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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양승태 기소가 '삼권 유착' 끊는 계기도 돼야

(서울=연합뉴스)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구속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재판에 넘겨졌다. 전·현직을 막론하고 사법부 수장이 피고인으로 법정에 서는 것은 헌정사와 사법부 71년 역사상 처음이다. 검찰은 이날 오후 양 전 대법원장 구속기소를 담은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지난해 6월 시작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를 사실상 매듭지었다. 지난달 전직 대법원장의 구속을 지켜본 시민들은 그의 기소 소식에 심정이 또다시 참담해진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제 피고인석에 앉아 후배 법관이 진행하는 재판을 받아야 한다. 이날 불구속기소 된 박병대, 고영한 전 대법관도 마찬가지다. 사법부로선 재판 결과와 관계없이 전직 수장과 대법관들이 피고인으로 줄줄이 법정에 서게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치욕스럽다. 사법부가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어느 정도 참담한 지경에 몰리는지를 이번 사건은 생생히 보여준다.

사법부 구성원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법부가 걸어야 할 정도(正道)가 무엇인지, 해서는 안 될 일탈이 어떤 것들인지 차분히 되돌아봤으면 한다. 사법부 수뇌부나 구성원이 또다시 진영논리나 조직이기주의에 빠져든다면 이번과 같은 불행한 사태는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신뢰 회복을 위한 계기로 삼지 않으면 이번에 입은 내상은 쉽게 아물지 못한 채 언제든 곪아 터질 수 있다는 말이다.

행정부나 입법부도 영향력 등을 무기로 사법부에 부당한 압력이나 청탁을 하려 해서는 안 된다. 양 전 대법원장이 상고법원 설치를 위해 입법·행정부의 협조를 두루 구하던 시절에 접촉했던 청와대와 관련 행정기관들도 이번 사건의 또 다른 공범이라 할 수 있다. 또 당시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전·현직 여야 국회의원이 국회 파견 판사를 통해 법원행정처에 재판 관련 청탁을 한 사실은 입법부도 이번 사건에서 떳떳하지 못하다는 점을 입증해준다. 헌법에 명기된 삼권분립의 정신이 '삼권유착'으로 다시는 훼손돼서는 안 된다.

그동안 줄곧 죄가 없다고 항변해온 양 전 대법원장은 재판 과정에서만큼은 전직 사법부 수장의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 유무죄와 관계없이 자신의 재임 시절 대법관들이 피고인이 되고 현직 후배 법관들이 줄줄이 징계되는 사태가 초래된 점에 대해 당시 사법부 수장으로서 국민과 조직에 먼저 사과하는 것이 도리다. 구속되기 직전까지 '모르는 일' '아랫사람이 한 일'이라고 되뇌던 그의 모습에서 전직 대법원장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죄가 없다면 법정에서 차분히 무죄를 입증하면 될 일이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2/11 17:1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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