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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도 민낯 르포](하) "해지자 섬뜩" 도심 속 외딴 섬 동삼혁신도시

송고시간2019-02-04 07:15

버스 노선 단 2개…은행·식당·편의점 이용 차 타고 나가야

해지면 암흑천지…오죽하면 입주기관끼리 순번 정해 야간순찰

밤이 되면 암흑으로 변하는 동삼혁신도시
밤이 되면 암흑으로 변하는 동삼혁신도시

[손형주 기자]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짙은 어둠이 찾아온 오후 7시.

부산 영도구 동삼혁신도시는 첨단해양 신산업 거점 지역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암흑으로 변했다.

가로등 불빛에 의지해 길을 걷다가 자칫 사람 발소리가 들려오면 섬뜩하기까지 했다.

퇴근길에 나선 A(37)씨는 "차가 없으면 출퇴근은 꿈도 꾸지 못한다"며 "콜택시나 카카오택시가 없으면 사실상 늦은 시간 이곳을 빠져나가는 것 조차 힘들다"고 설명했다.

동삼혁신도시로 들어오는 시내버스는 2대뿐이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삼혁신도시 직원들과 해양박물관 관람객
버스를 기다리는 동삼혁신도시 직원들과 해양박물관 관람객

[손형주 기자]

이마저도 배차 간격이 30분이고 2대가 비슷한 시간에 들어와 버스를 한 대 놓치면 30분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

대부분 동삼혁신도시 입주기관 직원들은 남구 대연혁신도시(주거단지)나 해운대에 산다.

택시나 자가 차량을 이용하면 부산항대교를 건너 40분 남짓 걸리는 거리지만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면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이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직원들은 거의 없다.

차가 없는 연구원이나 직원들은 대중교통 이용이 힘들어 택시를 이용한다. 하지만 여성 연구원들은 늦은 시간 택시를 타는 것 자체가 두렵다고 말한다.

한 직원은 "연구를 마친 늦은 시간 콜택시를 불러도 20분가량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며 "늦은 시간 사실상 택시밖에 이동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여성 혼자 택시 타기가 무서워 가족이 데리러 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직원들 불안이 높아지자 입주기관들이 순번을 정해 자체 야간순찰을 하기도 한다.

혁신도시 내 생활편의시설도 사실상 없다.

혁신도시 안쪽에 있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 가장 가까운 편의점까지는 2㎞가량 떨어져 있어 도보로 30분 가까이 걸린다.

입주기관들은 부산해양경찰서와 한국해양대학교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지만, 거리가 멀어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부산시는 현재 타당성 용역 중인 혁신도시 복합지원센터가 건립되면 동삼혁신도시 정주 여건이 어느 정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한다.

복합혁신센터는 예산 150억원을 투입해 동삼혁신도시 입구 쪽에 건설될 예정이다. 체육시설, 어린이집, 도서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하지만 복합혁신센터가 영도 주민들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 계획되고 기관에 떨어진 혁신도시 입구 쪽에 자리 잡게 된다는 계획이 알려지자 혁신도시 입주기관들은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연구원 A씨는 "유남규 탁구장은 혁신도시 중간에 들어서면서 복합혁신센터는 왜 혁신도시 입구에 들어서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진정 입주기관 직원들을 위한 시설인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해양혁신클러스터 노동조합협의회가 부착한 현수막
해양혁신클러스터 노동조합협의회가 부착한 현수막

[손형주 기자]

부산시 관계자는 "식당이나 버스 노선 확충 등은 사업성을 이유로 번번이 실현되지 못했다"며 "그나마 부산은 다른 지역 혁신도시와 비교해 정주 여건이 괜찮은 편이지만 직원 불만 사항에 대한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handbroth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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