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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갑질 '갑 중의 갑'은?…"취업 정보와 달랐던 근무 현실"

송고시간2018-11-19 18:00

직장갑질 119, 갑질지수 공개…'수당 미지급·연차사용 제한' 등도 문제로 지적

직장인들, 외모·나이에 따른 차별·원치 않는 회식 등도 '갑질'로 꼽아

'대한민국 직장갑질 지수는 35점'
'대한민국 직장갑질 지수는 35점'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19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열린 '2018년 대한민국 직장갑질 지수 발표 기자회견'에서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왼쪽 두번째)이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직장갑질119'는 직장갑질 측정지표 68개 항목을 정해 직장인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5.0점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018.11.19
utzza@yna.co.kr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취업 당시 실제와는 다른 채용 정보를 가장 심각한 '직장 갑질'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외모나 나이, 학력 등을 이유로 차별하거나 원치 않는 회식, 업무와 무관한 행사를 강요하는 것도 개선돼야 할 직장 갑질로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민단체 직장갑질 119는 19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장갑질 측정지표'(10개 영역 68개 문항)와 이를 바탕으로 한 직장인들의 체감 갑질 지수를 공개했다.

직장인이 주관적으로만 느끼던 '갑질'의 정도와 수준을 수치화하는 '직장갑질 측정지표'를 만들고, 직장인을 대상으로 '갑질 지수 조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직장갑질 119는 설명했다.

직장갑질 119는 먼저 최근 1년간 제보받은 2만2천810건의 갑질 사례를 경영·법학·심리·노동 등 각 분야 교수들의 자문과 토론을 거쳐 갑질 측정지표로 만들었다.

또한, 이를 토대로 이달 8∼12일 전문조사기관 '마크로빌 엠브레인'에 의뢰해 20∼55세 직장인 1천명(특수고용·자영업·학생 제외)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 '2018 대한민국 직장인 갑질지수'를 측정했다.

설문은 각 문항당 직장 상황에 대한 생각을 '전혀 그렇지 않다'(0점), '그렇지 않다'(25점), '보통이다'(50점), '그렇다'(75점), '매우 그렇다'(100점)로 나눠 점수를 매기도록 했고, 본인의 실제 경험 여부를 적도록 했다.

직장 갑질 '갑 중의 갑'은?…"취업 정보와 달랐던 근무 현실" - 2

설문 결과, 직장갑질 평균지수는 100점 만점에 평균 35.0점이었다.

표면상 '그렇지 않다'와 '보통이다' 사이가 평균적 반응이라는 뜻이어서 수치 자체는 심각해 보이지 않지만, 수치에 담긴 뜻은 그렇지 않다는 게 직장갑질 119의 설명이다.

전체 측정지표 항목이 근로기준법, 남녀고용평등법, 산업안전보건법, 노동조합법 등 현행법에 어긋나거나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을 위반하는 내용이므로 정상적인 직장이라면 직장갑질 지수가 0점이어야 한다고 직장갑질 119는 부연했다.

측정지표별로 보면 승진·해고 등 인사 문제 38.2점, 채용과정 및 노동조건 37.1점, 출산·육아 36.9점, 차별 및 괴롭힘 35.8점, 건강 및 안전 35.8점, 조직문화 35.6점, 작업 및 노동시간 35.3점, 폭언·폭행 및 성희롱 30.6점, 노동 권리 33.5점, 퇴직·해고 30.4점 순이었다.

문항별로 나눴을 때 직장갑질 119가 '심각한 수준'으로 규정한 40점 이상인 갑질은 68개 문항 중 17개에 달했다.

가장 점수가 높은 문항은 '취업 정보 사이트의 채용 정보가 실제와 다르다'로 47.1점을 기록했다. 그다음으로 '시간 외 수당을 지급하지 않거나 일부분만 지급한다'(45.9점), '채용 면접에서 제시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44.4점) 등의 순이었다.

이밖에도 '연차 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다'(43.6점), '취업규칙을 게시하지 않는다'·'노동조건이 직원 동의 없이 불이익하게 변경된다'(43.2점), '부하 직원을 무시하거나 비아냥거리는 말을 한다'(42.0점), '외모·연령·학력·지역·비정규직·성별 등을 이유로 차별대우를 한다'(40.9점), '상사가 본인의 일을 직원들에게 반복적으로 전가, 강요한다'(41.7점), '직원들에게 필요한 직무교육을 하지 않고 알아서 배우라고 한다'(40.8점) 등에서 40점을 넘었다.

이번 조사·연구의 책임 감수를 맡은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은 "원치 않는 회식을 강요하거나 체육대회 같은 비업무적인 행사를 강요하는 것도 40점을 넘어 심각한 갑질로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직장인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한 업무 시간 외 지시 또한 갑질로 여겼다"고 말했다.

폭언·폭행 및 성희롱이 30.6점으로 비교적 낮게 나온 것에 대해서는 "30∼40점이 낮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굉장히 심각한 것"이라며 "70∼80점이 나오면 그거야말로 대한민국이 망한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갑질지수 상위 17개 문항
갑질지수 상위 17개 문항

[직장갑질 119 제공=연합뉴스]

직장갑질 119는 이날 직장인들이 자기 회사의 갑질 지수를 스스로 측정할 수 있는 온라인 페이지 '우리 회사 갑질지수 측정기'(http://test-gabjil119.com)도 공개했다.

오진호 직장갑질 119 총괄 스태프는 "측정기 프로그램에서는 개인의 신원이 드러나는 정보는 수집하지 않는다"며 "여기에 축적된 데이터는 향후 고용형태별, 지역별, 성별 등 부문별 통계자료를 만드는 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직장갑질 119는 올해 12월에는 언론사, 자동차 판매 대리점, 콜센터, 농협, 축협 등에서 업종별 갑질지수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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