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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韓日 '레이더 갈등' 장기화 바람직하지 않다

송고시간2018-12-30 13:13

(서울=연합뉴스) 우리 해군 구축함 광개토대왕함이 지난 20일 동해 중간수역에서 북한 조난 선박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일본 초계기를 향해 추적 레이더를 가동했는지를 둘러싼 한국과 일본의 갈등이 열흘째 계속되고 있다. 일본 방위성은 해상자위대 초계기가 광개토대왕함에 근접비행하면서 촬영한 영상까지 지난 28일 공개했다. 일본 언론들은 영상 공개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29일 보도했다. 한일 국방 당국이 27일 실무급 화상회의를 갖고 갈등 해결에 나선 이튿날 일본 정부가 갈등을 추가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유감이다.

우리 군은 일본 초계기가 촬영 당시 광개토대왕함 150m 상공으로 근접 비행, 광개토대왕함 함장과 승조원들이 위협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일본 측은 고도 150m 저공비행이 ICAO(국제민간항공기구) 규정을 준수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ICAO 규정은 군용기가 아닌 민항기에만 적용된다. 우리 군은 일본 초계기 승무원들의 목소리가 다급하거나 초계기가 회피 기동하는 상황은 나타나지 않았다며 초계기에 대한 위협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광개토대왕함이 일본 초계기를 조준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핵심 정보인 레이더 주파수 특성 정보는 초계기의 감시능력을 노출할 수 있다며 공개를 거부했고 당시 영상도 일부만을 공개했다. 일본은 평화헌법에 따라 정식 군대를 보유할 수 없는 데도 초계기 승무원들이 자신들을 '해군'(navy)이라고 지칭한 의도도 걱정스럽다.

한일 외교 관계는 지난 10월 대법원이 일본 기업에 징용 배상책임을 묻는 판결을 내리면서 악화했다. 11월 위안부 피해자와 유족에게 치유금을 지급하는 화해·치유재단 해산도 공식 발표돼 갈등이 고조됐다. 양국의 외교적 대화 노력으로 과거사를 둘러싼 갈등이 최근 비교적 안정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레이더 갈등으로 다시 양국 관계가 악화하는 것은 안타깝다.

양국은 레이더 갈등의 사실관계를 차분하게 가려내고 불필요한 감정싸움은 멈춰야 한다. 연일 언론에 보도자료 등을 발표하며 한국을 공격하는 일본 정부와 정치권도 자제할 필요가 있다. 레이더 갈등은 집권 6년 차에 접어들었으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아베 총리가 국내 여론 무마용으로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럴 때일수록 양국 간 대화는 계속돼야 한다. 우리 정부도 인내심을 갖고 일본과 관계 회복을 위한 협의에 나서야 한다. 미래를 위한 협력적 동반자 관계가 돼야 할 한일 양국의 갈등 장기화는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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