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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이매진] 대전 장태산자연휴양림

위에서 봐도 아래서 봐도 좋은 메타세쿼이아 숲

(대전=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장태산자연휴양림은 다른 곳에서는 보기 드문 메타세쿼이아 숲이 만들어내는 이국적인 풍경을 자랑한다. 대전시청에서 불과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이곳은 평일에도 숲에서 가볍게 산책을 하거나, 아름다운 순간을 사진 속에 담으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른 아침부터 이어지고 있었다.

메타세쿼이아 숲으로 아침 해가 비껴들고 있다. [사진/전수영 기자]
메타세쿼이아 숲으로 아침 해가 비껴들고 있다. [사진/전수영 기자]

메타세쿼이아는 2천300만년∼600만년 전인 신생대 마이오세부터 지구상에 존재했던 나무다. 그래서 은행나무와 함께 '살아있는 화석', '화석 식물'로 불린다. 멸종한 줄 알았던 메타세쿼이아가 지구상에 살아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80년이 채 되지 않은 1940년, 이름을 얻은 것이 1941년의 일이다. 중국 양쯔강 상류에서 발견된 메타세쿼이아는 이후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곳곳에 아름다운 가로수길을 만들고 있다.

장태산자연휴양림 한가운데 길게 늘어선 메타세쿼이아는 1970년대 휴양림을 처음 조성할 때 심기 시작해 현재 6천여 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다. 메타세쿼이아 산림욕장 끝에 자리 잡은 숲속 수련장에서 이른 아침을 눈을 떴다. 숙소 바로 옆에서 전망대로 가는 산책로로 들어서 갈색으로 물든 메타세쿼이아 나무 사이로 난 임도와 포장도로를 따라 걷는다. 천천히 걸어도 15∼20분이면 장안저수지가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에 닿는다. 그네 의자에 앉으니 오른쪽에서 비쳐드는 아침 햇살은 소나무가 적당히 가려주고, 저만치 아래 저수지 위로는 조용히 물안개가 흐른다. 바로 옆 형제산(302m) 정상에서 장안저수지를 비집고 들어서 있는 야트막한 언덕 위에 정자가 보인다. 완만한 경사를 따라 정상까지 올라오는 길이 제법 수월했던 터라 욕심을 내본다. 올라왔던 반대편 산등성이와는 달리 가파른 계단이 이어지면서 후회가 밀려왔지만, 기어이 출렁다리를 건너 팔마정에 도착했다.

숲속의 집
숲속의 집[사진/전수영 기자]

저수지 일대가 물에 잠기기 전, 여덟 마리의 말이 물을 마시고 있는 모습을 닮았다 하여 팔마(八馬) 마을이라 불렸던 곳이다. 도착하고 보니 다시 정상까지 올라갈 일이 남았다. 가파른 계단에 서서 끝이 보이지 않는 내리막길을 바라볼 때보다 두 배쯤 더 많은 후회가 밀려왔다. 정상을 향하던 시선을 거둬 멀리 옆 산에 두니 계단을 한 칸 올라설 때마다 나는 불쑥 솟아오르고 높게만 보였던 산의 높이는 쑥쑥 낮아진다.

그렇게 다시 정상에 올라 휴양림 쪽으로 방향을 틀어 내려간다. 가파른 내리막을 걷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몸을 내주는 소나무의 기둥이 반질반질 매끄럽고 따뜻하다. 형제처럼 나란히 선 형제바위에서 잠시 멈췄다. 바위 사이에서 내려다보이는 휴양림의 메타세쿼이아 숲이 아침 햇살을 받아 더 붉게 빛나고 있었다. 서둘러 산에서 내려와 메타세쿼이아 산림욕장에 들어섰다. 키 큰 나무들 사이로 비껴드는 아침 햇살은 더욱 눈 부셨다. 여전히 이른 아침인데도 부지런한 사람들이 삼각대까지 챙겨 들고 메타세쿼이아와 아침 공기와 햇살이 빚어낸 풍경을 사진에 담아내고 있었다. 작은 개울 옆에 놓인 선베드에 누워 달아오른 얼굴을 식힌다. 높은 곳에서 만난 나무의 가지들은 서로 얽히는 대신 각자의 공간을 존중하며 하늘을 나눠 갖고 있다.

야영장
야영장[사진/전수영 기자]

※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18년 12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mihe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8/12/10 08:0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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