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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 외교관 규모 제한 해제 등 미국에 접근 나서

러시아와 원유가 분쟁, 제2의 우크라이나 될까?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러시아의 유럽 내 유일한 동맹이자 서방 진영과의 완충지대 역할을 해온 벨라루스가 최근 미국 등 서방과 관계개선에 나서면서 러시아와의 전통적인 동맹 관계에 차질을 빚고 있다.

벨라루스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장기 통치하에 유럽의 마지막 독재국으로 불리면서 한편으로 러시아와 동맹 관계를 유지해왔으나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과 우크라이나 동부 내전, 조지아 영토 일부 점령 등을 계기로 그동안 나름대로 독자노선을 모색하고 있다.

루카셴코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유럽연합(EU) 등 서방과 중국 등과 관계강화를 모색하는 등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해왔으나 지난해 말 러시아 측의 원유가 인상을 계기로 관계가 급격히 경화되고 있는 것으로 외교 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가 지난 11일 전했다.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위키피디아)

러시아는 그동안 벨라루스에 국제시세보다 저가로 원유를 공급해 벨라루스 경제를 뒷받침해왔으나 최근 원유 수출가를 국제시세로 인상함으로써 벨라루스로서는 큰 타격을 받게 됐다.

이에 벨라루스는 오는 2024년까지 최대 120억 달러(약 13조5천억원)로 예상되는 세수손실을 벌충해줄 것을 러시아 측에 요청했으나 아직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달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난 후 "만약 러시아 지도부가 서유럽의 유일한 동맹에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안긴다면 이는 그들이 택한 것"이라고 경고성 발언을 했다.

유럽의 장기 독재자 두 스트롱맨이 정면충돌한 것이다.

벨라루스는 이어 지난주 자국 주재 미 대사관 외교관 규모에 대한 제한을 해제해 수도 민스크 주재 미 외교관 수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벨라루스 외교부는 지난주 미 국무부에 직접 전화를 걸어 이러한 방침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벨라루스는 지난 2008년 미국이 자국 인권실태를 비난, 제재를 부과하자 미 대사를 추방했다. 또 35명의 주재 외교관 가운데 30명을 추방했다.

이후 벨라루스는 자국 주재 미 외교관 규모를 5명으로, 나중에는 10명으로 제한해왔다. 벨라루스 국가 규모 면 미국으로선 통상 30명 정도의 외교관이 주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미 행정부는 인권을 이유로 관계개선에 소극적이었던 전임 오바마 행정부와 달리 벨라루스와 관계개선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왔으며 지난해 말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국무부 고위관리가 벨라루스를 방문하기도 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 25년간 과거 소련 스타일로 벨라루스를 통치해왔으며 냉전 종식 후 주변국들이 민주국으로 전환, EU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등 국제기구로 편입하는 상황에서도 유럽의 마지막 독재국으로 불려왔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 측의 의도를 경계하면서 국가 안전을 위한 다자외교를 모색하고 있다. 근래 서방의 인권탄압 비난을 무마하기 위해 정치적 통제를 완화하고 있다. 러시아와의 '형제국'에서 벨라루스 민족주의자로 변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제는 러시아가 벨라루스의 이러한 서방 접근, 또는 '양다리 '정책을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것이다. 양국은 지난 1999년 국가통합조약을 체결한 바 있다. 장기적으로 양국이 각기 주권을 보유하되 단일 의회와 통화를 갖고, 또 단일 국가원수를 갖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루카셴코 대통령은 자칫 통합조약이 러시아가 벨라루스를 병합하는 구실이 될 수 있다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그는 지난달 러시아와 원유가 보상 협상이 결렬되자 러시아가 벨라루스 경제를 악화시켜 이를 틈타 병합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벨라루스가 서방에 계속 접근할 경우 우크라이나처럼 또다시 무력으로 병합을 시도할 가능성도 없지 않으나 우크라이나와는 환경이 다르고 또 병합에 따른 후유증을 톡톡히 치르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무모한 병합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그러나 러시아와 서방과의 관계가 악화할수록 러시아 측 태도가 예측 불가능해지는 만큼 실력행사가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완충지대가 친서방국으로 변하는 것을 방관하지 않을 것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yj3789@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1/14 16:3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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