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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스토리] "피해자 가족 봤다면…다신 술먹고 운전대 안잡겠죠"

송고시간2018/11/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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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상습범 4만명…"술 한두잔 마셔야 운전이 더 잘 된다"
위반 반복될수록 더 쉽게 음주운전에 탐닉
"처벌강화와 함께 알코올 중독 치료도 필요"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술 한두 잔 마셔야 운전이 더 잘 돼서 그랬다고 하는 사람도 있어요. 이게 말이 됩니까?"

황운기 한국교통안전교육센터 원장은 음주운전 단속에 걸려 교육을 받기 위해 온 사람들을 떠올리며 혀를 찼다. 수차례 적발됐어도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없는 이들이 부지기수였다. 황 원장은 "아직도 우리 운전 문화가 후진적이라는 증거"라며 "음주 사고로 가족을 잃은 피해자를 봤더라면 그렇게 얘기는 못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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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은 음주운전에서 시작됐다. 지난 9월 25일 새벽 부산 해운대구에서 만취운전자가 몰던 차량은 휴가 나온 윤창호 씨 등 2명을 덮쳤다. 이 사고로 윤씨는 뇌사 상태에 빠졌고, 지난 11일 끝내 숨졌다.

전체 음주운전 적발건수는 줄고 있다. 그러나 상습 음주 운전자들은 오히려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습 음주운전자에 대한 처벌 강화와 치료를 주장한다.

◇ 7회 이상 위반자만 1천명…음주운전도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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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는 안 걸렸는데…"

인천의 한 경찰 관계자가 음주 단속에 적발된 운전자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6년 음주운전 적발건수는 22만여건이다. 이 중 과거에도 음주운전 이력이 있는 이는 10만여명(44.5%), 3회 이상 적발된 상습 음주운전자는 4만3천명(19.1%)이다.

음주운전 적발건수는 2013년 26만9천건을 시작으로 매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상습범은 예외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위원실에 따르면 2011~2015년 음주운전 4회 위반자는 8천925명에서 1만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5회 위반자는 1천154명, 6회 위반자는 627명 증가했다. 7회 이상 위반자는 이 기간 두 배 넘게 늘었으며 2016년에는 1천명을 넘었다.

◇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 부족이 화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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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두 잔은 괜찮겠지'라는 생각은 음주운전 사고를 키우는 가장 큰 요인이다. 형사정책연구원이 일반 운전자를 대상으로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음주량'을 묻자 '단 한 잔도 마시면 안 된다'고 답한 이는 절반이 채 되지 않았다.

도로교통공단이 지난 2월 발표한 '상습 음주운전자 특별관리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음주운전 위반자 4명 중 1명 이상은 '마신 술의 양이 운전에 영향을 주거나 단속 기준에 해당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술을 마신 후 일정 시간이 지나서 술이 깼다고 생각했다고 답한 음주운전자도 20%에 달했다.

임재경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아직도 '한두 잔은 괜찮겠지'라며 운전대를 잡는 인식이 있는데, 운전자는 술을 단 한 방울도 입에 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음주량이 적더라도 사고 위험성은 존재한다. 도로교통공단 연구에 따르면 시속 100km로 주행 중인 차량의 평균 정지거리는 77.6m다. 반면 혈중알코올농도가 0.05%인 경우에는 88.1m로 늘어났다.

◇ 음주운전자 처벌 강화 시급

상습 음주운전자를 막기 위해서는 처벌 강화가 필수다.

황운기 원장은 "처벌 강화와 함께 일정 횟수 이상 위반 시 운전면허증을 영구 박탈해야 한다"며 "이들이 무면허로 운전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정기적으로 집중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문철 교통사고전문변호사 역시 "상습 음주운전자에 대한 벌금을 강화하고 실형을 선고해 경각심을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음주운전사범 18만명 중에 징역형(집행유예 포함)을 선고받은 비율은 6.8%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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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하는 여론도 높은 편이다. 삼성교통문화안전연구소가 일반 운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음주운전 단속기준에 대해 찬성하는 비율은 72.1%였다. 반대 의견은 27.9%에 불과했다. 특히 반대한다고 밝힌 이 중 71.5%는 음주운전 경험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운전 처벌 강화에 대한 움직임은 진행 중이다. 지난 12일 국회는 음주운전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한 일명 '윤창호법'을 정기국회에서 신속하게 처리하기로 했다. 음주 수치 기준을 현행 '최저 0.05% 이상∼최고 0.2% 이상'에서 '최저 0.03% 이상∼최고 0.13% 이상'으로 높이고, 수치별 처벌 수위도 강화하는 게 뼈대다.

◇ 상습 음주운전자, 치료 필요한 환자로 인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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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도 필요하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 교수는 "수차례 술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는 것은 이미 음주운전이 습관이 됐다는 의미"라며 "상습 음주운전자에 대한 알코올 중독 치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보험연구원의 보고서를 보면 상습 음주운전자는 알코올 중독 문제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다. 그러나 음주 상담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연간 음주운전 경험률이 15.7%인 70세 이상의 경우, 음주 문제로 인한 상담 경험률은 1.6%에 불과하다는 보건복지부 연구 결과도 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미국은 상습 음주운전자에 대한 법적인 처벌과 함께 알코올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의무화했다.

알코올 중독 치료가 처벌보다 상습 음주운전 건수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더 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임재경 연구위원은 "상습 음주운전자가 병원 치료를 통해 알코올 문제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증명한 뒤에야 면허증을 재발급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포그래픽=장미화 인턴기자)

shlamazel@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8/11/18 08: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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