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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북미 고위급회담, '행동 대 행동'에 합의하길

(서울=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3일(현지시간) 방송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회담의) 세부사항을 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고위급 회담이 임박했다는 징후다. 이르면 이번 주말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회담이 뉴욕에서 열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내달 중순 베트남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는 가운데 이를 향한 사전 작업이 전개되고 있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이번 고위급 회담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패를 좌우하는 예비회담이다.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이 적성국간의 '해빙'을 상징하고 양국의 목표와 지향을 큰 틀에서 설정하는 회담이었다면, 2차 정상회담은 북미의 새로운 관계, 한반도 평화체제,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로드맵을 도출하는 회담이어야 한다. 양국 관계의 진전에 필요한 것은 세리머니가 아니라 구체적 행동과 성과이다. 고위급 회담에서는 정상회담의 시기나 장소뿐 아니라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상응 조치에 관한 합의문 초안이 만들어져야 한다. 의제 협상의 진전과 합의는 정상회담 성공의 전제이다.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등이 거론되는 데 대해 북미 간 협상이 북핵 폐기보다는 미국에 대한 북한의 위협만 제거하는 쪽으로 국한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회견에서 북한의 비핵화 행동으로 ICBM 폐기 등을 거론한 바 있고, 폼페이오 장관이 북미 협상과 관련해 "궁극적으로 미국 국민의 안전이 목표"라고 말한 데서 이런 우려가 일각에서 재생산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민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미 당국자의 발언은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니다.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 비핵화'(FFVD) 목표는 불변이라고 폼페이오 장관은 언명했다.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에서 ICBM 폐기와 완전한 비핵화 사이에 벽을 쌓고 양자를 대립시킬 필요는 없다. 미국도 북핵 폐기가 일괄타결로는 불가능하며, 단계적 접근으로 성취 가능하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상호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한반도 비핵화를 증진할 수 있다'고 언명한 것도 북·미 쌍방이 단계별로 합의한 '행동 대 행동'으로 신뢰를 구축해나가는 것이 비핵화의 토대를 공고히 하는 과정이라고 공감했기 때문이다. 북한의 ICBM 폐기와 미국의 부분적인 대북 제재 완화 등의 교환은 '비핵화'와 '제재 해제'라는 더 큰 교환을 위한 마중물, 신뢰 구축 조치로 이해할 수 있다.

지난해 6월 북미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들어간 이유는 미국이 요구하는 핵 신고와 같은 비핵화 조치와 북한이 요구하는 제재 해제 등 관계 정상화의 선후에 대한 대립이었다. 여기에 계속 발목이 붙잡혀서는 북미 정상회담의 이행 동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고위급 회담은 역지사지의 정신으로 돌아가 신뢰를 쌓는 실질적 조치들의 교환에 집중해야 한다. 북한은 ICBM 폐기는 물론 보다 과감한 비핵화 이행 조치를 내놓고, 미국도 대북 제재를 완화하고 남북경협의 장애물을 치워주는 등 상응 조치를 통해 더 진전된 비핵화 행동을 유도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1/14 17:5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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