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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와혐오] ③ "우리도 외국에 많이 나가산다.입장 바꿔 생각"

'난민변호사' 이일 "이주민은 우리의 이웃이자 형제"
"인종차별·혐오는 범죄행위…이해와 배려로 감싸야"
이일 변호사
이일 변호사

(서울=연합뉴스) 김종량 기자 = "지금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북미협상이 이뤄지고 있다. 한반도는 평화의 상징이 됐다. 여기에다 짧은 시간에 많은 경제발전도 했다. 우리나라가 좋은 난민정책을 만들면 다른 나라도 따라 할 것이다. 그만큼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외국인에 대한 편견과 혐오도 사라져야 한다."

시민사회단체 '난민인권네트워크' 의장인 이일 변호사는 최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때 제주 예멘 난민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퍼졌던 온갖 괴담과 가짜뉴스는 인종차별이고 인권침해에 해당한다. 거의 폭력적이었다. 우리 사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외국인이 200만명 넘는 다문화 사회에 진입하고 있다. 이주민은 함께 살아가야 할 이웃이자 형제지, 배척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서로 이해하고 배려해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2013년 5월 공익법센터 어필과 인연을 맺은 뒤 수년간 난민과 이주민의 인권 보호에 앞장서온 일명 '난민변호사', '인권변호사'로 통한다.

이일 변호사
이일 변호사[본인제공]

다음은 일문일답.

-- 올봄 제주에 예멘 난민이 입국한 것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 외국인에 대한 혐오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 난민 문제가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다. 그동안 난민 문제는 존재해 왔고 오랫동안 논의됐으나 해결되지 않은 것이다. 사회 여건상 그들의 현실이 잘 전달되지 않은 것뿐이다.

우리는 그동안 난민을 접해 볼 기회가 적었다. 그러다 보니 난민 문제에 대한 관심도 낮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지난번 예멘 난민 문제가 터지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에 대한 불신과 혐오가 급속도로 확산했다. 이는 다분히 여성의 안전문제, 복지와 일자리 문제 등 국내 사회 문제가 난민에게 투영된 측면이 있다. 내부적으로 해결해야 할 여러 가지 불안이 난민 문제로 옮겨 간 것이다. 정보가 부족해 서로를 오해하는 부분이 많았다.

미디어의 한정된 정보가 외국인에 대한 편견을 키운 측면도 있다.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테러나 유럽발 난민 보도 등으로 난민거부 정서가 지나치게 퍼진 면이 있다. 다른 문화, 다른 종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소수의 문제를 집단으로 전이시켜서는 안 된다.

난민은 '약자 중 약자'다. 우리와 같은 공간에 함께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그들을 도와야 할 이유다.

-- 제주 예멘 난민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 난민은 받고 안 받고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1992년 난민협약에 가입했다. 만약 그들을 예멘으로 돌려보낸다면 강제송환금지 원칙에 위배된다.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은 한 돌려보낼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살 지위를 줄 것인지 말 것인지의 문제다.

예멘은 전쟁상황이다. 이들을 다시 전쟁터로 보낼 수는 없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

정부도 예멘 난민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한국이 난민을 국제인권규범에 맞게 잘 보호하면 국제사회로부터 많은 지지를 얻을 수 있다. 캐나다도 한때 시리아 난민 3만명을 수용했는데 그 이후 그 나라는 국제적으로 '사람을 보호하고 인권을 존중하는 나라'로 각인이 됐다. 우리나라도 예멘 난민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국제적으로도 '잃은 것보다 얻는 것'이 많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멘 난민 문제를 계기로 난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언론에서도 많은 기사를 내보냈다. 난민에 대해 학습하는 시간인 것 같아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난민 문제는 잘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

--올 한해 온라인상에서 예멘 난민을 비롯해 외국인에 대한 인신공격성 글이 급속히 퍼지기도 했다.

▲ 각종 가짜뉴스로 외국인이 몸살을 많이 앓은 한해인 것 같다.

제주 난민 문제가 터졌을 때 한 맘카페에서는 '난민은 위험하다'는 등 마치 범죄자 취급을 했다. 심지어 제주 여행을 취소하는 사례도 있었다. 다른 문화와 난민에 대한 낯섦이 이런 현상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서 이러한 괴담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이 났다. 천만다행이다. 이것도 하나의 사회 자정작용이라고 생각한다.

외국인에 대한 막연한 편견과 혐오는 대표적 인권침해 행위다. 우리나라 사람도 외국에 많이 나가 산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자. 서로 상처를 주지 않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 교육 과정에 다문화 가정뿐 아니라 난민과 이주노동자 등 외국인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수업을 편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미 한국은 다양한 국가와 배경에서 온 이주민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고, 한국경제 역시 그들과 함께 돌아가고 있다.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또 사회공존의 조건을 해치는 차별을 금지하는 차별금지법을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다.

-- 마지막으로 국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난민과 이주민은 우리의 이웃이자 형제다. '난민', '다문화 가정'이라는 단어로 대상화하지 말고 이들을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

모든 인간은 어떤 이유로도 억압당하거나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 난민이라는, 이주민이라는 이유로 인간의 존엄성이 폄하되어서는 안 된다. 나와 다른 것을 존중하고 인정해야 한다.

유럽 여러 국가의 경험에서 우리는 이주민 혐오가 얼마나 사회를 불안하게 하고 경제를 후퇴시키는지를 잘 봐왔다.

이주민도 한국에서 아이를 낳아 살고 있다. 아이들도, 부모도 모두 한국 사회에 정착하며 살아갈 구성원이다. 열린 마음으로 다 함께 고민할 때가 왔다.

jr@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8/12/16 10: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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