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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성적 따라 교사 보너스 차등'…오사카시 방침 논란

시 당국 "학력향상 위해 성과주의 도입필요" vs 노조 "교육을 점수로 평가? 철회하라"
학부모 찬반 양론…전문가 "교사 납득할 면밀한 제도 마련해야"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학생들의 성적에 따라 교사의 근무성적을 평가, 보너스에 차등을 두기로 한 오사카(大阪)시의 방침을 놓고 일본에서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오사카시는 전국 학력평가시험에서 올해까지 2년 연속 20개 정령시(인구 50만 이상 대도시중 정부가 지정한 대도시) 중 꼴찌를 했다. 그러자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洋文·43) 오사카 시장은 지난 8월 "교사들에게도 성과주의가 필요하다"며 학생들의 성적을 인사평가와 보너스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洋文) 일본 오사카시장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洋文) 일본 오사카시장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은 학생들의 학력을 파악해 수업개선에 활용하기 위해 2007년부터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3학년생을 대상으로 문부과학성이 주관하는 전국 학력평가시험을 실시한다. 국어와 산수·수학은 매년, 이과시험은 3년에 한번 실시한다.

오사카시는 이 시험 실시 초기부터 평균 정답률이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전 시장 시절에는 학부모들이 이런 사정을 알 필요가 있다며 시 교육위원회가 각 학교에 대해 학교별로 학력평가시험 결과를 원칙적으로 발표하도록 의무화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뒤를 이어 취임한 요시무라 시장도 학력향상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올해부터 새로 도입한 국어와 산수·수학 교사들의 '수업능력'을 높이기 위한 연수도 그중 하나다. 베테랑 교사가 관내 80개 모델 초·중학교를 순회하면서 젊은 교사들에게 수업방식을 지도하거나 연수를 실시하는 것으로 2년간 해본 후 효과를 검증하기로 했다.

오사카시에는 경제 형편이 어려운 집이 적지 않다. 작년 3월 현재 생활보호 대상자 비중이 5.32%로 전국 평균 1.69%를 크게 웃돌았다. 시 당국이 재작년에 실시한 조사에서는 경제사정이 어려운 집 자녀일수록 학습 이해도가 낮고 수업 이외의 학습시간과 독서시간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사카시는 이런 어린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사설 학원비를 지원하거나 방과후 보충수업 등을 강화했지만 성적이 별로 향상되지 않았다.

올해 전국학력시험에서 또 최하위를 기록하자 요시무라 시장이 들고 나온게 바로 '성과주의'다. 요시무라 시장이 기자회견에서 성과주의 도입의사를 밝힌지 한달여가 지난 9월14일 시장과 교육장, 교육위원 등이 참석한 회의에서 2가지가 결정됐다.

교사 평가기준을 학생들이 점수로 평가하는게 아니라 전해 점수보다 몇점이나 올랐느냐로 하고 전국학력평가 시험이 아니라 오사카시와 오사카부(大阪府)가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를 대상으로 매년 실시하는 독자적인 시험결과로 오른 점수를 평가하기로 결정했다.

전국시험은 대상이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3학년으로 한정돼 있어 한사람 한사람의 학력이 전해에 비해 얼마나 향상됐는지 평가하는데는 오사카의 독자적인 시험이 더 적절하다는 판단에서다. 마침 작년부터 교사의 인사와 급여에 대한 권한이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에서 정령시로 이관된 것도 독자적인 제도를 추진할 수 있는 배경이 됐다. 오사카시는 새 제도를 내년에 시험적으로 도입한 후 내후년부터 교사의 보너스 등에 반영키로 했다.

[NHK캡처]
[NHK캡처]

교육현장에서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시교육위원회가 9월에 개최한 항의집회에서는 "현장을 모르는 탁상행정"이라며 "교육현장은 시험점수로만 측량할 수 있는게 아니다", "교사들이 협력하면서 업무를 하고 있는데 그런 환경을 파괴할 작정이냐"는 비판이 분출했다. 교직원노조는 '교사 평가기준'을 바꿀게 아니라 세밀한 지도가 이뤄지도록 교사를 증원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에 대한 지원강화를 우선해야 한다며 '성과주의 철회'를 강력히 요구했다. 시 의회에서도 "그런 제도를 도입하면 교사가 아무리 노력해도 '보너스를 더 받기 위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학생들과 신뢰관계를 구축할 수 없다"는 신중론이 잇따랐다.

보호자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학생의 학력은 곧 가정환경이라고 할 수 있는데 교사만 다그친다고 학력이 올라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공립학교의 성적이 올라가 학원에 다니지 않아도 되면 좋은 거 아니냐"며 찬성하는 의견도 있다.

교사 평가제도에 밝은 시가(滋賀)대학 후지무라 유코(藤村祐子) 교수는 "학생의 학력신장을 기준으로 평가하려면 교사의 지도가 어느 정도나 영향을 미쳤는지 철저히 분석하기 위해 학교의 특성과 학생의 가정환경 등을 고려한 정확도가 높은 데이터를 내서 교사들이 납득할 수 있는 제도를 면밀하게 짜야 한다"고 말했다.

이 문제를 특집으로 다룬 NHK는 "장래 인공지능(AI)이 여러가지 노동을 대신할 것"으로 전망되는 시대인 만큼 학생들의 깊은 사고력과 사고력을 뒷받침할 기초학력이 필요하다고 전제, 이번 논란이 교사들의 역할과 지도방법을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지만 그렇다고 현장 교사들의 자신감과 사기를 해쳐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lhy5018@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8/11/16 14:2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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