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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초반 실수에 포기 말아야… 후반엔 집중력

송고시간2019-02-04 10:30

대만 신이 골프클럽에서 열린 '대만여자오픈 with SBS Golf' 최종 라운드에서 1번 홀 아이언 샤샷을 날리는 전미정 선수. 위 사진은 4번 홀 그린을 살피는 모습. KLPGA 제공

대만 신이 골프클럽에서 열린 '대만여자오픈 with SBS Golf' 최종 라운드에서 1번 홀 아이언 샤샷을 날리는 전미정 선수. 위 사진은 4번 홀 그린을 살피는 모습. KLPGA 제공

대만여자오픈 최종 라운드가 벌어진 1월 20일, 대만 가오슝 신이 골프클럽. 일본에서 25승을 거둔 백전노장 전미정은 8번 홀(파5) 티박스에 올라섰다.

김아림과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서른 일곱 살 전미정은 초반부터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 무엇보다 20m는 더 멀리 날아가는 김아림의 장타에 맞서느라 체력이 고갈된 듯 다소 지친 기색마저 보였다.

7번 홀까지 버디 없이 파 행진을 이어가던 전미정은 8번 홀에서 드라이버로 친 티샷이 숲으로 날아가는 사달을 냈다. 결국 다섯 번 만에 볼을 그린에 올렸지만 5m 보기 퍼트마저 빗나갔다.

졸지에 김아림과 2타가 벌어졌고, 8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낸 대만의 짜이페이잉은 전미정을 제치고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이어진 9번 홀(파4)에서도 전미정은 짧은 파퍼트를 넣지 못해 또 1타를 잃었다. 단 2개 홀에서 3타를 까먹은 전미정은 누가 봐도 우승 경쟁에서 밀려나는 모양새였다.

더구나 경기가 열린 신이 골프클럽은 후반으로 갈수록 코스 난도가 높아진다. 특히 후반을 시작하는 10∼12번 홀은 버디 사냥은커녕 파 세이브도 쉽지 않은 '불구덩이'로 꼽힌다.

하지만 전미정은 믿기지 않는 반전을 만들었다. 428야드에 이르는 11번 홀(파4)에서 페어웨이우드로 두 번째 샷을 쳐야 했지만 홀 5m 옆에 볼을 떨궈 버디를 잡아냈다. 1∼3라운드 때 전미정은 이 홀에서 한 번도 버디를 뽑아내지 못했다.

이어진 12번 홀(파4)에서도 전미정은 날카로운 아이언샷으로 2m 버디 기회를 만들어냈고 침착한 퍼트로 1타를 또 줄였다. 12번 홀은 신이 골프클럽에서 가장 어려운 홀이었다. 4라운드 합계 평균 타수는 무려 4.38타였다. 전미정 역시 1∼3라운드 때 여기서 버디를 잡지 못했다.

11, 12번 홀에서는 파만 하고 넘어가자고 마음먹었던 김아림이나 짜이페이잉이 기가 질릴 만한 놀라운 반전이었다.

한때 3타 앞서 달려간 김아림과 짜이페이잉을 금세 따라잡은 전미정은 무기력했던 전반과 딴판이었다. 다시 우승 경쟁에 합류한 전미정은 더는 흔들리지 않았고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우승을 결정짓는 3m 버디 퍼트를 집어넣었다.

전미정이 전반 난조를 극복하고 우승한 비결은 뭘까. 포기하지 않는 후반 집중력이다. 대개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 경쟁을 펼치다 '와장창' 무너진 선수는 다시 우승 경쟁에 합류하지 못한다.

하지만 전미정은 주저앉지 않고 어렵다는 홀에서 승부를 걸었다. 상대가 감히 버디를 노리지 못하는 홀에서 공격적인 플레이로 버디를 잡아낸다면 벌어졌던 격차는 금세 좁혀진다.

노련한 전미정은 전반보다 후반이 더 중요하다는 골프 승부의 속성을 꿰뚫고 있었다. 후반에 두 차례 보기 위기가 있었지만 한 번은 아이언샷, 한 번은 퍼트로 틀어막았다. 전미정은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했다. 마지막 홀 우승 퍼트 역시 혼신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주말 골퍼라면 누구나 '라이프 베스트 스코어'의 기대가 허무하게 사라진 경험이 있다. 7번 홀까지 파 행진이나 언더파 스코어를 내고 있다면 '오늘은 일 좀 내겠는걸'하는 기대감이 슬며시 피어오른다.

하지만 '아차'하는 순간 더블 보기가 나오고 '라이프 베스트는 무슨?'이라며 자포자기하기 마련이다. 그다음은 보지 않아도 뻔하다.

골프 라운드는 18홀이다. 5시간이 걸리는 대장정이다. 18홀 내내 집중력을 온전히 유지하기가 어렵다. 실수도 나온다. 무결점 라운드는 없다.

다만 일찍 포기할수록 라운드가 실패로 끝날 가능성은 높다. 전미정이 초반 실수에 좌절하지 않고 후반으로 갈수록 집중력을 발휘한 결과, 우승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손에 넣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권훈 연합뉴스 스포츠부 대기자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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