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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고 답하다] 이성진 "학교석면 제거 공사, 철저한 관리 감독이 중요"

"학교석면 제거는 미래 피해자 발생 막기 위한 것"
"현실적인 라돈 측정기준 마련과 피해자 구제조치 이루어져야"
환경보건시민센터 이성진 사무국장
환경보건시민센터 이성진 사무국장

(서울=연합뉴스) 김은주 논설위원 = "학교석면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위해서는 업체 선정에서부터 공사 후 관리까지 전 과정에 걸쳐 철저한 관리 감독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이성진 사무국장은 "학생들이 자라서 석면 질환 피해자가 되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해 학교석면 문제는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사무국장은 "1급 발암물질인 라돈의 경우 현실적으로 적합한 측정기준부터 마련해야 한다"라며 "피해자 구제조치가 신속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학교석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이유는.

▲ 미래에 석면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현재 석면 피해로 구제급여를 받는 사람이 3천800여명이다. 대부분이 석면 관련 종사자들, 석면광산이나 공장 주변 거주자들이다. 그러나 공사판 인부들, 교원, 방송국 기자, 군인도 있었다. 방송국 기자의 경우 녹음실이나 스튜디오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군대 막사에서 슬레이트 청소를 하다가 석면에 노출되기도 한다.

사람에 따라 피해 정도가 다르다. 취약한 사람은 단기간 소량으로 노출돼도 석면폐증, 폐암, 악성중피종 같은 치명적인 질병에 걸릴 수 있다. 잠복기를 15~20년 정도로 잡는다. 23세 대학생이 석면폐증에 걸린 사례가 있는데, 이 학생은 석면과는 무관한 환경에서 살았다. 의심되는 것은 학교이다. 잠복기를 15년으로 한다면 초등학교 2~3학년 때 석면에 노출됐을 수 있다.

-- 학교석면 철거 공사의 문제점은.

▲ 학교석면을 철거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짐에 따라 당국이 전국적으로 조사를 시행해 석면 지도를 만들었다. 철거작업 일정도 마련했다. 2016년 겨울방학 이후 방학마다 석면 철거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석면이 들어있는 지점이 지도에 정확하게 나와 있지 않은 경우가 있다. 지도가 잘못되면 해체해야 하는 양 자체가 달라진다.

석면 철거 공사를 하려면 보양 작업을 해야 한다. 보양 작업을 하게 되면 건물 밖에서 안으로 공기가 못 들어오고, 안에서 밖으로도 공기가 못 나간다. 에어컨도 못 튼다. 여름에는 보양 작업이 제대로 될 수가 없다. 방학 중에 해야 한다고 무리하게 일정을 잡아 강행해서는 안 된다.

공사가 끝난 후 잔류 석면을 검사하면 여전히 석면이 남아있는 경우가 있다. 감리업체가 일반 현미경으로 보고 석면이 없다고 결론을 내려도, 학부모나 시민단체 등에서 시료를 채취해 전자현미경으로 보면 나온다.

현실적으로 공사단가도 안 맞는다. 일은 많은데 시공업체는 얼마 되지 않아 등급이 낮은 업체가 여러 군데 공사에 참여하기도 한다. 시공업체가 직접 입찰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입찰에 특화된 업체가 참여해서 일감을 나눠주는 식으로 진행된다. 제대로 된 관리 감독이 어렵다.

-- 개선방안은 없는가.

▲ 교육청이 사업비를 대고 해당 학교가 석면철거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공사를 진행한다. 학교장 또는 교감이 위원장을 맡고, 시설관리자, 학부모 모니터링 단, 감리자 등이 들어간다. 비대위를 대상으로 석면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교장과 학부모들의 인식이 중요하다. 시공업체에 대해서도 선정 단계에서부터 마무리까지 관리 감독이 확실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이성진 사무국장
환경보건시민센터 이성진 사무국장

-- 라돈 문제는 어느 정도로 심각한가.

▲ 라돈은 1군 발암물질이다. 라돈은 자연적으로 발생해서 저절로 날아가기도 한다는 이유로 라돈이 검출된 것이 별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이 일부 있으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문제는 생활제품에서 나오는 라돈이다. 흡입과정 자체가 자연 발생 라돈과 상당히 다르고 위험하다.

-- 대진침대의 후속 조치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가.

▲ 리콜 대상은 8만8천개 중 6만6천개였다. 지난해 5월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대진침대가 1달 동안 하루 2천개씩 문제가 있는 제품을 회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실제 대진침대가 회수한 것은 하루 200개 정도였다. 피해자들이 반발하자 우정사업본부를 통해서 이틀에 걸쳐 3만5천개 정도 수거했다. 아직도 수거, 교환이 되지 않은 것이 많다.

한국소비자원이 대진침대 소비자들의 집단분쟁조정 신청에 대해 매트리스를 교환해주고 위자료로 3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조정 결정을 내렸으나 실제로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 생리대, 해외구매 라텍스 제품, 일부 아파트의 라돈 문제도 논란이 되고 있다.

▲ 생리대의 경우 라돈 측정에 문제가 있다. 생리대 사용 지점이 호흡기까지 50㎝가 넘기 때문에 괜찮다는 발표가 있었다. 문제는 주변에 아이가 있는 경우이다. 젖을 먹이거나, 아이를 안고 있을 때 바로 아이와 밀착된다.

해외에서 개인이 구매한 라텍스 제품은 13만개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당국이 의심 제품에 대한 방사성 테스트 및 라돈 측정 사업을 발주했다. 카페 회원 3만8천여명이 자체 조사를 거쳐 7개국 19개 회사 제품이 문제가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위의 두 가지는 생활용품이다. 반면 아파트는 건축자재가 문제가 된다. 건축자재는 생활용품보다 규정이 훨씬 느슨하다. 좀 더 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주거문화는 기본적으로 온돌을 사용한 좌식문화이다. 미국처럼 입식 생활을 하는 곳의 측정기준이 50㎝인데 우리 기준도 그렇게 만들었다. 우리는 개인 주택이든 어린이집이든 어디나 바닥에 눕는다. 어느 위치에서 측정하느냐가 문제이다. 우리 생활에 맞는 측정기준이 필요하다.

--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는 잘 진행되고 있다고 보는가.

▲ 가습기살균제 피해 인정 질환이 천식, 폐 손상, 태아 피해 3가지이다. 문제는 인정 질환으로 인정받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몇 개월 이상 입원 기록을 제시해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롭다. 해당 제품을 구매했다는 노출 인정도 받아야 한다. 가습기살균제 사용자는 350만~40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치료를 받는 전체 피해자가 49~56만명 정도, 수술이나 입원을 한 중증피해자가 4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현재 피해신고자는 6천215명, 사망자는 1천360명, 정부인정자는 679명, 사망 인정자는 130명이다. 일단 인정 질환을 확대해야 한다. 구제 인정률을 높이고 지원을 제대로 해야 한다.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이 통과되고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도 발족했다. 특조위는 피해자들을 좀 더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기업에 대한 책임조사가 이루어졌는지, 피해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조사해야 한다. 피해자들은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된 사람이면 일단 피해자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한다. 자신들이 아니라 가해자가 피해입증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돼야 하고, 집단소송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등이 국가 차원에서 보장돼야 한다.

-- 미세먼지 대책은 어떠한가.

▲ 국내 대책은 그런대로 잘 되고 있다. 노후화된 화력발전소의 가동을 중지한 것, 차량 2부제를 실시하는 것 등은 잘한 일이다. 정책의 큰 그림은 어느 정도 그려진 것 같은데, 피부에 와닿는 실질적인 조치는 부족하다.

예컨대 서울특별시나 경기도 등에서 공기청정기를 학교에 설치할 때 설치 면적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저감 목표치와 관리 매뉴얼이 있어야 한다. 무턱대고 공기청정기만 갖다 놓아서는 안 된다.

반면 해외 대책은 심각하다. 중국과 국가 간 협약 맺어 긴밀하게 대처해야 하는데 성과가 없다.

-- 2010년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출범한 후 어떤 활동을 했는가.

▲ 석면피해구제법,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법 제정에 참여했다. 라돈 사태가 터졌을 때 시민단체로는 처음 기자회견을 했다. 우리 국민의 건강을 지키려는 단체인데 그린피스 등 해외단체와 비교해서 관심이 적다.

-- 올해 사업은 어디에 중점을 둘 것인가.

▲ 석면, 가습기살균제, 라돈에 대한 사업은 변화에 맞춰서 계속 진행할 것이다.

지난해 시작했다가 중간에 멈춘 것이 손 선풍기의 전자파 문제이다. 정부는 기준치가 괜찮다고 하는데, 평균치가 아니라 피크치에 주의해야 한다. 오는 6~7월 덥기 시작하면 본격적으로 다시 다룰 것이다.

학교석면 철거 공사
학교석면 철거 공사

※ 이성진 환경보건시민센터 사무국장은 1990년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그린디자인을 전공했다. 2007년부터 지속 가능하고, 누구나 보편적으로 쓰기 좋게 하며, 자원 낭비를 줄이는, 인간과 자연을 위한 디자인을 표방하는 그린디자이너로 활동했다. 이 과정에서 환경단체, 시민단체와 함께 일하다가 2010년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출범하면서 운영위원 겸 아트디렉터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2017년 대기 오염팀 팀장을 지냈고, 2018년 3월부터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kej@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1/06 09: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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