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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 세이브더칠드런 이사장 "우리 아동은 '놀 권리' 박탈"

38년 베테랑 외교관 새 도전…"전 세계 아동 구호는 인류의 미래와 연결"
오준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 이사장
오준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 이사장[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 제공]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전 세계 아동 구호는 인류의 미래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만 잘 산다고 해서 안정된 미래와 인류의 번영이 보장되지 않죠"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 오준 이사장은 1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낳은 자식만 잘 살게 해주면 된다는 시대는 지났다"며 "좁아진 지구, 연결된 세계에 사는 세계화 시대 전 세계 아동 보호는 인류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고 아동 구호 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주 유엔 대사, 유엔장애인권리협약당사국회의 의장, 유엔 국제연합경제사회이사회(ECOSOC) 의장 등을 지낸 오 이사장은 38년간 전 세계 외교 현장을 누빈 베테랑 외교관이다.

지난해 7월부터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 이사장직을 맡고 있으며 올해부터 국제세이브더칠드런연맹 선출직 이사로 활동 중이다.

다음은 오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 외교부 퇴임 후 아동 구호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와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 일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 대학 졸업 후 바로 외교부로 들어갔고 군 복무까지 포함하면 외교부에서 38년 근무했다. 정부를 위해서 평생 일했다. 퇴직하면 북한, 개발 협력, 장애인 등과 관련된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젊은 세대에 내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 현재 경희대학교 평화복지대학원과 KDI 대학원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유엔에서 일할 때부터 다양한 비정부기구(NGO) 가운데 권익 옹호(Advocacy) 활동을 가장 활발히 하는 단체 중 하나로 알고 있었다. 퇴임 후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에서 활동 제의가 들어왔고 아동 인권 또한 사회적 약자, 취약 계층을 위해 일을 할 수 있는 곳이라 제의를 수락했다.

-- 한 국가를 대표해 활동하는 외교 현장과 세이브더칠드런의 분위기는 다를 것 같다. 처음 세이브더칠드런에 오셔서 어색했던 점은 없으셨나.

▲ 세이브더칠드런을 포함한 모든 시민단체는 사업 추진을 위한 재원 확보가 사업 내용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좋은 사업을 많이 하고 투명성을 높여야 재원 확보에 도움이 되는 구조다. 정부에서 일할 때는 어떤 일을 하는데 필요한 예산, 재원 확보에 직접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이런 부분이 정부에서 일하는 것과 다르다고 느낀다.

-- 아동 구호 단체는 세이브더칠드런 이외에도 다양한 단체들이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과 다른 단체와의 차별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세이브더칠드런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비정부기구(NGO)다. 이점이 바로 다른 단체와의 큰 차별점이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인도주의단체는 적십자, 유엔 난민기구, 세이브더칠드런이 꼽히는데 적십자와 유엔난민기구는 민간 주도로 시작했지만 현재 정부가 참여하는 프로세스로 전환됐다. 1919년 활동을 시작한 세이브더칠드런만이 아직 민간 영역에 남아있다. 1989년 채택된 유엔아동권리협약은 세이브더칠드런 창립자인 에글렌타인 젭이 1924년에 만든 아동권리선언문을 발전시킨 내용이다. 젭은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승전국인 영국과 프랑스의 아동이 아니라 적국인 독일과 오스트리아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세이브더칠드런을 세웠다. 인류의 다음 세대인 아동은 무조건 보호받고 구호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인도주의적 정신을 가지고 시작했기 때문에 100년을 유지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 올해부터 국제 세이브더칠드런 연맹 이사직을 맡으신 것으로 알고 있다. 전 세계 세이브더칠드런 내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의 위상은 어떠한가.

▲ 우리나라는 개발 협력 분야에서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변신한 유일한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세이브더칠드런 내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현재 원조를 제공하는 세이브더칠드런 회원국이 28개고 도움을 받는 회원국은 120여개 정도다. 28개국 가운데 활동 예산 규모로 따지면 우리나라가 8위다. 국제 세이브더칠드런 이사회는 총 14명의 이사가 활동 중인데 9명은 임명직이고 5명은 선출직이다. 세이브더칠드런 내 영미권 전통이 강해서인지 임명직은 모두 영국, 미국, 유럽 출신 인사가 독점하고 있다. 저는 영미권과 유럽 지역을 제외한 다른 회원국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선출직 이사 중 한 사람으로서 세이브더칠드런이 글로벌 시대에 맞는 지배 구조 개혁을 할 수 있도록 일하고 싶다.

-- 다른 나라 아동 구호보다 국내 빈곤 계층을 먼저 도와야 한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으실 것 같다. 이런 분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시는가.

▲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지향점은 아동의 생존·보호·교육·참여다. 우리나라에서 아동 생존이 위협받는 일은 더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보이지만 아동 보호와 교육의 문제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존재한다. 현재 세이브더칠드런이 추진하고 있는 '놀이터를 지켜라' 사업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다. 모든 아동에겐 '놀 권리'가 있는데 지나친 학업 부담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 아동은 이 권리가 박탈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독특한 아동 문제와 아동 복지 개선을 위해서도 꾸준히 일하고 있다. 현재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 국내외 사업비율이 해외 60%, 국내 40% 정도인데 이를 각각 50%로 조정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 세이브더칠드런이 올해 100주년을 맞았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가.

▲ 세계화 시대 인류는 많은 문명의 발전을 이뤘지만 역설적으로 이러한 발전이 인류의 생존을 담보해주는 게 아니라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어떻게 아동을 보호하고 키울것인가 고민하는 것은 인류의 미래와 연결되어 있다. 기성세대는 인류의 미래라는 배에서 먼저 내리겠지만 이 배가 어디로 가나, 더 앞으로 갈 수 있느냐 하는 질문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그 답을 다음 세대와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낳은 자식을 잘살게 해주기만 하면 된다는 시대는 지났다. 아동을 생각하는 것은 인류의 미래를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굶어 죽지 않는다고 해서 안정된 미래와 인류의 번영이 보장되지 않는다.

-- 미래의 외교관, 국제 개발 구호 전문가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주로 어떤 조언과 말씀을 해주시는가.

▲ 열린 마음이 중요하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하는 것에 집중하면 세계가 돌아가고 있는 상황을 크게 보기 어렵다. '딴 나라가 어떻게 되든 우리나라만 잘 살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세계화에 저항해봐야 소용이 없다. 'No country is an island'(어떤 나라도 섬이 아니다)라는 말을 많이 해준다.

-- 마지막으로 올해 세이브더칠드런 국제 어린이 마라톤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마라톤 행사는 3가지 측면에서 매우 좋은 행사다. 어린이와 부모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국제 아동 구호 필요성을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준다. 아동의 놀 권리 차원에서 참가 아동에게 열린 공간에서 놀 권리를 실현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마지막으로 기부 문화를 접할 수 있다. 적은 액수라도 개발도상국의 가난한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다는 참여의식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sujin5@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2/14 15:1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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