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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장현 전 시장에 수억 뜯어낸 사기꾼, 대통령까지 사칭(종합)

윤 전 시장이 취업 청탁한 학교 관계자 등에 '대통령' 사칭해 거액 요구
휴대전화
휴대전화[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사칭해 사기를 친 40대 여성이 문재인 대통령 행세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지방정가와 교육계 등에 따르면 권 여사를 사칭해 윤장현 전 광주시장에게 수억원을 뜯어낸 김모(49)씨는 다른 유력인사들에게도 권 여사나 문재인 대통령을 사칭해 문자를 보냈다.

광주의 한 사립학교 법인 관계자는 지난 9월 17일 '봉하의 권양숙입니다. 윤장현 시장님에게 번호를 받아 연락드립니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직원들과 점심을 먹다가 메시지를 받은 이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이라고 생각했고 직원 한 명이 전화를 걸었으나 뜻밖에 비서라는 여성이 전화를 받았다.

이 관계자는 윤 전 시장에 다시 전화를 걸었고 "권 여사님께 번호를 드렸다. 실은 1월에 얘기한 거, 권 여사님 부탁이었다. 감사 인사 드리려는 거니 부담 갖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

윤장현 전 광주시장 채용비리 연루 (CG)
윤장현 전 광주시장 채용비리 연루 (CG)[연합뉴스TV 제공]

학교 관계자는 지난 1월 사적인 친분이 없던 윤 전 시장으로부터 "광주를 위한 일이니 아무것도 묻지 말고 도와달라"며 기간제 교사 채용 관련 부탁 전화를 받은 일을 상기시켰다.

그는 "당시 전화를 받고 해당 이름의 교사가 접수했는지 물어봤지만, 의도적으로 특혜를 줘 채용한 것은 아니었다. 전임 근무지 선발 성적 등도 우수했다"며 부정 채용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학교 관계자는 죄송하다는 메시지를 보낸 뒤 다음 날 권양숙 여사라고 주장하는 여성과 40여분간 통화를 했으나 의심을 거둘 수 없었다.

목소리도 긴가민가했지만, 통화 내용이 너무나 터무니없었다.

권 여사라고 주장한 여성은 "저도 얼마 전에 혼외자가 있는 것을 알고 그 애를 부탁했다. 그 애는 돌봐준 순천의 목사를 아버지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애에게 배다른 남동생이 있는데 11월이면 그만둔다고 한다. 회사를 하시니 거둬주셨으면 한다"고 청탁했다.

얼마전에 시 산하 공기업 계약직을 끝낸 사기꾼 김모(49.여)씨가 자신의 아들을 청탁한 것이다.

학교 관계자는 "중소기업이고 처우가 변변치 않다. 정 필요하시면 그때 다시 살펴보겠다"고 통화를 마치려 했으나 여성은 느닷없이 돈 얘기를 이어갔다.

노 전 대통령의 딸이 추석 앞두고 내일 해외동포 관리 자금을 갖고 나가야 하는데 당장 융통이 안 되니 5억원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생각이 든 학교 관계자는 지인을 통해 봉하마을 쪽에 권 여사 딸이 미국에서 들어왔는지 등을 알아봤으나 전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 관계자는 윤 전 시장에게 전화로 "사기이니 조심하라"고 했으나 이후 윤 전 시장이 네팔로 해외 봉사를 가면서 더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돈을 보내지 않자 이번에는 더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

또 다른 휴대전화로 '문재인입니다. 권 여사님께 전화 받으신 줄 압니다. 권 여사님 일이 제 일입니다. 국가를 위해 참여해 주십시오'라는 메시지가 왔다.

윤 전 시장이 혼외자의 양육자까지 만났다고 해서 긴가민가했던 학교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평양에 있던 시기에 온 의문의 메시지를 받고 100% 사기임을 확신했다.

실제 이 모든 메시지와 전화 통화는 사기꾼 김씨가 휴대전화 여러 대를 이용해 권양숙 여사, 비서, 권 여사 지시로 윤 전 시장을 찾아간 인물, 문재인 대통령 등을 사칭한 것이었다.

휴대전화 판매 일을 한 적이 있는 김씨는 과거 더불어민주당 선거운동원으로 일하며 확보한 전화번호로 지역 정치인·유력인사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김씨는 최소 5명에게 '문재인입니다'라고 거짓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김씨의 문자를 이상하게 여긴 인사들이 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고 10개월 가까이 지속된 사기 행각도 발각됐다.

대통령 사칭 사기 행각은 경찰이 청와대 비서실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김씨의 사기 사례는 청와대가 지난 10월 22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사칭범죄 관련 대통령 지시 발표문'에도 첫 사례로 등장했다.

검찰 소환 불응 윤장현 전 광주시장
검찰 소환 불응 윤장현 전 광주시장(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사기 피해 이후 채용 비리 의혹 등을 받는 윤장현 전 광주시장이 5일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했다. 사진은 열리지 않은 광주지검 출입문. 2018.12.5
iny@yna.co.kr

전남지방경찰청은 채용 청탁 사건과 관련해 윤 전 시장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김씨와 사립학교 관계자 5명도 함께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검찰은 또한 윤 전 시장이 지방선거 공천을 앞둔 시장에 권 여사인 줄 알고 거액을 빌려주고 청탁을 들어준 데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다.

areum@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8/12/06 18:0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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