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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샌 마스크도 '생존 필수템'"…최악 미세먼지에 찌푸린 출근길

수도권서 이틀연속 비상저감조치…"점심은 구내식당에서, 저녁 약속은 취소"
출근길 최악의 미세먼지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곳곳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4일 오전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서울 청계천 모전교 인근을 지나고 있다. 2019.1.14 pdj6635@yna.co.kr(끝)
출근길 최악의 미세먼지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곳곳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4일 오전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서울 청계천 모전교 인근을 지나고 있다. 2019.1.14 pdj6635@yna.co.kr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마스크 때문에 불편하기도 하지만, 공기가 워낙 탁해서 기분까지 우중충해지네요."

수도권에서 이틀 내리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4일 오전 출근길,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정 모(42) 씨는 마스크를 쓴 채 직장으로 향하는 길에 이렇게 투덜거렸다. 그는 "평소 미세먼지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 편인데, 심한 날은 아내가 꼭 쓰라고 챙겨 줘서 쓰고 나왔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 이틀 연속으로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기는 작년 1월과 3월에 이어 이날이 세 번째다. 수도권을 포함해 부산, 대전, 세종, 충남 등 10개 시·도에 이날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

"요샌 마스크도 '생존 필수템'"…최악 미세먼지에 찌푸린 출근길 - 2

추위가 닥치면 '롱패딩'이 유행하듯, 이날 출근하는 직장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미세먼지 차단용 마스크를 쓰고 찌푸린 얼굴로 걸음을 재촉했다. 미처 마스크를 챙겨 나오지 않은 이들은 목도리로 코와 입을 감싸는 임시방편을 한 채 종종걸음을 쳤다.

지하철 2호선 아현역 인근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김 모(31) 씨는 "주말 내내 집에 있느라고 마스크를 사지 못했다. 지금 편의점에서 사야 한다"며 "미세먼지 때문에 오늘 저녁 약속도 취소했다. 퇴근해서 빨리 샤워를 하고 싶다"고 푸념했다.

여의도에서 만난 이 모(26) 씨는 "요새 우리나라 겨울은 롱패딩 아니면 마스크가 하나는 꼭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면서 "추운 날엔 롱패딩 없으면 얼어 죽겠고, 날 풀리면 어김없이 미세먼지가 날아오니 출근길이 매번 너무 힘들다"며 인상을 구겼다.

김 모(45) 씨는 "주말 동안에 집에만 있었더니 미세먼지가 이렇게 심각한 줄 몰랐다"며 "아침에 집을 나서면서 사방이 희뿌연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집으로 돌아가 마스크를 챙겨 출근했다"고 말했다.

'거부할 수 없는 마스크'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곳곳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4일 오전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2019.1.14 utzza@yna.co.kr(끝)
'거부할 수 없는 마스크'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곳곳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4일 오전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2019.1.14 utzza@yna.co.kr

실제 북한산 인근에 사는 기자가 오전 6시께 집을 나서며 확인한 결과 평소에는 야간에도 뚜렷하던 산의 윤곽이 이날 출근길에는 전혀 보이지 않을 만큼 시야가 나빴다.

용산에서 강남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송 모(36) 씨는 "아침에 차를 몰고 잠수교를 건너는데 평소라면 조깅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많았지만 오늘은 휑하고 차만 다니더라"며 "출근하면서 하늘이 잿빛인 걸 보고 오늘은 점심 때도 나가지 말고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비상저감조치로 행정·공공기관 차량 2부제가 시행된 수도권에서는 2부제 대상차량을 무심코 몰고 나왔다가 진입을 거부당하는 사례가 일부 발견됐다.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는 청사 내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유아 동승차량과 장애인 차량, 민원인, 외부에서 회의차 온 차량 등 예외 대상을 제외하고 차량 끝자리가 홀수인 차량은 진입이 통제됐다.

입구에서 근무하는 청사 방호원은 예외 대상이 아닌 홀수차량 한 대가 들어오려 하자 인근 세종문화회관 쪽을 가리키며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라"고 안내했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 외부활동이 많은 업종 종사자들은 걱정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파트 단지 내 분리수거장에 마스크를 끼고 나온 최 모(37) 씨는 "6살짜리 아들이 계속 밖에 나가고 싶어하는데, 공기가 이렇게 매캐해서 유치원도 못 보내지 않겠나 싶다"며 안타까워했다.

강서구 한 아파트 단지 경비원 강 모(61) 씨는 "경비실에 마스크를 쌓아두고 동료끼리 나눠 쓴다"며 "재활용품 정리나 주변 청소 등 외부활동이 많은 우리 같은 일은 마스크 없이는 못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미세먼지에 따른 불편이 일상화하는 상황이 우려된다며 정부에 대책을 촉구했다.

안국역 인근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장 모(56) 씨는 "어제와 오늘 괜히 목이 따갑고 가래도 심하다"며 "이런 상황이 일상이 되는 것 같아 겁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에서 계속 대책을 마련한다고는 하지만 상황이 나아지는 것 같지 않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세워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아침부터 숨 막히는 도심
아침부터 숨 막히는 도심(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곳곳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쪽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가 뿌옇다. utzz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1/14 09:5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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