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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하면 둘씩이나…" 잇단 분신사태에 택시기사들 격앙

송고시간2019-01-10 14:49

"갈등 해소 안되면 죽는 사람 더 나올 것…합리적 방안 찾아야"

'근조' 검은 띠 부착한 택시
'근조' 검은 띠 부착한 택시

[촬영 성서호]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오죽하면 둘씩이나 극단적 선택을 했겠어요. 더는 택시기사를 궁지에 몰아넣어 죽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10일 서울 종로구에서 만난 개인택시 운전사 이 모(66) 씨는 '카카오 카풀'에 반대하는 택시운전사의 분신 사망사례가 전날 또다시 발생한 사실에 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9일 오후 6시께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2번 출구 앞에서 개인택시 운전사 임 모(64) 씨가 자신의 택시 안에서 분신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그는 카카오 카풀에 반대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작년 12월10일 택시기사 최 모(57) 씨의 분신 사망 이후 두번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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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ROwwFh9yY3k

"개인적으로 카풀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이씨는 "카풀 애플리케이션(앱)이 도입되면 택시기사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택시업계와 정부, 카카오 간 대화가 잘 이뤄져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카풀 서비스 도입을 둘러싸고 택시기사들의 비극이 잇따르자 카카오와 정부를 비판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기사들이 적지 않았다.

법인택시를 모는 최 모(67) 씨는 카카오택시를 비롯한 택시 앱을 모조리 지웠다며 "벌어 먹고사는 데 지장 없다. 자가용 영업행위 용인이 문재인 대통령이 말하는 4차 산업혁명인가"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최씨는 "현행법에서 자가용 영업은 엄연히 불법인데 대기업 카카오에서 한다고 불법이 아니게 되느냐"면서 "카카오에서 한다는 카풀은 자가용 영업인데, 자가용 영업은 세금도 안 붙는다. 그럼 누가 미쳤다고 세금 내 가며 택시를 몰겠나"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당시 사업에 실패한 뒤 줄곧 택시를 몬다는 이 모(57) 씨는 "(택시기사들이) 먹고사는 문제 때문에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지 영업권을 뺏겨서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택시기사는 갈 데 없는 사람들의 마지막 직업인데, 카풀 영업 허용은 기사들의 목숨을 뺏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택시기사들은 돈을 많이 버는 집단이 아니라 겨우 밥벌이하는 사람들"이라며 "갈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죽는 사람이 더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카풀 반대' 택시기사 또 분신… 택시업계 반발 커질 듯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에 설치된 카풀 반대 천막농성장 앞에서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카풀 도입 반대 문구를 택시에 부착하고 있다. 9일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 도로변에서 '카카오 카풀' 도입에 반대하며 분신을 시도한 택시기사 임 모(64) 씨가 전신에 화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카풀 반대를 주장하며 분신해 사망한 두 번째 사례다. saba@yna.co.kr(끝)

'카풀 반대' 택시기사 또 분신… 택시업계 반발 커질 듯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에 설치된 카풀 반대 천막농성장 앞에서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카풀 도입 반대 문구를 택시에 부착하고 있다. 9일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 도로변에서 '카카오 카풀' 도입에 반대하며 분신을 시도한 택시기사 임 모(64) 씨가 전신에 화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카풀 반대를 주장하며 분신해 사망한 두 번째 사례다. saba@yna.co.kr

송파구에서 만난 법인택시 기사 이 모(62) 씨는 임씨의 사고 소식을 듣고 "오죽 답답했으면 그런 선택을 했을까 싶어 남의 일 같지 않았다"며 "기사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건 이후에는 집단으로든 개인으로든 더 강력히 행동해야겠다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전날 분신한 임씨와 같은 개인택시 기사들은 한층 더 큰 공감을 나타냈다.

영등포구에서 만난 개인택시 운전사 최 모(70) 씨는 "이번에 돌아가신 분이 개인택시 영업자라 더 크게 공감이 간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개인택시 기사는 법인택시 기사보다 더 취약하다. 카풀 서비스는 개인택시 영업자를 다 죽이는 것"이라며 "정부가 이 문제를 방관하는 게 이상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3년째 영업 중인 개인택시 기사 지 모(70) 씨는 "죽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긴 하다"며 "개인택시 대부분이 하루 10만원도 안 되는 벌이로 극단에 몰린 상황"이라고 전했다.

'굳이 극단적 선택까지 했어야 했나'라며 다소 기류가 다른 반응을 보이는 기사들도 있었다.

한 40대 개인택시 운전사는 "카카오 카풀 저지가 애국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일도 아니지 않나"라며 "좀 더 두고 보고 집회에도 참석하고 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택시 운행 중 카카오택시 앱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었다.

30년간 택시를 몰았다는 박 모(62) 씨는 "동료로서 마음이 좋지 않다"면서도 "사실 카카오에서 손님들 연결해준 덕에 기사들도 이익을 보고 도움 되는 일도 많았다"며 "다른 나라에서도 이미 하고 있고, 다른 차량 공유 서비스도 많은데 반대해서 될 일인가"라고 말했다.

광화문 택시 화재
광화문 택시 화재

(서울=연합뉴스) 지난 9일 오후 6시 3분께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2번 출구 앞 도로에서 택시에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택시운전자가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독자 이상호씨 제공] 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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