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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 떨어지는 대북 확성기…업체 대표 징역 3년 실형

송고시간2019-01-11 15:17

브로커 동원해 정보 빼낸 뒤 낙찰…수입산 부품을 국산품으로 '둔갑'

법원 "국가 주도 사업 신뢰 크게 실추…군에도 책임" 지적

철거되는 대북 확성기
철거되는 대북 확성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박근혜 정부 시절 대북확성기 사업 비리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브로커와 업자 등이 1심에서 대거 유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영훈 부장판사)는 11일 브로커를 동원해 대북 확성기 사업을 낙찰받은 음향기기 제조업체 인터엠 대표 조모씨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하는 등 연루자 10명에게 각 징역형의 집행유예와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대북확성기 사업은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국가 안보와 연관돼 있어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임에도, 사업 정보를 미리 인지하고 그에 맞춰 유리한 제안 요청서를 작성해 공정한 경쟁을 불가능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국가 주도 사업의 신뢰가 크게 실추됐다"면서 "군 관련 비리는 국가 안보 자체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어 그 죄책이 무겁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다만 대북확성기 사업은 큰 규모의 예산이 투입됨에도, 국군 심리전단 내 재정담당관 한 명이 일을 맡고 있고, 심리전단에서도 면밀한 검토 없이 무작정 사업을 진행하기에 급급했다"며 군 자체도 불공정 경쟁을 초래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북확성기 사업은 2015년 8월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 이후 대북 심리전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됐다. 사업자로 선정된 인터엠은 2016년 말 확성기 40대(고정형 24대·기동형 16대)를 공급했으나 성능이 떨어진다는 지적과 함께 입찰 비리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검찰이 지난해 2월 감사원 요청에 따라 수사에 착수해 3개월간 진행한 결과 인터엠의 확성기는 군이 요구하는 '가청거리 10㎞'에 미달하는 '불량품'으로 드러났다.

군은 도입 과정에서 확성기의 가청거리를 주간·야간·새벽 3차례 평가했지만, 성능은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자 업체는 브로커를 동원해 로비를 벌였고, 군은 소음이 적은 야간이나 새벽 중 한 차례만 평가를 통과하면 합격하도록 인터엠을 위해 기준을 낮춘 것으로 조사됐다.

인터엠은 수입산 부품을 국산으로 속이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은 인터엠 법인에도 벌금 1천만원을 선고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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