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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우리동네] 왕이 8일간 머문 마을, 남양주 왕숙

정부 3기 신도시 발표로 관심…한양으로 가는 '길목'

(남양주=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3기 신도시 조성 계획으로 주목을 받는 경기도 남양주시 '왕숙천'(王宿川) 일대는 조선 시대 왕과 관련이 있는 하천이다.

[그래픽] 남양주 왕숙 신도시 조성 계획
[그래픽] 남양주 왕숙 신도시 조성 계획

12일 남양주문화원에 따르면 '왕숙'이라는 이름과 관련해 두 가지 이야기가 전해온다.

조선 태종 이방원이 형제들을 죽이고 왕위에 오르자 아버지인 태조 이성계는 함흥으로 떠나버렸다.

이방원은 신하들을 함흥으로 보내 아버지가 돌아오도록 백방으로 노력했다.

그러나 이성계는 일체 거절했고 아들이 보낸 신하들을 죽이기까지 했다. 심부름을 보냈는데 돌아오지 않는다는 뜻의 '함흥차사'(咸興差使)가 여기서 유래됐다.

이방원은 궁리 끝에 이성계의 사부 격인 무학대사를 보내 아버지를 환궁시킬 수 있었다.

이성계는 한양으로 돌아오는 길에 현재 남양주의 한 마을에서 여덟 밤(팔야·八夜)을 머물렀다. 이곳은 현재의 진접읍 팔야리에 해당한다.

그리고 이 마을 앞을 지나는 하천을 '왕이 자고 갔다'는 의미로 왕숙천이라고 불렀다.

또 다른 이야기로 '왕이 길이 잠든다'(永宿)는 뜻에서 왕숙천이라고 이름 지었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왕숙천은 길이 37.8㎞로, 포천시 내촌면에서 시작돼 남양주시, 구리시를 거쳐 한강으로 흐른다.

물줄기를 따라 포천과 남양주 경계 부근에 세조가 안장된 '광릉'이 있고 구리에는 9명의 왕이 잠들어 있는 '동구릉'이 있다.

동구릉은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을 비롯해 현릉, 목릉, 휘릉, 숭릉, 혜릉, 원릉, 수릉, 경릉 등 조선왕릉 9기에 왕과 왕비 17위가 안장된 유적이다.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마을 주민들이 세조가 안장된 뒤 '왕숙천'이라고 불렀으며 일부는 왕산내, 왕산천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1861년 김정호가 만든 대동여지도에는 왕산천으로 표기돼 있다.

왕숙천 지명의 유래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남양주 진접·진건읍 일대는 서울로 가는 길목이다. 현재도 남양주를 관통하는 국도 6호선과 46호선, 47호선이 서울로 향해 뻗어 있다.

남양주에 조성될 3기 신도시는 진접·진건읍 일대 왕숙 1지구와 조금 떨어진 양정동 일대 왕숙 2지구로 나뉜다.

왕숙천은 왕숙 1지구의 젖줄이다.

왕숙천 정화활동 벌이는 시민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왕숙천 정화활동 벌이는 시민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왕숙천은 1980년대 초 인구가 늘면서 각종 폐수로 오염됐다.

하천이 범람해 많은 주민이 급류에 휩쓸리는 등 큰 피해를 낳기도 했다.

그러다 1990년대부터 하천 정화와 정비가 시작됐고 현재는 왕숙천변에 자전거도로와 조깅 코스, 운동시설, 물놀이장 등 각종 체육·편의시설이 설치돼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거듭났다.

왕숙천 상류부에는 신도시가 조성된다면 하류부에는 테크노밸리가 조성된다.

구리시와 남양주시는 2017년 11월 경기도가 추진한 테크노밸리를 공동 유치했다.

왕숙천을 사이에 둔 구리시 사노동 21만9천㎡와 남양주시 퇴계원 7만2천㎡ 등 총 29만2천㎡에 조성된다.

이곳에 미래 성장을 이끌 IT(정보통신)·BT(바이오)·CT(문화)·NT(나노) 등 지식산업단지와 주거 복합시설이 들어선다.

1만2천800명의 일자리와 1조7천717억원의 경제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1980년대 피혁·염색 등 제조공장이 난립해 폐수를 쏟아낸 탓에 왕숙천이 몸살을 앓았지만, 첨단업종 중심의 산업단지가 조성돼 수질 오염 걱정은 없다.

왕숙천은 왕이 8일이나 머물다 갈 정도로 유서 깊은 하천이다.

시대 변화와 서울 중심의 정책으로 수십년간 관심에서 멀어졌지만 수년 안에 왕숙천을 중심으로 새로운 도시가 형성되고 첨단 산업단지가 조성되며 다시 주목받을 전망이다.

kyoo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1/12 11: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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