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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고상 최초 3년 연속 장편상 수상…'다섯 번째 계절'

흑인 여성 N.K. 제미신 작품
새로운 세계관 창조해 인종차별과 문화적충돌 정면으로 다뤄
다섯 번째 계절[황금가지 제공]
다섯 번째 계절[황금가지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지진 활동과 관련된 에너지를 조종하는 엄청난 힘이 있지만, 이를 제대로 다루지 못해 오히려 배척받는 소수민족 '오로진'.

오로진인임을 숨기며 평범하게 살아가다가 자식을 잃은 여성 에쑨, 부모에게 버림받고 낯선 이의 손에 이끌려 새 인생을 시작하게 된 다마야, 오로진을 관리하는 펄크럼의 의무에 속박된 채 임무를 수행하러 나선 시에나이트.

소설은 이 세 오로진 여성의 시점을 넘나들며 이들이 펼치는 모험을 뒤따른다.

무대는 '아버지 대지'란 개념이 지배하는 혹독한 세계, 그 안에서도 '고요'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고대한 초대륙이다.

이곳에는 최소 반년, 길게는 수세대가 지나도록 지진 활동이나 다른 대규모 환경 변화가 지속해서 일어나는 재해의 시기인 '다섯 번째 계절'이 있다.

세 여성의 관계가 차츰 밝혀질수록 억겁의 세월 동안 오로진이 차별과 멸시를 당하게 된 근원과 대륙에 닥친 계절의 비밀 역시 실체를 드러낸다.

이 소설은 과학적 상상력을 토대로 새로운 세계에서의 모험을 펼쳐 보이는 흥미진진한 SF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오로진'은 우리 시대 차별받는 모든 이들을 대변하고, 그들의 운명과 투쟁은 인종차별과 문화적 충돌이라는 우리가 사는 이곳에서도 적용되는 주제를 정교하게 담아낸다.

N.K. 제미신에게 2016년 첫 휴고상 장편상을 안긴 '다섯 번째 계절'(황금가지)은 '부서진 대지' 3부작 첫 번째 작품이다.

그는 이 소설로 아프리카계 미국인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휴고상 최우수 장편상을 받았고, '오벨리스크 관문'과 '돌빛 하늘'로 다음 두 해까지 연이어 수상한다.

이는 1953년 휴고상이 시작된 이래 첫 기록이다.

하지만 그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점차 다양성을 추구하는 장르 소설계 흐름에 반발하는 '새드 퍼피'운동이 문제시돼 휴고상이 홍역을 치른 이듬해 수상한 제미신의 성과를 실력이 아니라 흑인 여성인 덕분이라고 깎아내리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장편뿐 아니라 단편, 중편, 시리즈 등 대부분 분야를 여성 작가들이 휩쓴 2018년 휴고상 시상식에서 제미신은 자신이 상 받는 이유는 이전 모든 장편상 수상자와 마찬가지로 노력 때문이라고 소감을 밝히며 반대자들에게 통렬한 한 방을 날렸다.

"올해는 제가 그 모든 반대자, 제가 이 무대에 설 자격이 없으며 저 같은 사람들은 이런 영광을 누릴 수 없고, 우리는 그들처럼 실력이 아니라 '정체성의 정치' 때문에 상을 받은 것이라 외치려 드는 형편없고 좀스러운 한명 한명에게 미소를 지을 수 있게 된 해입니다. 저는 그 사람들에게 미소를 지으며 거대하고 빛나는 로켓 같은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줄 것입니다."(2018년 휴고상 수락 연설 중)

박슬라 옮김. 황금가지. 612쪽. 1만5천800원.

bookmani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1/23 11:3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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