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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황금빛으로 기억되는 부다페스트

송고시간2019-02-04 10:30

다뉴브 강을 가로지르는 세체니 다리. 연합DB

다뉴브 강을 가로지르는 세체니 다리. 연합DB

고풍스런 건축물과 문화 유적이 즐비한 부다페스트. 연합DB

고풍스런 건축물과 문화 유적이 즐비한 부다페스트. 연합DB

설렘과 기대감을 안고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갔다.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을 만큼 고풍스런 건축물과 문화 유적이 즐비한 곳이다.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소풍가는 기분으로 거리를 걸었다. 바치 거리를 지나니 어느덧 세체니 다리가 나타났다. 다뉴브 강에 놓인 8개의 다리 중 가장 처음으로 만들어진 다리이자 가장 아름다운 다리여서 '다뉴브 강의 진주'라고 불린다.

다리 앞뒤에는 4마리의 사자 조각상이 있어 '사자 다리'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를 조각한 작가는 "만약 이 완벽한 사자상에 흠이 있다면 곧바로 다리에서 뛰어내리겠다"고 말할 정도로 자부심이 강했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한 어린이가 자신의 부모에게 "왜 사자 입에 혀가 없느냐"고 묻는 것을 듣고 자신의 실수를 알게 된 나머지 투신해 자살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그 후 사자에게 혀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러 오는 관광객이 늘면서 세체니 다리는 세계적인 유명세를 타게 됐다. 2013년 우리나라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KBS2 드라마 '아이리스'에도 이 다리가 등장했다.

원래 이 도시는 다뉴브 강을 중심으로 부다와 페스트 지역으로 나눠져 있었다. 그러나 1873년 이 두 지역을 '부다페스트'로 통합한 후 공존하며 발전해왔다. 언덕 쪽인 부다는 옛 궁전과 성당, 빨간 지붕의 집 등이 곱게 물든 단풍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고 있었고, 페스트 쪽은 강을 끼고 늘어선 건물들이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처럼 다가왔다.

체코에 갔을 때 프라하의 전경도 쉽게 잊지 못할 만큼 아름다웠는데, 이곳 다뉴브 강의 경치도 압권이었다.

겔게르트 언덕에 오르니 '어부의 요새'가 나타났다. 중세 어부들로 구성된 시민군이 요새를 방어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요새에는 당시의 7개 부족을 상징하는 7개의 고깔 모양 탑이 서 있었다. 이 고깔 탑에서 강을 따라 서 있는 건물들과 성당을 바라보니 이 도시에 올 때 품었던 설렘과 기대감이 채워지고도 남았다.

어부의 요새에서 다시 남쪽으로 걸어가니 대통령 관저가 나타났다. 횡렬로 늘어서 펄럭이는 헝가리 국기가 '이곳이 바로 대통령 관저'라고 외치는 듯했다. 멋진 경비병이 정문을 지키고 있어 함께 기념사진을 찍자고 했더니 환하게 웃었다. 예상 외로 경비는 허술한 모양이었다.

대통령 관저 맞은편에는 왕궁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는데, 날개를 활짝 펴고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듯한 독수리상이 반갑게 맞아줬다. 이 왕궁은 적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높이 솟은 부다의 언덕에 지었는데, 제2차 세계대전 때 폭격으로 무너졌다가 복원됐다. 지금은 역사박물관, 국립미술관, 국립도서관 등으로 쓰인다. 폭격의 상흔이 여기저기 남아 있어 마음이 아팠다.

경치에 취해 있는 사이 어둠이 내리며 부다의 파란 하늘이 황금빛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이에 질세라 푸른 다뉴브 강도 황금빛으로 같이 물들었다. 이윽고 짙은 어둠이 깔리자 세치니 다리에 수천 개의 불이 켜졌다.

야경은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 부다페스트 시민들이 세체니 다리를 '사슬 다리'라고 부르는 이유를 비로소 알 것 같았다. 현수교를 밝힌 조명이 멀리서 보면 마치 사슬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찬란한 불빛과 다뉴브 강을 수놓은 화려한 황금빛은 여행을 더 완벽하게 만들어줬다. 참 아름다운 도시다.

[마이더스] 황금빛으로 기억되는 부다페스트 - 3

오현숙

- 배낭여행가 / 여행작가 / 약 50개국 방문

- 저서 <꿈만 꿀까, 지금 떠날까> 등

- insumam42@ 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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