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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영리병원 내국인 진료 막을 수 있나

원희룡 "보건복지부 유권해석 받아…철저히 관리감독, 위반시 강력처분"
"'내국인 진료제한' 법적 근거 없어…진료대상 내국인으로 확대 우려"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외국인 대상진료로 조건부 개설을 허가받은 녹지국제병원에 대해 내국인을 진료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 5일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개원 허가를 발표하면서 진료 대상은 '외국인 의료관광객'으로 한정한다고 밝혔다.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하는 원희룡 제주지사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하는 원희룡 제주지사(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원희룡 제주지사가 5일 오후 제주도청 브리핑룸에서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조건부 개설 허가 방침을 밝히고 있다. 2018.12.5
jihopark@yna.co.kr

원 지사는 '내국인 진료제한이 의료법을 위반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보건복지부로부터 유권해석을 받았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제주도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만을 대상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제한한 경우, 의료기관 입장에서 허가조건을 이행하기 위해 내국인을 대상으로 진료하지 않는 것은 진료거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제주도에 회신했다.

우리나라 모든 의료인·의료기관은 어떤 환자든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진료를 거부할 수 없다. 의료법 제15조(진료거부 금지)에는 의료기관이 진료 요청을 받으면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지 못한다고 규정돼있다.

하지만 복지부는 허가조건 이행을 위해서라면 내국인 진료를 하지 않을 수 있도록 유권해석을 내준 것이다.

원 지사는 "외국인 관광객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 개설 허가조건으로 명시됐기 때문에 병원은 이를 지켜야 할 의무를 지게 된다"며 "내국인 진료를 하지 않도록 확약도 받을 것이고, 지도 감독도 철저히 해 조건 위반시 허가 취소 등 강력 처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국의료기관은 제주특별법에 의해 설치되는 것이며 특별법에는 허가취소 관련 구체적 사항을 조례로 정하게 돼 있다"며 후속 조치로 조례로 허가취소 요건과 절차 등을 정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원 지사의 설명처럼 주무 부처의 유권해석도 받았다지만 우려는 이어지고 있다.

언론 인터뷰하는 최대집 의협 회장
언론 인터뷰하는 최대집 의협 회장(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6일 제주도청 도지사 집무실에서 원희룡 지사와 면담한 뒤 나와 언론 인터뷰하고 있다. 최 회장은 제주도가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개원을 허가한 것에 대해 이날 원 지사와 면담했다. 2018.12.6
atoz@yna.co.kr

6일 오전 원 지사와 비공개 면담한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도 이 점을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진료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에 대해 명문화된 법 규정이 없으며, 제주특별법과 관련 조례 그 어떤 조항에도 녹지국제병원의 내국인 진료를 막을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진료대상이 내국인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최 회장은 "만일 한국 국적자가 녹지국제병원에 진료받으러 갔다가 거부당해 의료법 위반으로 고발하고, 법원에서 의료법을 적용해 위법이라는 판단을 내린다면 진료대상이 내국인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본적으로는 의료법보다는 특별법이 먼저 적용되기 때문에 제주특별법과 관련해 제도 정비 시도는 해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환자 생명과 직접 관계있는 진료거부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문화하는 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 조항과 판례를 보면 정말 합당한 사유가 있어야만 진료거부가 받아들여진다. 또한 국적에 따라 진료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국민 건강권·생명권이라는 헌법적 가치에 비춰볼 때 과연 특별법으로 이에 대해 규제할 수 있을지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윤소하 원내대표, 제주영리병원 반대
윤소하 원내대표, 제주영리병원 반대(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가 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제주 영리병원 허가 철회 요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8.12.6
ironline@yna.co.kr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와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의 기자회견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나왔다.

이들은 "제주특별법 등에서 명시적으로 외국인 대상 병원으로 특정하고 있지 않고, 내국인 진료를 금지할 법률적 근거도 없다는 점에서 제한적 허용은 별 의미가 없다"고 따져 물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도 지난 5일 성명을 통해 "제주특별법에 명시적으로 외국인 대상 병원으로 특정하고 있지 않아 향후 내국인 진료와 관련해 행정소송 등의 우려가 충분하다"며 "앞으로 전국 경제자유구역과 혁신도시에서 영리병원 설립이 시도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atoz@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8/12/06 15:5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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