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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 표현' 근절 위해 범정부 차원 기본정책 수립해야"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 세계인권선언 70년 포럼서 주장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사회문제로까지 떠오르는 '혐오 표현'을 근절하려면 범정부 차원의 '혐오 표현 기본정책'이 수립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8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세계인권선언 70년: 불온한 세상을 향해 인권을 외치다' 포럼에서 '혐오 표현에 대한 규제방안과 국가의 책무'라는 주제의 발제자를 맡아 이같이 제안했다.

홍 교수는 "혐오 표현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국가가 아무런 개입을 취하지 않는 것은 더는 정당화되기 어렵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어 "사상의 시장에서 경쟁을 통해 혐오 표현을 퇴출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소수자의 '맞받아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국가가 불개입으로 일관하는 것은 혐오 표현을 허용하고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줘 추가 피해를 야기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혐오 표현 대책으로 이 같은 표현을 금지하고 발화자를 처벌하는 형사규제, 혐오 표현에 따른 손해 회복을 목표로 하는 민사구제, 국가인권위원회 등 차별시정기구에 의한 규제, 혐오 표현이 사회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여건을 만드는 '형성적 조치'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형사범죄화는 어차피 혐오 표현의 일부에만 적용되며, 그나마 혐오 표현을 근절하는 직접적 효과를 기대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면서 "차별 구제나 민사구제가 좀 더 유연하고 넓은 범위를 포괄하겠지만 사후적이고 소극적이라는 점에서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특히 형사처벌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기제들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규제가 추가되면 국가규제의 총량이 확대되는 결과를 낳으며, 본래 의도와 달리 '국가가 나쁜 표현을 금지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줄 우려가 있다"고 홍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뿌리박힌 차별관념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면 '형성적 방법'을 통해 사회적 관행을 만들어 혐오 표현의 물질적 기반 자체를 없애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이를 위해서는 입법부와 정부, 지방자치단체, 사법부, 공공기관, 교육기관, 사기업, 정보통신심의기관, 인터넷서비스 사업자들이 각각의 권한 범위에서 적절한 조치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들 기관이 자기 역할을 하려면 범정부 차원의 적극적 의지가 필요하며, 청와대나 국무총리실에서 총괄적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부처 간 조정업무에 나서야 한다"면서 "혐오 표현 문제가 차별 문제의 일종인 만큼 혐오 표현 대책은 차별금지 기본정책에 포함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홍 교수는 강조했다.

puls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8/12/08 17:5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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