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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비싼 고양이똥 커피 마시고 새벽줄 서가며 돈가스 먹을까

"착각·자기기만·망상서 탈출하자"…신간 '지각지능'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공상과학(SF) 영화의 신기원을 연 '매트릭스' 시리즈에서 인간은 0과 1로 이뤄진 이진법의 가상 현실에 살고 있다. 나는 지금 아름다운 여성과 키스하고 있지만, 진실이 아니다. 그렇게 생각할 뿐이다.

착각과 오해, 자기기만, 편견과 편향, 망상과 환상, 오판과 오류로 가득한 세상에서 우리는 매일 허우적대고 있다는 얘기다.

사실 이런 개념은 동양철학과 종교에서 더 일찍, 더 많이 다뤄졌다. 원효대사가 '돈오돈수(頓悟頓修)' 하게 된 것은 유학길에 실수로 마신, 해골에 담긴 달콤한 물 덕분이었다. 단순하게 말하면 당신이 느끼고 생각하는 게 당신의 외부 세계를 구성한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인간 지각 전문가인 브라이언 박서 와클러가 지은 '지각지능'(소소의 책 펴냄)은 우리가 외부 세계를 느끼고 받아들이는 감각과 사고가 얼마나 부정확하고 주관적인 것인지 보여준다. 마치 모래 위에 지은 성처럼 위태롭고 불안정하고 완전치 못하다.

실제로 우리 뇌와 감각은 사물과 현상을 있는 그대로 지각하지 못한다. 어떤 때는 경직된 신념을 고집하느라, 때로는 낡은 패러다임에 빠져 실재와 진실에 접근하지 못한다. 저자는 이러한 기만적 현상의 원인을 낱낱이 밝혀내고 분석해 알려준다.

송골매에게 실재인 것이 텍사스 도롱뇽에게는 허구이고, 붉은꼬리말똥가리가 사는 세계는 별코두더지에게는 4차원과 같다.

인간 역시 양육 방식, 심리 구조, 생물학적 기제, 유전자, 습관 등에 의해 저마다 다르게 규정된 세계를 살아간다. 예컨대 사후 세계에 대한 교황의 견해는 이론물리학자 로렌스 크라우스와 판이하지만 서로 자신의 견해가 옳다고 확신한다. '공감각'(synesthesia)이라는 뇌 질환에 걸린 사람은 음악을 보고 소리를 맛본다.

지각지능
지각지능

이처럼 우리가 지각하는 것들이 각자 다르기 때문에 우리 모두 각각의 '매트릭스'를 창조하고 그곳에서 살아가게 된다.

완벽하게 실체를 파악하는 것은 사실 인간 능력으로 불가능하다. 다만 저자는 최대한 실재에 접근하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환상과 실재를 구별하도록 우리 경험을 해석하고 때로는 조작하는' 능력인 '지각지능'(Perceptual Intelligence·PI)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PI가 높아지면 최대한 객관적으로 현상에 접근할 수 있고 긍정적이고 행복한 인생을 구현하는 데 더 유리해진다. PI를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저자에 따르면 우리 마음이 생각했던 것보다 유연하고 필요에 따라 조형되고 재가공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만 PI가 향상된다.

중요한 사건이 벌어졌을 때 결과를 결정하는 것은 사건 자체가 아니다.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사건에 대한 '지각',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대응하는 방식이다. 재난에서 생존한 영웅은 PI가 높지만, 희생자들은 PI가 낮은 사람들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PI가 높은 사람들은 인생관이 낙관적이고 긍정적이다. 이들은 똑같은 병에 걸려도 비교적 증상 완화 속도가 빠르고 치료 효과도 좋다. 저자는 '농구의 신'으로 불렸던 마이클 조던을 PI가 높은 대표적인 인물로 예시한다. 버저 비터 성공을 즐겼던 마이클 조던은 이처럼 극도의 스트레스가 집중되는 위험 상황을 평소 '자기 시각화'를 통해 모든 것이 원한 대로 이뤄지는 나만의 세계로 바꿔놓았다.

저자에 따르면 치즈 샌드위치 하나를 2만8천 달러에 사는 사람, 영업사원이 내놓은 공짜 커피와 스낵을 먹고는 자동차를 사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는 사람, 좋아하는 연예인이 광고하는 제품에 현혹되고 '고양이 똥 커피' 한 잔을 100달러나 주고 마시는 사람은 PI가 낮은 대표적인 사람들이다. 요즘 인기 TV 프로그램에 나온 돈가스집 앞에서 추운 겨울 새벽부터 장시간 줄을 서느라 돈보다 더 아까운 시간을 쓰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PI가 낮은 사람들은 논리와 이성이 완전히 결여된 관점을 옹호하면서 부도덕하고 위험한 행동을 부채질하는 광신의 세계로 빠져들기도 한다. 예컨대 사이비 종교를 열렬히 믿거나 특정 정치인의 '빠'가 되는 현상이다. 히틀러를 맹신했던 '국가사회주의독일노동자당'(나치) 구성원들은 대표적인 예다.

PI가 낮으면 쉽게 세뇌돼 삶이 불행해진다. '세뇌 탈출'에 나설 때다. 이것이 저자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다.

최호영 옮김. 344쪽. 1만8천 원.

lesli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1/14 11:0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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