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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국가비상사태' 선포 수순 밟나…뜨거워지는 법리공방

'군 건설자금 전용' 등 여러 법률조항 근거로 내세울 듯
58차례 국가비상사태 선포…北 핵·미사일 위협도 국가비상사태 대상
전문가들 "대통령 언제든 원할 때 가능" vs "법적분쟁 소지 높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한 국가비상사태(national emergency) 선포 가능성을 적극 시사하면서 그 실현 가능성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밤 방송된 폭스뉴스 앵커 션 해니티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절대적 권한이 있다. 법률에 매우 명확히 나와 있다"며 의회가 장벽 건설 예산을 승인하지 않을 경우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남부 국경지대를 방문하기 전 "우리가 (장벽건설 예산 합의에서) 이겨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 국경 지역인 매캘런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
미 국경 지역인 매캘런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AP=연합뉴스]

미국 대통령은 1976년 제정된 '국가비상사태법(National Emergencies Act of 1976)'에 따라 국가적 위기 발생 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행정 권한'의 확대를 꾀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가 국가비상사태에 해당하는지는 법에 뚜렷이 규정돼 있지 않아 사실상 '대통령의 재량'에 달려있다는 게 미국 언론의 설명이다.

미국의 국가비상사태 선포는 1976년부터 지금까지 총 58차례 있었다. 이 가운데 31차례에 걸친 비상사태 선포는 아직 효력이 유지되고 있다.

예를 들어 조지 W.부시 대통령이 9·11테러 발생 사흘 뒤 선포한 국가비상사태는 현 트럼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매년 연장되고 있다. 또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의 경우 첫 대북제재 행정명령이 나온 2008년 6월 이래 매년 국가비상사태 대상으로 지정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면 미국 연방법의 다양한 조항에 따라 의회 승인 절차 없이 장벽건설에 필요한 예산을 조달할 수 있다.

실제로 백악관이 국경장벽 건설 비용 조달을 위해 육군 공병단에 재해복구지원 예산을 전용할 수 있는지 검토해줄 것을 지시했다는 보도가 이날 잇따라 나왔다.

트럼프, 멕시코 접경 방문
트럼프, 멕시코 접경 방문(리오그란데[미 텍사스주] AP=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리오 그란데의 멕시코 접경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가운데)이 현지 국경경비 관계자들에게 얘기하고 있다. bulls@yna.co.kr

군대의 역할을 규정한 연방법 제10조(US Code. Title 10)의 내용 중 '비상사태에는 국방부가 의회의 승인 없이 병력을 동원해 건설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또 이런 프로젝트는 군사용 건설자금과 주택 건설자금의 총액 범위에서 전용해 집행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현재 약 130억 달러의 군사용 건설자금과 주택 건설자금이 책정돼 있으나, 이미 110억 달러는 사용처가 정해져 있어 20억 달러만 전용될 수 있다고 의회 보좌관들이 추정하지만, 전용 가능액이 이보다 더 많을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 선포의 근거로 연방법 10조의 내용 중 '국방부 장관은 미국 국경을 넘나드는 약물 밀수 통로 차단을 위한 길과 울타리, 조명설치를 지원한다'는 284조를 활용할 수도 있다.

만약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장벽이 건설된다면 기존 농경지에 세워지게 된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농업에 관한 미 연방법 제7조(US Code. Title 7) 내용 중 '국가비상사태에 동안 국방 목적을 위한 농지 획득이나 사용에는 농지보호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조항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ABC뉴스는 전했다.

아울러 공중보건과 복지에 관한 미 연방법 제42조(US Code. Title 42)는 '연방 사업에 따른 이주민은 기존의 주거지에 상응하는 주택으로 이전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한 떠날 필요가 없다는 조항은 국가비상사태 선포 시 적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트럼프 '국가비상사태' 선포 수순 밟나…뜨거워지는 법리공방 - 3

법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장벽건설을 위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는지에 대해 법리적 공방이 뜨겁다.

남텍사스 법대의 헌법학자 조시 블랙맨은 "기본적으로 대통령은 언제든 원할 때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고, 시카고-켄드 법대의 해롤드 크렌트 학장도 "의회는 국가비상사태 법에 따른 대통령의 재량을 제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브루킹스 연구소의 선임 연구원 윌리엄 갤스턴은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경우 몇 가지 다른 법적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며 "장벽건설 때문에 땅을 빼앗긴 사람들은 소송을 걸고 '국가비상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른바 수용권(정부가 공공의 사용을 위하여 보상을 대가로 사유 재산을 수용하는 권리)을 둘러싼 법률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의회가 양당의 합의로 선포를 취소할 수 있지만, 이 또한 대통령이 거부할 수 있다. 그동안 의회가 대통령이 선포한 국가비상사태를 취소하려 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ABC뉴스는 전했다.

noano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9/01/11 16:2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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