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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문신 이문건이 쓴 '묵재일기' 완역본 출간

김인규 국립고궁박물관 유물과학과장 번역
역주 묵재일기. [민속원 제공]
역주 묵재일기. [민속원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조선 중기 문신 묵재(默齋) 이문건(1494∼1567)이 남긴 '묵재일기'(默齋日記) 완역본이 출간됐다.

국학전문출판사 민속원이 펴낸 4권짜리 '역주 묵재일기'는 이문건이 41세부터 73세까지 쓴 일기 중 현존하는 17년 8개월 분량 10책(1천400쪽)을 모두 우리말로 옮긴 책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이 묵재일기를 완역한 바는 있으나, 단행본 형태로 나오기는 처음이다.

역자는 서강대 대학원에서 묵재일기를 연구한 뒤 '16세기 경북 성주 지역 장인 연구'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김인규 국립고궁박물관 유물과학과장.

김 과장은 28일 "학위논문을 제출한 뒤 묵재일기를 봤더니 의외로 재미있는 내용이 많아 번역을 결심했다"며 "처음에는 5∼6년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12년이나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원문의 맛을 살리면서도 되도록 현대어를 사용하는 한편 상세한 역주를 달았다. 저본은 국사편찬위원회가 1998년 펴낸 책이다.

묵재일기 저자인 이문건은 명문가 성주이씨 출신 사대부. 직계 조상인 이직(1362∼1431)은 개국공신이고, 부친 이윤탁(1463∼1501)은 승문원 정자(正字)로 일했다. 외가는 신숙주 가문인 고령신씨이고, 부인은 관찰사를 지낸 김자행 딸이다.

이문건은 1515년 사마시에 합격하고 조광조에게 학문을 배웠으나, 1519년 기묘사화로 조광조가 사망하자 9년간 과거에 응시하지 못했다.

이후 1528년 문과에 급제한 뒤 승문원 박사와 사간원 정언을 거쳐 정3품 벼슬인 동부승지까지 올랐으나, 1545년 을사사화로 경북 성주에 귀양을 갔다가 관직에 복귀하지 못하고 유배지에서 세상을 떠났다.

묵재일기는 크게 이문건이 모친상을 당하고 한 시묘생활, 10년간의 관료생활, 유배지에서 쓴 지방생활로 나뉘는데, 성주 귀양 시절을 가장 자세하게 적었다.

예컨대 1552년 1월 5일 일기에 나오는 손자 돌잔치에 관한 내용을 보면 "숙길의 생일이어서 일찍 내려가서 보고 서책, 붓, 먹, 벼루, 화살, 도장, 흙가락지, 쌀, 실, 떡 등 여러 물건을 방 가운데에 대자리를 펼치고 늘어놓았다"며 "동쪽 벽 아래에 숙길을 앉혀서 놓아두고 그를 보았는데 포복하여 대자리 끝에 와서 열심히 보더니 오른손으로 붓과 먹을 골라서 오랫동안 갖고 놀았다"고 묘사했다.

일기에는 날씨를 비롯해 자신과 주변 사람의 건강, 만난 사람, 주고받은 물건, 청탁 내용, 새로운 소식 등 16세기 생활사를 복원하는 데 도움을 주는 풍성한 기록이 있다.

아울러 사족(士族) 교류와 경제 활동, 사대부 상장례(喪葬禮), 놀이와 여행, 민속에 관한 글도 적지 않다.

김인규 과장은 "묵재일기를 바탕으로 나온 저서와 논문이 100편이 넘는다"며 "묵재일기의 가장 큰 덕목은 일상을 매우 세밀하고 꾸밈없이 서술했고, 그 덕분에 정사(正史)로는 알 수 없는 사회상을 짐작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방관의 역할, 지방 관청 운용 모습, 지식인의 인간관계 형성 과정, 의식주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며 "묵재일기가 마르지 않는 우물 같은 연구 대상으로 많은 이야깃거리를 제공하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각권 864∼952쪽. 각권 8만2천∼9만원. 세트 34만5천원.

psh59@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8/11/28 06:2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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