀다.

2014년 박근혜 정부는 영리병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담화문'을 발표하며 영리병원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듬해인 2015년 정부는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사인 녹지그룹이 제출한 제주헬스케어타운 내 녹지국제병원 건립 사업계획을 승인했다.

제주도는 이어 3년이 흐른 지난해 12월 진통 끝에 외국인 전용 진료 조건부로 국내 첫 영리병원을 승인했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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