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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소화기 대신 빨간펜 든 광주 북부소방서 송재빈 센터장

책 설명하는 송재빈 임동119안전센터장
책 설명하는 송재빈 임동119안전센터장(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광주 북구 임동119안전센터에서 송재빈 센터장이 자신의 책 '사람을 살리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는 책을 설명하고 있다. 2018.12.09
iny@yna.co.kr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세월호 참사나 밀양 화재와 같은 대형 재난 사건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합니다"

대형 재난 사고를 더는 두고 볼 수만 없었던 광주 북부소방서 임동119안전센터장 송재빈(55·소방경) 센터장은 소방장비 대신 펜을 들었다.

재난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현장으로 달려가 손을 보태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모든 현장을 갈 수 없었던 송 센터장은 재난이 반복되는 이유를 찾아 해결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었다.

전국에서 일어난 사건·사고 뉴스를 모아 하나하나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의 책상에는 인터뷰하는 당일에도 빨간색 펜으로 밑줄을 치거나 메모를 가득 적어 둔 사건·사고 기사들이 올려져 있었다.

25년 동안 각종 사건·사고 현장을 다니며 실전 경험을 쌓아온 베테랑 소방관의 시각에는 재난 사고 대부분이 안타까운 '인재(人災)'였다.

송 센터장은 9일 "큰 사건이든 작은 사건이든 하나같이 원인과 과정, 결과 처리가 똑같았다"며 "결국 사람 때문에 재난 사고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주·전남 지역에서 주요 사건이 날 때마다 언론사에 기고문을 보내보기도 했지만, 보다 종합적인 분석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었다.

송 센터장이 '사람을 살리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는 책을 발간하기로 마음먹은 이유다.

그의 책에는 세월호 참사와 남영호 침몰, 씨랜드 화재, 삼풍백화점 붕괴 등 국내에서 일어난 대형 재난 사고뿐만 아니라 해외의 다양한 사례를 모아 국가별 사후 대처능력을 비교할 수 있게 했다.

특히 현장에서 몸소 느꼈던 불합리한 정책들을 지적하고, 재난을 처리하는 핵심 인력인 공직자들의 병폐와 잘못된 인식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인터뷰하는 송재빈 임동119안전센터장
인터뷰하는 송재빈 임동119안전센터장(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광주 북구 임동119안전센터에서 송재빈 센터장이 인터뷰하고 있다. 2018.12.09
iny@yna.co.kr

그는 "같은 공직자로서 공직사회를 비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면서도 "잘못된 점이 고쳐지지 않고 계속 덮어주기만 하면 재난은 계속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가까이에서 재난 현장을 지켜보는 소방관으로서 더는 후진국형 재난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사건 사고들을 정리했다"며 "성공 사례든 실패 사례든 기록으로 남겨 후대에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센터장은 앞으로 방화 사건을 중심으로 우리 사회의 문제를 분석한 책을 발간할 예정이다.

in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8/12/09 09: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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