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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사법부, 통진당 소송 배당에도 개입한 정황(종합)

송고시간2018-12-04 18:42

항소심 재판부·주심 지목해 법원장에 요구…배당할 사건번호 미리 비워놔

굳은 표정의 박병대 전 대법관
굳은 표정의 박병대 전 대법관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는 박병대 전 대법관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 2018.11.19
kane@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김계연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옛 통합진보당 관련 소송을 맡은 일선 법원의 판결선고뿐만 아니라 재판부 배당에도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옛 통진당 의원들이 낸 지위확인소송의 1심을 맡은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반정우 부장판사)는 2015년 11월 판결을 선고하기 전 "의원직 상실 결정 권한은 법원에 있다"는 법원행정처 내부 지침을 전달받았다.

그러나 재판부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다시 심리·판단할 수 없다"며 소송을 각하했다.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당시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어떻게 이런 판결이 있을 수 있냐. 법원행정처 입장이 재판부에 제대로 전달된 것이 맞느냐"며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행정처는 1심에서 자체적으로 세운 판단 기준에 어긋나는 판결이 나오자 심상철 당시 서울고등법원장에게 "김광태 부장판사가 재판장인 서울고법 행정6부에 사건을 배당하고 주심 역시 김 부장판사에게 맡겨달라"고 요청했다. 이런 요구는 사건 배당을 담당하는 직원에게도 전달됐다.

공정한 법관이 되길
공정한 법관이 되길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신임 법관 임명식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이 신임 법관에게 임명장 수여 후 악수를 하고 있다. 2018.11.1
mon@yna.co.kr

특히 서울고법이 사건 배당을 하기 전 특정 재판부에 통진당 소송이 돌아가도록 사건번호를 비워둔 채 다른 사건들을 배당한 정황도 검찰 수사로 확인됐다.

검찰은 법원행정처가 자체 수립한 통진당 사건 판단기준을 무리 없이 전달받아 재판에 적용해줄 만한 일선 판사를 물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심 전 원장은 박 전 대법관과 사법연수원 동기이며, 김 부장판사는 2009∼2011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냈다.

실제로 사건은 법원행정처 뜻대로 배당됐다. 그러나 같은해 2월 인사이동에 따라 사건을 넘겨받은 이동원 현 대법관(당시 서울고법 행정6부 부장판사)이 판결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같은 사건 배당에 개입한 단서가 나온 박 전 대법관에게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해 전날 구속영장에 적시하는 한편 재판부 배당 당시의 구체적인 전산 조작 경위를 추가로 확인할 방침이다.

법원은 2009년 촛불집회 사건 배당에서 비롯된 이른바 '신영철 대법관 사태' 이후로 무작위 전산 배당을 재판 공정성의 최우선 원칙으로 삼아왔다.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10월 국회에서 "사건 배당이야말로 재판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배당을 마음대로 한다면 재판에 개입할 필요도 없다"고 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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