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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스마트폰 다음 주자는 'AR글래스'

2012년 발매된 최초의 AR글래스 '구글 글래스'. AR글래스가 스마트폰의 차기 주자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12년 발매된 최초의 AR글래스 '구글 글래스'. AR글래스가 스마트폰의 차기 주자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원할 듯했던 휴대전화(피처폰) 시대는 2007년 스마트폰이 등장하자 거짓말처럼 끝이 났다. 하지만 '혁명'이라 불릴 만큼 활기 넘쳤던 스마트폰 시대도 이젠 열기가 식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의 다음 주자는 무엇일까? 대다수 전문가가 주저하지 않고 안경형 스마트기기 'AR(증강현실)글래스'를 꼽는다. 요즘 화제인 'AI(인공지능)스피커'조차 AR글래스와 비교하면 보조기기 취급을 받는다.

◇AR은 실생활에 도움… VR보다 성장성↑

이케아 '플레이스' 앱을 켜고 거실의 빈 곳을 비추면 가상 소파가 놓여 길이는 적당한지, 색깔은 어울리는지 확인할 수 있다. 국내 벤처기업 에프엑스기어가 개발한 AR거울 앞에 서면 신체치수가 자동 측정돼 선택한 의상을 착용한 모습이 비친다.

AR은 이미 실생활에 유용한 기술로 다가서고 있다. VR(가상현실)이 게임·교육·여행 등 한정된 분야에서 주목받는 것과 달리, AR은 거기에 더해 제조·물류·의료·광고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그 차이는 현실세계와의 연결 여부에서 갈린다. VR은 시야를 완전히 차단하고 100% 가상현실만 보여준다. 반면 시야 위에 가상물체를 덧씌우는 AR은 일상과 맞닿은 상태에서 새로운 체험을 선사한다. 각지에 출몰하는 몬스터를 포획하는 AR게임 '포켓몬고'를 하느라 열심히 걸었더니 건강해졌다는 사례가 속출한 게 하나의 예다.

AR글래스가 상용화되면 전에 없던 산업과 문화가 창출되리란 기대감이 커지는 것도 같은 이유다. 시장조사업체 디지캐피털은 2022년 세계 AR·VR 시장규모가 1천50억 달러(약 119조 원)가 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그 중 AR 비중이 86%를 차지한다.

현대자동차와 스위스 웨이레이가 공동개발 중인 AR내비게이션 화면. 자동차 전면 유리창에 주행 방향과 속도, 분기점, 위험경보 등을 띄워준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와 스위스 웨이레이가 공동개발 중인 AR내비게이션 화면. 자동차 전면 유리창에 주행 방향과 속도, 분기점, 위험경보 등을 띄워준다. 현대자동차 제공

◇산업현장에선 벌써 입소문

양손을 자유롭게 해주는 AR글래스는 먼저 산업현장에서 유용성을 입증해 나가고 있다. 무거운 지침서를 휴대하지 않아도 상황에 맞는 도움말을 바로 확인할 수 있고, 여기저기 뛰어다니지 않아도 재고나 작업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어서다.

2012년 시제품으로 발매된 '구글 글래스'는 높은 가격, 사생활 침해 논란 등의 문제로 2015년 판매가 중단됐다. 시선을 산업현장으로 돌린 구글은 2017년 기업용 제품을 출시했다.

기업용 구글 글래스는 제너럴 일렉트릭, 보잉, DHL 등에 공급돼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농기계업체 AGCO의 경우 조립시간이 25% 단축됐고 검사시간은 30% 줄었다. 기존 모델보다 가벼워 장시간 착용이 편해졌고, '몰카' 의심을 받지 않게끔 녹화 시 불이 켜지는 기능도 추가했다.

이외에도 60여 종의 AR글래스가 제조업, 물류관리, 군부대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미 육군에 '홀로렌즈'를 10만 대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2020년 AR글래스 대중화 시작

기업용 AR글래스는 대중화와는 거리가 멀다. 가격이 200만~300만 원대인 데다, 즐길만한 콘텐츠도 거의 없어서다. 하지만 글로벌 IT기업들이 너나할 것 없이 AR글래스에 눈독을 들이고 있어 대중화는 시간문제로 여겨진다.

애플은 최근 AR글래스 특허를 200개 이상 보유한 아코니아를 인수했다. 실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다른 AR글래스와 달리, 아코니아 제품은 실외에서도 쓸 수 있을 만큼 밝고 선명한 이미지를 구현한다.

애플의 기업 인수는 신기술 개발의 전 단계로 여겨진다. 2013년 3차원 센서 제조사를 인수한 뒤 2017년 신형 아이폰에 얼굴인식 기능을 추가한 게 예다. 애플의 첫 AR글래스는 2020년께 나올 전망이다.

최근 중국 화웨이는 1~2년 안에 AR글래스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도 AR기술이 가미된 스마트안경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들도 AR글래스를 다음 먹거리로 지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안경 로고를 특허출원하고, 사내벤처 C랩을 통해 시각장애인용 안경을 출시하는 등 AR글래스 개발의 물밑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고개발책임자(CTO) 산하 조직에서 AR글래스를 개발, 내부 시험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스마트폰과 AI스피커는 AR글래스로 가는 초기 단계"라며 "거의 모든 기능이 AR글래스에 흡수돼 다른 기기들의 필요성은 점점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대 기자 Lonafre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8/12/29 10:3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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